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도관 교수와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 한림대 생사학연구소 김태미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명우재 교수 등의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통해 진행됐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코호트를 통해 50세 이상 성인 남녀 21만 9423명을 전신 마취 경험이 있는 그룹(4만 4956명)과 대조군(17만 4469명)으로 나눴다. 그 다음 2002년부터 2013년까지 12년에 걸쳐 치매 발생 여부를 분석했다.
이 기간 동안 두 그룹에서 새롭게 치매를 진단받은 환자는 모두 8890명으로 76.5%가 알츠하이머 치매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신 마취 그룹의 치매 발생 위험은 대조군에 비해 28.5% 높았다. 이는 치매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나이, 성별, 동반 질환, 수술 부위 등 다른 요인들을 모두 반영한 결과다.
정맥 마취제를 여러개 사용하면 한가지만 사용할 때보다 49%가량 위험이 늘었다. 전신 마취 시간이 1시간 늘 때마다 치매 발생 위험도 6%씩 늘었다.
연구책임자인 김도관 교수는 “치매로 인한 사회적 부담이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는 만큼 여러 가지 위험 인자들을 탐색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수술을 위해 시행하는 전신마취가 위험해서 피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전신마취 전후에 인지기능에 대한 평가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데 있다”라며 “수술에 꼭 필요한 전신마취를 하지 않거나 두려워할 이유는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