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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바이러스 출처에 대한 노벨상 수상자 몽타니에 박사의 합리적인 의심

    [칼럼] 배진건 이노큐어 테라퓨틱스 수석부사장·우정바이오 신약클러스터 기술평가단장

    기사입력시간 2020-06-19 06:21
    최종업데이트 2020-06-19 20:10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배진건 칼럼니스트] 미국에서 배심원에 선택되면 판사에게 제일 먼저 교육받는 것이 '합리적인 의심을 넘어(Beyond reasonable doubt)'라는 말이다.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으면 유죄라는 것이다. 합리적 의심이란 특정화된 감이나 불특정한 의심이 아닌 구체적이고 명확한 사실에 기반한 의심을 말하며 미국 형사소송법의 기준이다.

    코로나19(COVID-19)가 자연적으로 창조된 것인가? 아니면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가? 아직도 정치적인 논쟁의 불씨는 계속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900만명 이상이 감염된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武漢)의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은 아직도 사라지지 않는다.

    필자의 관심을 끄는 합리적인 의심을 가진 사람은 프랑스 바이러스 학자인 뤼크 몽타니에(Luc Montagnier) 박사다. 2008년 에이즈 바이러스(HIV)를 발견한 공로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바이러스 전문가다. HIV에 대해 손바닥 읽는 것처럼 잘 아는 분이 지난 4월 17일 프랑스 현지 방송에 나와 "코로나19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몽타니에 박사는 "코로나19가 전반적으로 박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기본 바탕으로 해서 인위적 실험을 통해 HIV의 시퀀스(sequence)를 집어넣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에 따라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바이러스에 상당한 변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정치인이 툭 던지는 것이 아닌 바이러스를 너무 잘 아는 과학자의 합리적인 의심이다.

    최초의 과학적 의심은 지난 1월 31일 인도 연구자들이 코로나19 게놈을 분석한 논문이 ‘bioRxiv’에 게시됐다. 이후 이 논문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주장을 학계의 주류가 반론하면서 자진 철회됐다.

    철회된 논문에는 코로나19는 SARS와 거의 유사한 서열을 가지고 있으면서 s(spike) 단백질 4군데에 독특하게 삽입된 염기서열을 발견했다는 문제 제기다. 이 삽입된 영역의 서열 모두가 NCBI 진뱅크(GeneBank)에 등록된 다양한 HIV-1의 gp120과 GAG 도메인에서 발견되는 서열들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이 염기서열들은 HIV-1가 호스트 세포에 붙기 위한 구조적으로 매우 중요한 아미노산 서열이다. 이 서열 4가지 중에 3군데가 'SARS-CoV2' 3차원 구조로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한쪽 영역으로 몰아서 존재한다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전혀 다른 HIV-1의 gp120과 GAG의 3가지 영역이 SARS-CoV2에 인위적인 수평적 유전자 이동(horizontal gene transfer)했다는 주장이다.

    한편 코로나19가 자연적으로 창조된 것의 한 증거로 5월 10일 자 'Current Biology'에 중국인 연구자들이 'A Novel Bat Coronavirus Closely Related to SARS-CoV-2 Contains Natural Insertions at the S1/S2Cleavage Site of the Spike Protein'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산둥성 제1 의과대학 연구팀은 2019년 5월부터 10월까지 중국의 윈난성의 새로운 동굴에서 20여종의 야생박쥐 227마리로부터 총 302개의 검체 샘플을 채취했다. 이 샘플들을 유전자 분석한 결과 2개의 유전체(genomes) 'RmYN01'와 'RmYN02'를 발견했다. 특히 RmYN02가 코로나19와 매우 유사한 구조를 지니고 있음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유전자 구조를 비교 분석한 결과 RmYN02는 SARS-CoV-2와 평균 93.3% 일치했으며, 특별한 유전체는 97.2%까지 일치하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SARS-CoV-2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통해 인체 세포의 수용체와 결합하며 사람 세포에 침투한다. 바이러스 표면에 돌기처럼 표출한 이 당단백질은 머리(S1)와 줄기(S2)로 구성돼 있는데 S1 부분은 기도 표면의 ACE2와 같은 특정 단백질(수용체)과 결합해 인체에 침투하는 일을 수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유전체 RmYN02가 머리(S1)와 줄기(S2) 부분에 아미노산을 공급하고 있었지만 기존의 SARS-CoV-2와는 전혀 다른 아미노산을 배열을 가지고 있어 RBD 도메인도 달라 인체에 침투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했다.

    전염성이 강한 HIV나 에볼라(Ebola)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하는 방식은 바로 사람의 퓨린 효소(furin-like protease)를 이용해 활성상태로 변화하는 것이다. 퓨린 효소가 스파이크 단백질의 'motif (R/K)-(2X)n-(R/K)↓'를 자르면 바로 사람 세포의 엔도솜(endosome)과 결합할 수 있는 바이러스의 '융합 단백질(Fusion Protein)'이 바로 연결돼 작용한다.

    SARS-CoV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SARS-CoV-2에 SARS-CoV-2가 사람에게 침투 방식으로 특별한 것은 SARS-CoV처럼 ACE2와 연결하는 부위에 더해 4개 아미노산(SPRR)이 삽입돼 HIV와 같은 바이러스 '패키징 메카니즘(packaging mechanism)'을 엑스트라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감염력이 예상 외로 높은 것이다. 

    명석한 바이러스는 1997년 홍콩에서 조류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 창궐할 때 H5N1 헤마글루티닌(hemagglutinin HA) 자르는 곳으로 이미 퓨린 같은 효소가 잘라낼 수 있는 염기성 아미노산을 사용한 적이 있다. 다른 'c- & a-line' 코로나 바이러스(HCoV-OC43, MERS-CoV, MHV-A59)에서는 이런 퓨린 같은 효소를 이미 사용했지만 이번 코로나19 신종이 나타나기 전까지 'b-line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이 이런 특성을 사용하는 것은 처음 보고됐다.

    이번 박쥐연구 논문을 통해 같은 b-line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에서 두 번째로 이런 퓨린 효소가 자를 수 있는 케이스를 발견한 것이고 이런 퓨린 효소가 자를 수 있는 시퀀스는 자연적인 현상이라는 주장이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아시아를 비롯 유럽, 아프리카, 호주 등지에 서식하는 관박쥐(Rhinolophus)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대형 저장소라고 판단해왔다. 또 관박쥐에 서식하는 바이러스 안에서 아미노산을 공급하는 유전체 'RaTG13'을 확인하고 있었는데 또 다른 유전체를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를 주도한 시(Shi) 교수는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에 비춰 RaTG13와 RmYN02를 신종 바이러스의 기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RaTG13는 바로 WVI연구소에 보관된 것이다.

    그러나 둘 다 SARS-CoV-2의 직접적인 조상은 아니기에 다른 박쥐에 직접적인 조상이 존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가상적인 직접 조상 바이러스가 유전자 변이를 거쳐 현재의 코로나19의 새로운 유전물질을 생성했으며, 이 돌연변이 과정을 통해 사람에게 침투할 수 있었다고 가정한다면, 유전자가 어떻게 변형됐는지 그 과정을 앞으로의 연구를 통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특정 박쥐와 천산갑을 숙주로 하는 SARS-CoV들끼리 너무 게놈 상동성이 높아 특정 유전자 영역에서 서로 재조합이 자주 일어났으며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에 발생한 아주 강한 선택압(selection pressure)을 통해 사람한테까지 강하게 전염이 되는 새로운 변종이 나왔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아주 강한 선택압이란 용어를 사용한 추정일 뿐 박쥐로부터 사람에게 어떤 과정을 통해 전염됐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증거가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다.

    연구를 이끈 Weifeng Shi 교수는 "그동안 일부 과학자들이 S1과 S2의 특이성을 들어 신종 바이러스가 (자연이 아닌) 실험실에서 진화됐을 가능성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한 연구결과는 코로나19가 (실험실이 아니라) 야생 상태에서 박쥐를 통해 자연스럽게 발생한 것임을 말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인도 과학자들이 먼저 지적한 Insertion 4는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자연적인 것이 맞다. 그러나 이 주장이 과학적인 의심을 넘을 수는 없다.

    먼저 인도 연구자들과 HIV 전문가인 몽타니에 박사 눈에 띈 코로나19 'Insertion 1, 2, 3'이 인위적 실험을 통해 HIV의 시퀀스를 집어넣은 것으로 보이는 합리적인 의심이 남아있다. Insertion 1은 무려 7개의 아미노산이다. RNA에서 21mer는 우리 몸의 유전체 전체에서도 독특한 부분으로 인정된다. 대부분 siRNA가 21mer이다.

    합리적인 의심을 넘게 설명해 주실 주류 학자 분 계셔요? 필자도 정치적인 의심이 아니라 과학적인 합리적인 의심을 넘어가고 싶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메디게이트뉴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