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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 적정성평가 대폭 ‘손질’…다학제∙교육상담∙말기암 신설

    대장암∙위암∙폐암 대상 내년 실시…암환자 생애 전 주기 의료서비스 질 향상 유도

    기사입력시간 2021-10-26 12:14
    최종업데이트 2021-10-26 12:14

    자료=건강보험심사평가원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대다수 기관이 높은 점수를 받으며 실효성 문제 등이 제기돼왔던 암 적정성 평가가 내년 시행 예정인 2주기부터 대폭 개선된다.

    25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22년부터 2주기 암(대장암, 위암, 폐암) 적정성 평가를 암 진료 영역 전반에 대한 성과 중심 평가로 개편해 실시한다고 밝혔다.

    먼저 평가 대상이 수술환자에서 항암∙방사선 치료 환자와 말기암 환자까지로 확대된다. 또한, 기존의 수술 전 정밀검사 시행률, 병리보고서 기록 충실률 등 진료 수행 과정과 관련된 지표는 대폭 삭제되고 수술 사망률, 합병증 등 진료성과와 직접 연결되는 결과 지표가 신설 및 개선된다.

    2주기 평가는 대장암, 위암, 폐암 평가부터 시행하며 2022년 1월에서 12월까지 암치료(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를 실시한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한다.

    대장암은 총 14개(평가지표 10개, 모니터링 지표 4개), 위암은 총 15개(평가지표 11개, 모니터링 지표 4개), 폐암은 총 12개(평가지표 8개, 모니터링 지표 4개) 지표에 대해 평가한다. 이 같은 지표개발 과정에서는 환자∙보호자 대상 1대1 면담 설문조사에서 제기된 요구사항 등도 반영됐다.

    '수술환자 대상 초기치료 과정 중심 평가'→'암 진료 전반 성과중심 평가'로 개편

    2주기 암 적정성 평가 지표는 향후 신규평가 도입이 용이하도록 다양한 암에 적용가능한 공통지표와 암 항목별 치료 특성을 살린 특이 지표로 구분했다.

    대장암, 위암, 폐암에 모두 공통으로 적용되는 지표는 총 12개(평가지표 8개, 모니터링 지표 4개)다.

    초기 단계 진단 및 치료를 잘 받을 수 있도록 ▲암 확진 후 30일 이내 수술받은 환자비율이 신설되고, 다양한 암 치료 기술 중 환자 특성에 맞는 최적의 치료를 선택하기 위해 ▲전문인력 구성 여부 ▲암환자 대상 다학제 진료 비율을 평가한다.

    수술치료의 질 향상을 위해 ▲수술 사망률 ▲수술 후 퇴원 30일 이내 재입원율을 평가하며, 중증환자 치료를 많이 하는 병원의 평가부담을 보완하고자 ▲수술환자 중 중증환자 비율이 추가된다. 또한, 암 치료 과정에 대한 이해와 합병증 예방 등 환자들의 자가관리 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암환자 교육상담 실시율 지표도 신설된다.

    말기암 환자에 대한 지표로는 과도한 치료 지양, 편안한 임종 준비 등을 위해 ▲암환자 사망 전 중환자실 입원율 ▲암환자 사망 전 항암화학요법 실시율 ▲암환자 호스피스 상담률을 신설해 모니터링한다.

    이 외에 1주기 평가지표 중 지속 평가가 필요한 지표로 ▲입원일수 장기도 지표(LI) ▲입원진료비 고가도 지표(CI)를 지속 평가한다.

    암별 특이지표는 대장암과 위암에서 1주기 지표 중 지속 평가가 필요한 지표로 구성되며, 폐암은 별도로 특이지표가 없다.

    대장암 특이지표는 정확한 암 병기 확인을 위해 시행하는 ▲국소 림프절 절제 및 검사율과 수술 후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적절한 시기에 항암제를 투여했는지를 확인하는 ▲수술후 8주 이내 권고된 보조 항암화학요법 실시율을 평가한다.

    위암의 특이지표는 내시경 절제술 후 완전절제를 확인하기 위한 ▲내시결 절제술 치료 내용 기록 충실률과 내시경 절제술 후 불완전 절제 또는 전이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 위절제술을 시행했는지 확인하는 ▲불완전 내시경 절제술 후 추가 위절제술 실시율, 수술 후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한 ▲수술 후 8주 이내 권고된 보조 항암화학요법 실시율을 평가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임상희 부장. 사진=기자간담회 캡쳐

    심평원 "의료계 어려움 표한 부분 추후 고려할 것...인센티브는 논의 중"

    2주기 암 적정성 평가와 관련, 심평원 평가실 평가3부 임상희 부장은 25일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를 통해 “1주기 평가에서 대부분 기관들이 97점 이상을 받는 등 암 치료가 많이 개선됐지만 과정 중심 평가이다 보니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들이 있었다”며 “치료법이 다양화, 암 장기 생존자 증가 등 임상현장에서의 변화와 환자∙보호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지표를 대폭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적정성 평가 개선 작업에서 의료계가 난색을 표했던 지표도 일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 부장은 “암 확진 후 30일 이내 수술받은 환자 비율 지표에 대해서는 기존에도 대기 환자들이 많은 대형병원들에 어려움을 우려하는 의견이 나왔고, 다학제 진료 역시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반응이 있었지만 환자들을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지표에 대해선 과도하게 높은 목표를 세우는 대신 전체적인 경향성 개선을 방향으로 잡았다. 위원들도 점수 산출방식 등에서 추후 그런 부분들을 고려해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심평원은 암 질환 적정성 평가 지표가 대폭 변경된 만큼 의료기관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한 안내에 나서는 한편 인센티브에 대해서도 복지부와도 협의를 적극 진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임 부장은 “다학제 진료비율, 확진 후 30일 이내에 수술 환자 비율 등 신설 지표들은 참고 가능한 대략적인 시뮬레이션 결과 자료를 제공하고, 개별 기관별로 어려운 부분들은 일대일로 신청을 받아 안내할 예정”이라며 “질가산 지원금 등 정책적 인센티브는 복지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부장은 끝으로 “2주기 암 적정성 평가는 내년 1월~12월 진료분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며 결과는 2024년 초에 발표 예정”이라며 “유방암, 간암은 현재 지표 개선 작업에 들어간 상태로 내년 하반기쯤 계획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