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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부 원격의료 시범사업 의료법 위반 투성,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에 방문간호사 처방전 대리수령·약 배달까지

    "복지부는 보건소 공보의 통한 불법 원격의료 시범사업 즉각 중단하고 의료계에 사과해야"

    [칼럼] 김재연 전북의사회 정책이사·대한산부인과의사회 법제이사

    기사입력시간 2019-08-21 08:35
    최종업데이트 2019-08-21 08:46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대한공중의사협의회는 보건복지부 및 지자체가 추진하는 원격의료지원 시범사업에 관해 전 공중보건의사를 대상으로 긴급 시행한 전수조사 결과, 전국 30여 곳 지역에서 이미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시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20일 밝혔다. 

    조사결과 간호사 혹은 물리치료사가 현지 인력으로 참여하는 형태로 진단과 처방 및 방문간호사를 통한 약 배부·배달까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드러난 보건소를 이용한  원격의료지원사업은 의료법상 의료인 간 원격협진 허용 범위를 벗어난 명백한 의료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중소기업벤처부가 발표한 강원도 원주시 규제자유특구 원격의료 추진 계획의 핵심은 의사(의원급)-환자 간 원격의료, 방문간호사 처방전 대리수령 및 처방약 전달 허용 등  원격의료를 이용한 원격진료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제는 보건복지부까지 규제자유특구 원격의료와 유사한 시범사업을 전국 보건소를 통해 추진하겠다고 나서면서, 의료계의 대정부 투쟁 열기에 기름을 붓는 결과를 만들었다.

    복지부, 의사-방문간호사 형식 취했다고 해명했지만,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포함  

    원격의료지원 시범사업은 방문간호사를 통한 형식을 취했지만 궁극적으로 환자에 대한 처방까지 원격의료로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간호사를 앞세웠을 뿐 의료법상 금지된 환자와 의사 간 원격의료의 범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오상윤 보건복지부 의료정보정책과장은 언론을 통해 일단 원격의료지원 시범사업에 보건소 의사와 환자를 직접 방문한 방문간호사와의 원격진료 허용, 방문간호사 처방전 대리수령 및 처방약 전달 내용이 포함됐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복지부가 원격의료지원 시범사업과 관련해 큰 문제가 없다고 하는 이유는 보건소 의사-방문간호사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것이지,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모델이 아니다. 

    복지부는 “물론 방문간호사는 현행 의료법에서 의료인 간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물리적 공간에서 원격협진을 하는 것은 아니고, 환자 가정으로 직접 찾아간다. 간호사도 의료인이기 때문에 의료인 간 원격협진을 하는 것"이라며 "의료계가 우려하는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그동안 진행된 사업을 보면 의료인이 아닌 물리치료사가 개입되는 것은 의료인간 원격상담이라고 했던 복지부의 해명과 동떨어져 있다.

    복지부 해명에 따르면 의료법 등 위반 소지에 대해서는 "이 사업의 전제는 시범사업이라는 것이다. 현행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라 제한된 지역에서 한정된 환자를 대상으로 해당 시범사업을 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 방문간호사 처방전 대리수령 및 처방약 전달에 대해서는, 법(의료법과 약사법)에 모든 것이 세세하게 돼 있지 않아 그간 의약품 대리수령 등은 유권해석으로 풀어오던 부분도 있었다. 지자체에 시범사업 관련 지침을 내려 보낼 때도 이 사업은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른 시범사업임을 명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의료기본법 제44조(보건의료 시범사업) 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새로운 보건의료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필요하면 시범사업을 실시할 수 있다. ②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제1항에 따른 시범사업을 실시한 경우에는 그 결과를 평가해 새로 시행될 보건의료제도에 반영해야 한다.

    그런데 법령 어디에도 시범사업을 의료법을 위반해도 된다는 규정은 없다. 오히려 “제46조(분쟁 조정 등) 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보건의료서비스로 인해 분쟁이 발생하면 그 분쟁이 신속하고 공정하게 해결되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시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내용이 나와있다. 

    이번 시범사업이 보건의료서비스를 통해 대한공보의협의회와 대한의사협회에서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 분쟁이 신속하고 공정하게 해결되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시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법률조항은 모르고 있었다.

    대리처방 요건 강화되고 장비도 갖춰야 하는데…의료법 어기고 일방적인 시범사업 

    방문간호사의 대리처방에 따른 의료법 위반 규정도 있다. 방문간호사에 의해 모바일 의료기기를 사용해 원격의료를 시행한 후 발급한 처방전을 방문간호사가 대리수령을 할 경우 첫째로 방문간호사는 처방전 대리수령인의 범주(직계존속·비속, 배우자 및 배우자의 직계존속, 형제자매, 노인 의료복지시설 종사자 등)에 속하지 않기에 위법 여부를 가려야 한다.

    지난 8월 4일 통과된 의료법 개정안에서 의료거동불편자에 대한 대리처방발급에 대한 규정을 엄격하게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일한 질병으로 재진할 경우 ▲장기간 처방이 동일해 변화의 가능성이 적은 경우 ▲거동이 불편한 사유를 입증할 증빙서류(입원확인서, 소견성 등)를 가지고 내원한 경우 ▲주치의 판단 시 안정성이 인정된 경우 등 네 가지 요건을 모두 만족해야한다.

    네 가지 항목에 부합하지 않는 비해당자에게 진료·치료 행위를 하게 하거나 거짓으로 진료비를 청구해 금고 이상의 형을 받는 등의 의료법을 위반한 경우 현행 5000만원에서 10억원으로 과징금을 대폭 상향 조정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해당 보건지소장들에게 교육이 이뤄진다면 방문간호사를 통한 대리처방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의료법상 원격의료를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시설, 장비에 관해서도 의료법 시행규칙에 관련 두 가지 조건이 있다. 원격진료실과 데이터 및 화상을 전송·수신할 수 있는 단말기, 서버, 정보통신망 등의 장비를 갖춰야 한다.

    해당 보건지소에 원격진료실과 데이터 및 화상을 전송·수신할 수 있는 단말기, 서버, 정보통신망 등의 장비가 있는지부터 의문이다. 의료법의 원격의료지원기준이 무색할 정도의 복지부의 담당자는 “현재 기술 발전에 따라 데이터 및 화상을 전송·수신할 수 있는 단말기, 서버, 정보통신망 등의 장비만 갖춰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시범사업이면 법도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보건의료기본법에 있는지 의문이다. 

    보건의료 시범사업이란 특정한 사업을 계획적으로 실시해 관행사업에 모범이나 연구의 대상이 되는 사업이다. 시범사업의 기본 설계를 해당 당사들 몰래 공중 보건의사들에게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시범사업이 당사자인 의료계와 사전에 동의를 구하는 것이 순서다.

    복지부는 불범 시범사업을 억지로 정당하다고 할 것이 아니라 전면적인 시범사업 중단을 결정하고 의료계에 사과해야 한다. 그래야 의료계의 대정부 투쟁 열기에 기름을 붓는 결과를 예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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