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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급실 과부하에 코로나19까지…경증 환자 분산하고 지역완결형 응급의료체계 완성해야

    [대선 후보들에게 제안하는 보건의료정책 어젠다]⑯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

    기사입력시간 2021-12-17 07:54
    최종업데이트 2021-12-18 08:58

    대선 후보들에게 제안하는 보건의료정책 어젠다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내년 3월 9일로 다가왔습니다. 각 후보캠프들이 여러 단체들로부터 정책 제안을 받아 대선 공약을 완성하고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대통령 후보라면 반드시 짚어야 하는 보건의료정책 어젠다(agenda)를 사전에 심도 있게 살펴보고 이를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과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의료계 전현직 리더들의 릴레이 칼럼을 게재합니다. 의료계가 각종 악법에 대한 방어에만 급급할 게 아니라, 선제적으로 꼭 필요한 정책을 제안할 수 있도록 의료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①이철호 전 의협 의장 "일차의원과 중소병원 특별법·의료전달체계 정립·수가현실화"
    ②이로운 의협 홍보이사 "의료분쟁처리 특례법 제정"
    ③박상준 의협 부의장 "의료전달체계 확립과 응급의료시스템 정비"
    ④최운창 전남의사회장 "지역의료 살리기"
    ⑤안치석 전 충북의사회장 "서울과 지역 의료격차 최소화"
    ⑥주신구 병원의사협의회장 "보건의료 문제는 의사들과 먼저 협의"
    ⑦김장한 전국의대교수협의회장 "의료체계 정부 관여 줄이고 자유도 높이기"
    ⑧장성구 전 의학회장 "전문가 의견 수렴·정치적 판단 배제…고품격 의료강국 대한민국"
    ⑨안덕선 전 의료정책연구소장 "의료전달체계 확립"
    ⑩김동석 개원의협의회장 "필수의료 살리기가 최우선"
    ⑪박진규 신경외과의사회장 "공공성 재정립과 지역불균형 해소"
    ⑫이태연 정형외과의사회장 "의료계 논의 거쳐 필수의료 살리기"
    ⑬정홍수 대구시의사회장 "공익의료 국가책임제 시행"
    ⑭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 "필수의료, 적정 의료수가로 자율적 발전"
    ⑮박홍서 충북의사회장 "보건부 독립·건정심 구조 개편"
    ⑯이형민 응급의학의사회장 "응급의료체계 개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유례 없던 시민들의 정치참여와 지도자의 윤리성에 대한 논란속에 치러졌던 19대 대선을 뒤로 하고 또 다시 20대 대통령선거의 계절이 돌아왔다. 특히 이번 선거는 코로나19의 대유행 속에 치러지게 됐다. 이전 어느 때보다도 의료 정책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이에 의료계도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개원의협의회, 각 전문학회, 시도의사회 등 다양한 단체들이 저마다의 요구사항을 경쟁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세부적인 내용들은 조금씩 달라도 대의명분은 불합리한 의료체계 개선과 의료인들의 처우 개선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문제들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해결은 요원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희망과 현실의 간극은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년간의 코로나19 팬데믹의 상황에서 응급의료현장은 크나큰 혼란과 희생을 겪었다. 이는 감염병의 확산에 따른 어쩔 수 없는 현상이 아니라, 이전부터 과부하가 걸린 채 간신히 버티고 있던 응급의료체계에 코로나19라는 충격이 더해진 충분히 예상 가능하고 지속적으로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해왔던 결과이며, 결과적으로 국민들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현재의 위기를 모면할 다양한 대책들도 분명 필요하겠지만, 근본적으로 문제의 원인을 직시하고 장기적인 계획 하에서 올바른 지향점으로 바꿔 나아가는 것이 느리더라도 유일한 해결책이다. 이에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현 응급의료체계의 문제점과 근본적인 원인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발전적이고 효과적인 대안을 만들기 위해 대학교수, 봉직의, 공공병원, 개원의들을 모두 포함하는 정책위원회를 구성했고 이들의 의견을 모아 ‘대한응급의학 의사회 20대 대선 정책제안’을 마련했다. 

    제20대 대선정책제안의 내용을 보면 ▲응급의학 전문의가 진료하는 응급의료체계 마련 ▲종별 응급의료체계 환자분산 대책 마련 ▲응급의료 안전망 구축 등이다.

    현재 지역응급의료기관에 100여곳에 응급의학 전문의 없이 700여명의 타과 전문의가 응급의학과로 근무, 응급환자에 대한 적절한 응급처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지역응급의료센터에도 타과 전문의, 전공의 3년차 이상이 응급의학 전문의를 대체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20년 전에 규정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의 인력규정과 응급의료기관평가의 규정을 개정하고, 응급의학 전문의 고용에 대한 적절한 보상으로 전반적인 응급의료기관들의 질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

    경증 응급환자들의 선택권과 치료권을 보장해주고 대형병원의 과밀화를 해소하기 위해 응급클리닉 등의 다양한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119의 경증환자 이송을 줄이고 경증환자 이송거절에 대한 지침이 필요하다. 응급클리닉에서 경증 환자를 해결하고 이에 따른 일정한 수가를 보장받는 체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 특히 지역 상황에 맞는 적절한 이송 및 최종치료제공 모델을 연구개발, 적용해 환자안전을 위한 지역완결형 응급의료체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우리는 이 정책 제안을 통해 향후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한 발전적인 대안과 정책을 마련하고, 나아가 국민보건 향상, 공익의료의 활성화, 의료의 지역에 따른 질적 차이를 극복하는 응급의료체계 발전의 초석이 되기를 희망한다. 또한 국민의 안전을 위해 필수적인 응급의료에 대한 정책이 일부 비전문가와 정치적인 이익을 위해 좌지우지되는 현재의 문제점들을 개선하고, 직역 간의 손익계산을 떠나 한마음으로 함께 의견을 모으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