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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의대 100주년이 가지는 의미...지나온 100년, 새로운 100년

    [경북의대 100주년] ①권태환 경북의대 학장·경북의대 100주년 공동준비위원장

    기사입력시간 2022-12-16 08:00
    최종업데이트 2022-12-16 08:29

    경북의대 5회 졸업(1937년) 앨범에 나온 경북대병원 전경. 사진=경북의대 100주년 준비위원회  
     
    경북의대 100주년, 새로운 100년을 위해  

    2023년은 경북의대 전신인 대구의학강습소로부터 개교 100주년이 되는 해다. 경북의대는 한 세기 동안 훌륭한 의료인과 의학자를 배출한 한국의 대표적인 명문 의학 교육 기관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지금까지 배출된 9000여명의 졸업 동문은 환자 진료 및 의학 연구에 매진해 국내외 의료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북의대는 2023년 8월 27일부터 9월 3일까지 100주년 기념주간으로 정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메디게이트뉴스는 경북의대 10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와 함께 지나온 100년을 기념하고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릴레이 칼럼을 게재한다. 

    ①권태환 경북의대 학장·경북의대 100주년 공동준비위원장 

    경북의대 100주년이 가지는 의미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100주년의 의미란 “한 세기 동안 대구 경북 지역민의 열망과 지원 속에 더불어 성장하며 국내외에 출중한 의료인과 의학자를 양성하는 대한민국 대표 명문 의과대학의 역사”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경북의대의 역사를 간단히 살펴보면, 1923년 7월 23일에 경상북도지사에 의해 설립 인가되고 동년 9월 1일에 개소한 대구자혜의원 사립 의학강습소에서 출발합니다. 1924년 4월 1일 사립 대구의학강습소는 경상북도 도립 대구의학강습소로 승격 개편되었고, 1930년 3월에 총독부 지정 의학교를 거쳐 1933년 3월 6일 대구의학전문학교로 승격됩니다. 
     
    각 도마다 이미 설치됐던 자혜의원은 1925년에 도립병원으로 개편됐는데, 대구자혜의원도 도립대구의원이 됩니다. 1918년에 준공된 대구자혜의원 본관건물(즉 도립대구의원 본관건물)은 1926년 3월 13일에 누전으로 대형화재가 일어나 소실됩니다. 이에 1928년 도립대구의원이 현재의 경북대병원 자리로 신축 이전되면서 도립대구의학강습소 역시 의학전문학교로의 승격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시작했습니다. 도립대구의원의 신축과 재건과정에서 대구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지원활동과 모금이 주축이 됐으며, 이들은 도립대구의원 신축을 계기로 대구의학전문학교를 설립할 수 있기를 강력히 희망했습니다.

    평양이 의학전문학교 설치를 위해 앞선 활동을 벌여나가는 데 자극을 받은 대구 지역 유지들은 1926년 7월 대구상업회의소에 모여 대구의학전문학교 설치에 대구 지역민이 현금 10만원을 기부할 것을 결의할 정도로 열의에 차 있었습니다. 대구 유지들은 교사 신축을 크게 함으로써 평양과의 의학전문학교 유치 경쟁에 우위를 점하고자 했습니다. 이에 1931년 해부실을 신축했으며, 본관 건축을 계속 진행해 의학강습소의 의학전문학교 승격 (1933년 3월 6일) 직후인 1933년 12월에 완공했습니다. 지금도 경북의대 행정동으로 사용 중인 바로 이 본관건물은 그 당시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자부심과 열망, 그리고 경제적 지원 속에 건립된 역사적 상징입니다. 
       
    우리는 1945년 광복을 맞이해 빼앗긴 나라를 되찾았으며, 1945년 10월 대구의학전문학교는 대구의과대학으로 승격하게 됐고, 도립대구의원을 부속병원으로 이관 받게 되었습니다. 한국전쟁 중이었던 1951년 10월 6일에 대구의과대학이 주축이 된 국립 종합경북대학교의 설립이 인가됐는데, 이에 따라 1952년 5월 28일에 도립 대구의과대학은 국립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으로 이관 개편됐고, 부속병원은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으로 명칭이 바뀌게 됐습니다.

    경북의대 역사는 비록 일제강점기 시절에 일본인들에 의해 세워지긴 했으나, 1923년 대구의학강습소부터 출발해 2022년 2월까지 100년 동안 대구, 경북 지역민들의 열성적인 지원 속에 9000명이 넘는 훌륭한 의료인을 양성했고 지역민의 건강을 돌보며 성장했습니다. 이에 학교 100년의 역사는 진정한 의미에서 대구경북 지역민과 함께 동고동락한 한 세기였다고 할 것입니다.  
     
     대구 경북 지역민의 건강을 돌보는 훌륭한 의료인 양성하는 경북의대
    경북의대 5회 졸업(1937년) 앨범에 나온 경북대병원 이동 장면. 사진=경북의대 100주년 준비위원회  

    경북의대는 '의학교육의 세계화 및 다양화', '창의적인 연구로 첨단 의학발전 주도', '지역사회 참여 및 건강 증진'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사회의 건강 증진'이라는 목표를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교의 역사에서도 볼 수 있듯이 경북의대 100년의 역사는 대구경북 지역민과 함께 동고동락한 한 세기였습니다.

    몇 가지 예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1946년 전국적으로 콜레라(Cholera)가 크게 유행하던 시기에 대구에서도 많은 환자가 발생하게 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대구의과대학 부속병원에서도 내과를 주축으로 해 임상 각과 및 의과대학의 세균학 교실과 의대생들이 참여해 환자의 치료에 온 힘을 다했습니다. 또한 그 당시 방역본부가 설치돼 있었던 경상북도 도청청사에 의대생들이 파견돼 진료에 대거 참여해 많은 활동을 전개했습니다.  
     
    또한 학생들의 지역사회 봉사활동의 전통과 역사는 오래됐습니다. 특히 의과대학의 특성상 무의촌 진료가 많이 이뤄졌습니다. 1954년 7월에는 의과대학 기독학생회 소속 의대생들이 선산군 무의촌 지역에서 1주일간 각 지역을 순회하면서 주민의 각종 질병을 치료해 큰 칭송을 받았던 이래로 매년 영양군, 울릉도, 월성군, 영일군, 금릉군, 문경군, 청송군, 예천군, 동해안 일대 등 경북지역 무의촌을 순회하면서 진료활동을 전개해 폐결핵 검사 및 기생충 치료 등에 노력했습니다.

    학생들의 활동은 비록 단기간의 봉사활동이었지만, 매년 사회 의료봉사활동의 전통은 계속 이어졌으며, 그 바탕 위에서 현재도 의대 사회봉사 동아리 학생들이 무의촌이나 어려운 처지에 처한 이웃을 지원하는 활동을 열심히 활발히 전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사태에서 경험했듯이 2020년 봄, 대구시를 위협하는 정체불명의 전염병의 위험에 대항해 자신의 생명을 걸고 온몸으로 막아낸 수많은 의료인들이 바로 자랑스러운 경북의대 출신입니다. 경북의대 출신 내과의사 한 명은 2020년 3월에 코로나 환자를 진료하면서 자신의 목숨을 잃기도 하였습니다. 무섭고 힘든 진료의 현장에서 자신의 안위보다 환자를 더 소중하게 여기는 그 힘의 원천은 바로 여기 경북의대에서 오랫동안 환자 진료와 의학 연구, 그리고 지역사회 공헌을 강조해 온 훌륭한 의학교육이 행해졌기 때문입니다. 
     
    과거도, 현재도, 그리고, 미래도, 경북의대와 경북대병원은 대구경북 지역민들과 함께 하는 최고의 의과대학과 병원이 될 것입니다. 지난 100년 동안 지역민의 지원과 성원에 보답하는 의과대학과 병원이 되어 지역민의 건강을 돌보는 훌륭한 의료인을 양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00주년에 맞춰 재학생, 동문들과 대구시민들을 위한 다채로운 활동 마련 
    경북의대 5회 졸업(1937년) 앨범에 나온 내과 진찰 장면. 사진=경북의대 100주년 준비위원회  

    자랑스러운 경북의대 100년을 기념하고자, 경북의대, 경북의대 동창회와 경북대병원은 서로 의견을 모아 100주년 준비 위원회를 구성해 다음과 같은 행사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경북의대 100주년 기념 행사주간: 2023년 8월 27일 (일) ~ 2023년 9월 3일 (일)
    계획 중인 주요 기념행사:
    • 경북의대 100주년 개교 기념식 (2023년 9월 2일)
    • 동창회 동문 행사
    • 한국 근현대 의학교육 100년/대구경북 의학교육학회 심포지엄 
    • 경북의대 100년 기념 전시실 오픈식/기념 조형물 제막식 
    • 경북의대 100년사 출판기념회
    • 한국전쟁 전몰 학우 명예 졸업장 수여식
    • 지역민과 학생들을 위한 학교 오픈 투어
    • 국내외 의과대학과 병원 관계자 초청 및 학술과 역사 심포지엄
    • 미래 비전 선포식
    • 동창회 장학금 수여식 등
     
    조금 더 자세히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학교 주관으로 개교 100주년 기념식을 진행할 것이며, 재학생, 교직원, 동문, 병원직원, 대구시민들이 경북의대와 경북대병원의 미래 100년에 대해 바라는 염원을 담은 미래 비전 선포식을 진행할 것입니다. 

    ② 한국 근현대의학교육 100년 역사에 대한 발표와 함께 대구경북지역의 의학교육의 과거, 현재와 미래를 같이 생각해 보는 의학교육 심포지엄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1950년대와 60년대 경북의대를 크게 지원하였던 미국 록펠러 재단의 China Medical Board의 역사를 재조명해 보고 싶습니다. 

    ③ 1933년에 완공된 의대 본관 일부를 100주년 기념 전시실로 만들고 지나간 역사를 회상하며 보고 느낄 수 있는 전시품을 전시할 생각입니다. 전시품은 그 당시 학생들이 필기하였던 노트와 수업자료, 교과서, 졸업 앨범과 사진, 교복, 뱃지, 그리고 오랜 기간 동안 학교 정문을 지켜줬던 대구의대 교문석, 경북의대 교문석 등을 전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문들께는 그 당시 기억을 생생하게 전달해 줄 수 있는 사진 등 전시품을 이 기회에 많이 제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시민의 참여도 환영하며 시민들도 많이 관람을 하실 수 있게 하겠습니다. 

    ④ 경북의대 교정에는 육이오참전전몰 학우 추모비가 있습니다. 교정은 “조국은 빛나고 너희들의 죽음은 헛되지 않았도다”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10명의 학우영령을 모신 53춘추회 (1949년 입학, 1953년 춘추졸업동기회)의 눈물 짙은 역사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들 10분의 선배들께서 비록 전쟁 중에 돌아가셨지만, 명예졸업장을 받으실 수 있도록 대학본부와 협의하고 있습니다. 

    ⑤ 100주년 기념주간 동안 동문들뿐만 아니라 일반시민들과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도 학교를 공개해 관람하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⑥ 학생과 교원 교류를 꾸준하게 지속하고 있는 일본 하마마츠 의대, 태국 마히돌 의대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의 자매학교 관계자를 초청하는 등 유대관계를 더 강화하는 계기로 만들겠습니다.   

    ⑦ 학교 100년의 역사를 기록하며 집필하고 있습니다. 2023년 9월 2일 개교기념식 전에 자랑스러운 경북의대 100년 역사 기록물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⑧ 동문의 행사를 별도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졸업 25주년 및 50주년을 맞이하는 동문들의 홈커밍 행사, 학교를 빛낸 동문들을 축하하는 안행대상 수여식, 기념할만한 동문들을 재조명하는 시간, 그리고 우리나라 전국 그리고 미국 등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던 동문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기념식행사 등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다가올 100년을 향해 함께 노력하고 봉사하는 100주년 준비위원회 
     
    100주년 준비위원회는 권태환 학장(경북의대 생화학세포생물학교실)과 박재율 의대동창회장이 공동위원장(중앙이비인후과의원 원장)을 맡고, 김용림 경북대병원장(경북의대 신장내과학 교실)이 지원단장을 맡으며, 이재태 교수 (경북의대 핵의학 교실)가 자문위원단장을 맡고 있습니다. 부위원장은 김정민 부학장(경북의대 미생물학교실)과 김성중 의대동창회 부회장(W병원 원장)입니다. 자문위원단은 명예교수님들과 전임 학장님, 그리고 역대 동창회장님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4개 위원회를 말씀드리면, 앞서 말씀드린 100주년 기념행사의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 행사를 집행하는 행사준비위원회(위원장 박동호 경북의대 안과학교실 교수)와 100주년 행사 및 그 이후 학교 지원을 지속하기 위해 모금활동을 하는 재정위원회(위원장 이민석 소피마르소 여성의원 원장), 그리고 이를 널리 홍보하기 위한 홍보위원회(위원장 민복기 올포스킨피부과의원 원장) 및 100년사를 집필하며 학교와 동창회, 그리고 병원 역사 자료를 정리하고 집필하는 간행위원회(위원장 김용진 병리학교실 교수)가 있습니다. 각 위원회에는 경북의대 교수와 동창회 임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홍보위원회는 언론계, 법조계, 의사회 등 여러 계층의 위원들로 구성된 홍보지원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북의대는 비수도권에 설립된 국내 최초의 국립 의대로서, 그동안 여러 가지 사회적인 한계를 극복하면서 PBL, 블록강의, 임상 술기, 의료인문학, 미래의학 등 새로운 의학교육시스템을 선제적으로 수용했습니다. 또한 정부와 산업체 등에서 BK21 사업단, MRC 연구 사업단 등 여러 연구 사업단과 개인 연구과제를 유치해 매년 220억이 넘는 연구비를 수주하며, 한 해에 약 200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의학 연구기관으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경북대병원은 비수도권에서 유일하게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사업'을 유치했으며, 칠곡경북대병원은 '대경권 감염전문병원'으로 선정돼 최고의 의학 연구와 최신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념행사는 경북의대 100년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더 밝은 미래의 등불을 밝히며 우리 동문들과 대구 시민의 자긍심을 고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쌓아온 빛나는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교직원과 동문 모두가 신뢰하고 배려하고 협동해 경북의대는 앞으로 더욱 더 세계적인 의학 교육과 첨단 의학 연구의 거점 의과대학으로 도약할 것입니다.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자부심과 성원을 가슴에 품으며 앞으로 다가올 100년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고 봉사하겠습니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