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키워드 순위

    메디게이트 뉴스

    첫 단장증후군 치료제 가텍스 승인…총정맥영양법 대체 치료옵션

    근본적 치료제 도입으로 비경구영양 투여량, 투여 횟수 감소 등 환자 삶의 질 향상 기대

    기사입력시간 2018-09-12 06:13
    최종업데이트 2018-09-12 06:13

    사진: 삼성서울병원 소아외과 이상훈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단장증후군 치료제가 승인되면서 대증요법을 대체할 근본적 치료제가 생겼다.

    샤이어코리아는 11일 만1세 이상 단장증후군 환자 치료제로 허가받은 가텍스(Gattex, 성분명 테두글루타이드)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단장증후군의 국내 치료 현실과 가텍스 효능에 대한 임상데이터를 발표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외과 이상훈 교수는 "가정에서 매일 정맥영양법을 하는 것은 주말없이 월화수목금토일 매일 일하는 것과 같다"면서 "환자들 중 많은 수가 가텍스를 사용함으로써 데이오프를 달성하는 것을 보면 실제로 환자 개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다. 보호자들이 가장 반가워하는 것은 이제 가족여행을 가는 것도 가능해졌다는 것이다"고 치료제 등장의 의미를 설명했다.

    단장증후군은 선천성 또는 생후 수술적 절제로 전체 소장의 50% 이상이 소실돼 흡수 장애와 영양실조를 일으키며, 심각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건강한 성인의 소장 길이는 평균 6m지만 단장증후군 환자의 소장 길이는 2m 이하로 영양분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한다.

    국내 단장증후군 환자 수는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았다. 단장증후군의 발생률이 인구 10만명 당 24.5명 꼴임을 감안하면 국내 환자 수가 1만 2000명 가량일 것으로 예측되지만, 질병코드도 아직 부여되지 않아 정확한 파악이 어렵고, 진단과 치료도 힘들다.

    그동안 단장증후군 치료제로 비슷한 약제가 시도됐지만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효과는 없었다. 현재 국내 단장증후군 환자들에서 실시되고 있는 총정맥영양법(Total Parenteral Nutrition, TPN)은 필요한 영양분을 정맥영양주사를 통해 공급하는 대증요법으로 미량영양소의 결핍이 일어날 수 있고 삽입기 및 삽입 부위 감염으로 패혈증 및 혈전증 등의 유발 위험이 있다. 심부정맥으로 인한 혈전 폐색, 감염, 부종, 간부전 등과 같은 후유증도 초래할 수 있어 총정맥영양법을 장기간 진행할수록 환자들의 생존률은 감소한다.

    또한 총정맥영양법(TPN)은 하루 10시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환자는 물론 가족들까지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다.

    이 교수는 "장기간의 총정맥영양법(TPN)이 필요한 단장증후군환자들은 경제적인 한계 때문에 대부분 가정에서 직접 실시할 수 밖에 없다"며 "특히 소아 단장증후군 환자의 보호자들에게 TPN 관련 전문지식이 요구되고, TPN을 위한 사전 준비부터 후속 조치까지 매일 오랜시간에 걸쳐 여러단계들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치료시간 외 다른 생활이 거의 불가능하다. 환자 가정 전체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상황을 보완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의 도입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가텍스는 국내에서 처음 허가된 단장증후군 치료제로 장내 호르몬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2(GLP-2)의 유사체로  장내 분비세포의 GLP-2 수용체와 결합해 장내 흡수력을 증가시켜 체액과 영양소의 흡수율을 높인다. 하루 1회 환자의 허벅지, 팔 및 복부 사분면 등에 피하주사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기존 단장증후군 관리법인 비경구영양요법(PN)을 12개월 이상 지속한 환자를 대상으로 24주간 진행한 STEPS 3상 임상연구를 근거로 8월 17일 가텍스를 승인했다. 대상자 86명 중 43명은 하루에 0.05mg/kg의 가텍스를 투여받았고 나머지 43명의 환자는 동 용량의 위약을 투여받았다. 

    연구 결과 20~24주 차에 가텍스군 43명 중 27명에서 PN 투여용량이 기준치 대비 20% 이상 감소 했고, 위약에서는 13명만 변화를 보였다. 1주 평균 PN 투여 용량도  24주차에 가텍스군에서 기준치(12.9L/wk)로부터 4.4L/wk가 감소한 반면, 위약군은 기준치(13.2L/wk)로부터 2.3L/wk 감소에 그쳤다.

    임상을 끝까지 완료한 가텍스군 39명 중 48.8%(21명)는 24주차에 일주일 중 하루 이상 PN 요법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증상이 개선됐으나 위약군은 20.9%(9명) 정도에 그쳤다.

    STEPS 연구부터 STEPS-2 연구까지 총 30개월 간 가텍스만 투여 받은 37명 중 28명이 임상시험 시작 전과 비교해 PN 투여 용량이 20% 감소(12.4L/wk에서 4.9L/wk)했다.  임상을 끝까지 완료한 30명 중 70%(21명)는 일주일 중 하루 이상 PN 일수가 감소했고, 60%(18명)는 일주일에 3일 이상, 33%(10명)은 더 이상 PN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증상이 호전됐다.
     
    가텍스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아직까지는 효과를 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투여해야 한다. 샤이어코리아 측은 "2년까지 관찰한 장기 데이터를 보면 현재 상태에서는 계속 사용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2012년부터 허가받아 사용한 국가도 있는 만큼 오랜 경험이 쌓이면 약을 끊고 얼마나 지속되는지에 대한 리얼월드 데이터가 모여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샤이어코리아 문희석 대표는 "가텍스는 대증요법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소시켜 환자의 고통은 물론 환자 가정을 다시 일상으로 돌려줄 수 있는 진화된 치료 옵션이다"며 "샤이어코리아는 낮은 질환인지도 및 치료제 도입의 필요성을 인정 받지 못해 치료제가 존재함에도 접근할 수 없는 환자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