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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암 나노 약물전달체' 암세포 80% 사멸

    연세·이대 공동연구팀, 암세포 치료율 높인 나노 합성물질 개발

    기사입력시간 2018-01-08 11:45
    최종업데이트 2018-01-08 11:45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국내 연구진이 효과적인 암 치료를 할 수 있는 '항암 나노 약물전달체'를 개발했다.
     
    연세대 의과대학 남기택·유성숙 교수(의생명과학부)팀과 이화여대 자연과학대학 윤주영 교수(화학나노전공)팀은 첨단 나노(Nano)기술을 이용해 합성한 항암물질을 유방암세포에 근접시킨 후 레이저를 조사해 활성화시킨 결과, 높은 암세포 사멸효과를 나타냈다고 최근 밝혔다.

    수술이 어려운 암환자들이나 수술 후 남아있는 암세포가 남아있는 환자들은 방사선치료를 받는다. 방사선에서 나온 에너지가 암 세포주변에서 '활성산소'를 발생시켜 암세포의 DNA를 파괴해 없앤다.
     
    그러나 '저산소(hypoxia)상태'의 암세포는 높은 비율로 살아남아 다시 성장과 증식을 통해 암세포 재발가능성을 높인다. 따라서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들 저산소 상태의 암세포는 항암방어기전이 완강해 더 센 방사선 조사량과 치료횟수 및 항암약물 병행 치료가 불가피해 환자와 치료 의료진의 큰 부담과 고민이 됐다.
     
    연구팀은 "암세포는 필요한 영양과 산소를 얻기 위해 스스로 혈관(신생혈관)을 만들고 이를 주변 정상혈관에 연결시켜 얻는다"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전체 암세포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들 혈관들은 정상혈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직이 엉성하고 구조 또한 상당히 불규칙하게 뻗어나가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암세포 전체에게 충분한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지 못해 상대적으로 혈관으로부터 먼 쪽에 있는 암세포들은 영양분과 산소가 부족한 '저산소'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상대적인 빈곤상태에 있던 이들 저산소 상태의 암세포들이 정상 세포보다 100배에 가까운 방사선 조사에도 견디는 저항력은 물론, 세포 내로 항암약물 침투도 어려운 강한 맷집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저산소 상태의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치료법으로 '광역학 치료법(PDT)'에 주목했다.
     
    광역학 치료는 암 환자에게 치료제를 주사한 후에 인체에 해가 없는 적외선 영역대의 레이저 빛을 암 발생부위에 조사해 치료제 내 '광민감제'의 화학반응을 유도해 활성산소를 만든다. 방사선치료와 같이 활성산소로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그러나 암세포만을 골라 치료반응을 일으키는 선택성이 낮아 주변 정상조직에도 손상을 유발하는 한계로 현재 소화기계 암이나 후두암, 폐암 등 일부 암에서 수술이나 방사선치료가 어려운 환자들을 위한 보조 치료법으로 쓰이고 있다.
     
    연구팀은 "암세포에 가장 가깝게 붙어 효과적인 치료를 이룰 수 있는 치료법이자 강한 맷집의 저산소 암세포만을 정밀 타격하는 치료법으로 광역학치료법이 적합하다고 봤다"면서 "관건은 치료제가 암세포에만 달라붙는 선택성을 높이면서 주변 정상조직은 영향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첨단 '초분자 나노구조' 기술을 통해 '아연 프탈로시아닌(Zinc(II)phthalocyanine)유도체 Pcs'를 광민감제로, 항암물질인 '미톡산드론 (Mitoxantron, MA)'의 합성물질인 'Pcs-MA'을 만들었다.
     
    이와 함께 새 합성물질의 항암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마우스를 이용한 다양한 비교대조군 실험을 시행했다.
     
    연구팀은 "난치성 유방암으로 알려진 '삼중양성유방암' 세포주를 마우스에 이식시켜 암세포를 발현시킨 후, 광민감제 Pcs, 항암물질 MA, 광민감제Pcs+항암물질MA 합성물질 세 가지를 각각 투여하고 암부위에 레이저를 1회만 조사했다"면서 "그 결과 20일 이후 마우스의 암세포 크기는 광민감제Pcs와 항암물질MA를 단독 투여한 경우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지 못해 약 400%가 증가했지만, 광민감제Pcs+항암물질MA 합성물질은 무려 80% 이상의 암세포를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Pcs-MA가 주변 정상세포보다 유독 유방암 세포에만 선택적으로 강하게 반응하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광민감제Pcs가 레이저에 의해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활성산소와 항암물질MA에 의한 이중 항암 효과가 기대이상의 암세포 사멸효과를 거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연구팀은 암세포의 저산소 상태를 보여주는 'HIF1-alpha'가 줄어들면서 세포 내 산소수치가 상승해 광민감제Pcs가 더 활성화돼 세포 사멸효과가 커지는 것을 부수적으로 확인하기도 했다.


     
    남기택 교수는 "추후 Pcs-MA가 어떠한 원리로 암세포의 저산소 상태가 개선시키는지 찾을 수 있다면 많은 난치성 암 치료에 새로운 돌파구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으며, 유성숙 교수도 "이번 실험은 기존 광역학치료의 단점으로 꼽힌 정상조직 손상이 거의 없었고, 수일 동안 광역학치료제가 몸속에 남아 주요 내부 장기에 독성을 나타내는 증상도 보이지 않는 안전성을 보여줬다. 실제로 Pcs-MA 합성물질은 주사한 마우스들은 24~48시간 이내로 소변으로 배출됐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팀은 "치료가 어려운 저산소상태의 암세포 제거의 유용한 치료법으로, 수술이나 방사선치료가 어려운 환자를 위해 대안 치료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의가 있다"면서 "유방암을 비롯한 간암, 위암 등 다양한 고형암세포에 대한 Pcs-MA 새 합성물질을 활용한 광역학치료의 사멸 효과연구를 추가적으로 진행해 암세포 사멸효과성 및 안정성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해당 연구결과는 국제적인 나노과학 학술지인 ‘미국화학회 나노(ACS Nano, IF 13.9)지’ 최근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