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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과 보호세포까지 사멸시키는 이중작용 항암바이러스 개발된다

    암세포와 관련 섬유아세포 동시 표적하는건 처음…영국 연구팀 내년초 첫 임상시험 착수 기대

    기사입력시간 2018-11-20 06:14
    최종업데이트 2018-11-20 06:14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영국 연구팀이 암세포는 물론, 면역체계로부터 암세포를 숨기는 역할을 하는 인접 세포까지 함께 사멸시키는 이중 작용 암치료 바이러스 후보물질을 개발했다.

    영국 옥스포드대학교(University of Oxford) 조슈아 프리드먼(Joshua Freedman) 박사팀의 '암과 면역 억제성 간질세포(stromal cells)를 동시에 표적하는 항암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결과가 18일(현지시간) 암 연구(Cancer Research) 저널에 발표됐다.

    암을 면역체계로부터 보호하고 성장인자 및 영양소를 공급하도록 속여진 건강한 세포인, 고형종양 내 암 관련 섬유아세포를 이러한 방식으로 특이적으로 표적하는 것은 처음이다. 현재 '속여진' 섬유아세포('tricked' fibroblast cells)를 사멸시키는 치료법은 골수나 피부 등 몸 전체의 섬유아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어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

    프리드먼 박사팀은 이번 연구에서 에나데노툭시레브(enadenotucirev)라는 바이러스를 이용했다. 이 바이러스는 현재 암 치료를 위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는 물질로, 암세포만 감염시키고 건강한 세포는 남겨둔다.

    이 단백질은 두 가지 유형의 세포가 결합한 뒤 서로 뭉치도록 설계됐다. 한쪽 끝은 섬유아세포에 결합하도록 표적하고, 다른 쪽은 면역세포의 일종인 T세포에 붙도록 해 T세포가 섬유아세포를 사멸시키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프리드먼 박사는 "우리는 T-cell engager가 오로지 감염된 암세포에서만 만들어지도록 했다. T-cell engager 분자는 매우 강력하기때문에 종양 내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암을 억제하고 섬유아세포를 공격한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끌었던 옥스포드대 케리 피셔(Kerry Fisher) 박사는 "악성종양에서 대부분의 암세포가 사멸되더라도, 섬유아세포가 잔여 암세포를 보호하고 회복 및 번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지금까지 인체 나머지 부분에 위해를 가하지 않으면서, 암세포와 이를 보호하는 섬유아세포를 동시에 사멸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전립선암 환자를 포함해 동의한 환자로부터 수집한 암 샘플을 이용해 성공적으로 실험을 마쳤다. 또한 건강한 사람의 골수 샘플로 바이러스를 테스트한 결과 독성이나 부적절한 T세포 활성화를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암연구위원회(Medical Research Council) 분자세포의학 총괄 나단 리처드슨(Nathan Richardson) 박사는 "면역요법은 새로운 암 치료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혁신적인 바이러스 전달 시스템은 암과 주변 보호 조직을 모두 표적으로 해, 기존 치료법에 저항성이 있는 환자들의 예후를 개선시켜줄 것이다"면서 "향후 진행될 임상시험에서는 환자의 면역체계 자극으로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고 말했다.

    영국암연구소(Cancer Research UK) 면역요법 전문가인 미셸 록클레이(Michelle Lockley) 박사는 "암 치료를 위해 자신의 면역체계 힘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연구가 점점 더 많이 이뤄지고 있다. 이번 종양샘플 연구는 고무적이지만 환자의 면역체계에서 얼마나 잘 작동할지, 부작용은 무엇인지 등의 도전과제로 인해 어려울 수 있다"며 "다음 단계에서는 사람에서 질병을 치료하는데 안전하고 효과적인지를 시험하는 임상시험이 진행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영국 암연구위원회와 영국암연구소로부터 주로 자금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사람 종양 샘플과 쥐모델 실험에서 이중작용 바이러스의 안전성 검사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내년 초 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착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