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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에서 맞는 의사들, 방탄의사단이 되즈아!

    의사들은 맞는 특권, 맞는 기득권층인가.

    [칼럼] 김효상 재활의학과 전문의

    기사입력시간 2018-07-12 06:00
    최종업데이트 2018-07-12 14:46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김효상 칼럼니스트] 얼마 전 응급실에서 의료진을 난타하는 환자의 동영상이 인터넷상에 공개되면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응급 환자들의 생명을 다루는 응급현장 의료진이 환자에게 무차별적 폭행을 당하는 장면도 충격이었다. 병원 내 보안요원이나 출동한 경찰의 대처 등이 과연 의료진의 폭행을 적절히 방어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게 했다.
     
    그리고 또 며칠 뒤에 다른 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과 환자가 장애등급에 불만을 품고 진료실에서 미리 준비한 망치를 이용해 의료진에게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수면으로 드러난 경우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의료진들이 폭력을 당하고 폭언을 들어가면서 감내해가는 경우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것이다.
     
    환자 입장만을 고려해 의료인 폭행에 대한 가중처벌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되묻고 싶다.
     
    당신은 병원에서 진료를 볼 때 환자나 보호자에게 맞고, 폭언을 듣고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된 의료진에게 진료를 보고 처치를 받고 싶은가.  당신의 질병에 대한 최선의 치료를 해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의료진에게 진료를 보고 싶은 것인가. 
     
    호텔에서 방이 불편하면 지배인을 때려도 되고 음식점에서 음식이 맛이 없으면 주방장을 때려도 되나. 백화점에서 산 물건이 맘에 안들면 점원에게 폭행해도 되는 것인가. 
     
    왜 이 나라는 아파서 구해주려고 태운 구급차 대원을 때려서 숨지게 만들고 치료해주려는 의료진에게 무차별 폭행을 해도 그냥 벌금형 등의 가벼운 처벌들 밖에 없는가. 
     
    왜 우리는 죽인다는 살해협박을 받으면서까지 의업을 수행해야 하는 것인가. 우리의 생명 또한 환자들의 생명만큼 보호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어떤 의료진은 폭행당하고 싶지 않다는 퍼포먼스로 헬멧을 쓰고 진료하자는 이야기도 한다. 또 다른 의료진은 망치에는 망치로 방어하자고 망치구입 인증샷을 올리기도 했다. 이 얼마나 슬프고 어이없는 일인가. 
     
    의료진은 국민이 아닌가. 그리고 국가 대신 국민의 생명을 수호하고 치료하는 의료진을 왜 국가는 적절히 보호해주지 않는가. 국가는 왜 나서지 않는가. 의료진들의 표가 있어도 그만이기 때문인가. 의사들을 특권기득권계층으로 몰아야 국민들 지지가 올라가기 때문인가. 
     
    특권계층이니 기득권이니 몰아붙이기 전에 무슨 이상한 특권과 기득권을 가져서 저렇게 폭언을 들어가며 폭력을 당하는 건지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의료인 폭행 사건의 해결책으로는 의료법 제15조(진료거부 금지 등) 1항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는 진료나 조산 요청을 받으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지 못한다는 조항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 모호하게 표현된 정당한 사유에 대해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에서 폭행이나 폭언, 여기에 준하는 사유라고 명시해야 한다. 의료기관에서 폭력을 행사할 때 가중 처벌하는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환자들을 안심하고 진료를 볼 수 있는 방안이 나올 때까지 헬멧과 망치로 무장한 방탄의사단이 되어보자.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