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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수련비용 국가 지원, '전공의 종합계획' 포함 가능성 있나

의료계 "국민건강 담당할 피교육자 전공의, 국가 지원 필요"

기사입력시간 18-07-11 06:05
최종업데이트 18-07-1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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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국가가 전공의 수련비용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료계 주장이 거센 가운데, 내년부터 시행되는 전공의 수련환경 종합계획에 해당 내용이 반영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의료계는 전공의 수련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꾸준히 제기해온 만큼, 본격적인 논의와 계획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제5조(전공의종합계획의 수립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장관은 수련환경 개선 및 전공의 지위 향상을 위해 제15조에 따른 수련환경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5년마다 전공의종합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
 
지난달 21일 열린 한국건강학회 창립총회에서 서울의대 윤영호 교수는 국민 70%가 국가가 전공의 수련비용을 지원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부터 만 20세 이상 성인남녀의 1200명을 일대일 가구방문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국민들도 전공의 수련을 위해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윤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 의료는 사실상 민간에 맡기고 있다. 공공적 성격이 약해 자본논리에 의해 가는 구조"라며 "국가가 국민건강을 위해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인력과 시설에 대한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렇다고 정부가 민간의료기관을 인수해 공공성을 강조할 수는 없다. 따라서 정부가 중환자실이나 응급실, 분만, 호스피스 등 민간영역에서 투자하기 어려운 부분에 지원을 하는 것이 방법"이라며 "전공의도 마찬가지다. 전공의는 의사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교육을 받는 피교육자로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피교육자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있어야 공공성 개념도 이야기 할 수 있다. 국민들도 이유 없이 지원하는 것은 반대한다. 그러나 국민의 건강을 담당하는 인력이라는 전제 하에 의사양성에 투자 한다는 것은 국민들도 주체적으로 여기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것을 뜻한다”며 “이러한 방향성에는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안치현 회장은 "전공의 제도가 생긴지 60년이 지났지만, 전공의에 대한 국가 지원은 미흡하다. 국가가 전공의 임금을 지원하는 것도 있을 수 있겠지만, 수련프로그램에 대한 투자를 통해 어떤 전공의를 배출할 것인지에 대한 노력이 우선적으로 돼야 한다"고 밝혔다.
 
안 회장은 "보건복지부는 전공의 수련프로그램을 개별 학회에 맡겨 놨다. 외과 등 일부 학회가 연차별 교과과정 개편이나 수련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더니 형평성의 문제를 이유로 들며 어렵다고 한 것으로 안다"며 "정부는 국가 건강재고 측면에서라도 전공의에 대한 재정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x-ray 몇 건 이상 보게만 하도록 하는 복지부의 평가는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이 아니다"라며 "정부는 전공의 수련프로그램을 제대로 만들기 위한 기본적인 틀도 없고 투자도 없다. 이런 부분들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세우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그래야 전공의들도 자신의 권리이자 의무에 더 충실할 수 있고, 좋은 의료인으로 길러지는데 노력할 수 있다"며 "환자들에게도 전공의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안 회장은 필요하다면 선진국의 사례도 참고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사보험이 다수인 미국에서도 전공의 수련비용은 국가인 메디케어(Medicare)에서 지원하고 있다. 그는 "영국에서는 외과의 경우 수련프로그램 아주 디테일하게 만들어 전공의가 어떤 식으로 교육을 받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있다"며 "수술에서도 어떤 보조 역할을 했는지 등에 대한 환자 확인시스템까지 있다. 전문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한외과학회 이우용 기획이사는 전공의 국가지원 문제는 대한의사협회나 대한의학회, 개별학회 등에서 늘 요청하고 있지만, 정부가 난색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의사에게 공공성을 강조하지만, 공공재를 키우기 위한 투자는 실제로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 이사는 "특히 외과 등 필수과목에 대한 지원은 점점 줄어드는데, 기재부 등 정부는 전공의 지원에 대한 생각이 없는 것 같다"며 "과거 병원들은 전공의들을 값싼 인력으로 치부했지만, 이제 전공의들은 전공의특별법 등에 따라 근로자보다는 피교육자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피교육자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전공의에 대한 국가 지원이 시작된다면 의료계는 교육의 내실화를 갖출 것이며, 역량 중심의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며 "지금까지는 전공의 교육 목표가 확실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최근에는 역량 중심으로 방향성을 잡고 있다. 정부가 투자를 통해 전공의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이사는 이러한 전공의를 교육하기 위한 지도전문의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현재 지도전문의는 전공의 교육도 해야 하지만, 진료도 봐야하는 부담감으로 인해 현장에서의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전공의 국가지원 문제를 놓고 과거에는 어렵다는 입장만을 고수했지만, 최근에는 논의가 필요하다면 관련학회나 의학회 등과 조율해보겠다는 분위기다.
 
최근 열린 건강학회총회에서 보건의료정책국 이기일 국장도 "전공의 지원과 관련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하면, 이를 확대하도록 하겠다"고 긍정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내년도 상반기부터 실시하는 5개년 계획인 '보건의료발전계획'과 함께 시행되는 전공의 종합계획에 해당 내용이 포함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관계자는 "전공의 종합계획은 보건의료발전계획과 함께 발맞춰 수립될 예정인데, 아직 초안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의료계의 이러한 요구는 알고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반영이 된다, 안된다'라고 이야기 할 수 없다"며 "하반기 중 초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다만 전공의특별법에는 '국가가 전공의 수련에 대한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나와 있는 만큼 논의할 수 있다"며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