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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부, 복지-보건의료 예산 비중 4대 1...보건부 독립 주장 탄력 붙나

    미통당 성일종 의원 토론회 "OECD 21개국 보건부 분리..코로나19 상황에서 전문가 큰 역할"

    기사입력시간 2020-06-30 14:10
    최종업데이트 2020-06-30 14:11

    성일종 국회의원(미래통합당)과 미래통합당 정책위는 오늘 오전 10시 30분 국회 본관 228호에서 ‘국민보건부 신설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를 공동개최했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국민보건부' 신설에 탄력이 붙고 있다.
     
    그동안 의료계를 중심으로 현 보건복지부를 보건과 복지 분야로 나눠 각 분야 전문성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그러나 흐지부지 묵인되던 중 최근 코로나19를 계기로 감염병 위기상황 대응과 질병관리에 있어 보건부가 총괄적 컨트롤타워로서 전문성과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이에 미래통합당 성일종 의원은 지난 10일 보건복지부를 국민보건부와 복지부로 분리하는 내용을 발의한데 이어 30일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보건복지부 내 보건 비율 21% 그쳐…“위기상황서 전문성 발휘된다”
     
    현재 보건복지부의 예산과 인력은 특히 복지 분야에 치중돼 있다. 2015년 기준 보건복지부 총 예산 중 보건의료 예산은 21.3%에 불과한 반면, 복지 분야 예산은 78.6%에 육박한다.
     
    보건예산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부서 내 증가 비율 자체에서 큰 차이가 있다 보니 점점 보건복지부 내 보건 의료 분야 서비스 전달이나 행정 부분이 복지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이 같은 차이는 앞으로도 더 부각 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국보건행정학회 박은철 회장은 "보건복지부 예산 중 복지 분야 예산은 평균적으로 13.5%씩 증가는 반면 보건 분야 예산은 7% 증가에 그치고 있다"며 "예산 뿐만 아니라 국가 정책 방향성을 봐도 얖으로 보건복지부 내 복지 비중은 늘어나고 상대적으로 보건분야는 축소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은 최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코로나19 대처 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박 장관은 지난 2월 26일 국회 법사위에서 "코로나19 확산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드러온 한국인"이라거나 3월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의료진 마스크 부족은 자신들이 좀 더 넉넉하게 재고를 쌓아두고 싶은 심정에서 부족함을 느끼는 것"이라는 등 발언을 쏟아내며 질타를 받았다.
     
    한국보건행정학회 박은철 회장
    한국보건행정학회 박은철 회장이 제안한 국민보건부 조직도. 방역과 질환에 대한 정책수행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대해 박은철 회장은 "박능후 장관은 빈곤 전문가다. 그렇기 때문에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전문가로서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하기 힘들다"고 질타했다.
     
    그는 "박능후 장관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는 반면 질병관리본부의 방역은 세계적으로 성공사례로 평가받는다"며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보건의료 전문가로서 위기상황에서 그 전력을 여실히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의료계는 중국 전역에 대한 입국금지를 미루다가 정부가 초기 방역에 실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초기인 2월20일부터 3월7일까지 한국은 발생국인 중국을 제외하고 코로나19 최다 확진국가였다.
     
    그러나 이후 확진검사와 IT기반 역학조사를 대폭 늘리고 집중치료실, 드라이빙과 워킹스루 등 창의적 시스템, 생활치료센터 등 환자분류 체계가 확립되며 초기방역 실패를 극복했다는 게 의료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 과정에서 정은경 본부장이 소속돼 있는 방역대책본부의 역할이 굉장히 주요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메르스 당시 컨트롤타워가 재난안전대책본부로 통일돼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세밀한 정책 수립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그러나 이번 코로나19에서는 방대본이 사고수습본부와 재난안전대책본부와 함께 전문가적 역량을 바탕으로 실무적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 냈기 때문에 방역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고 말했다.
     
    OECD 34개국 중 21개국 복지부 별도…“보건의료인 다수 포함, 전문성 강화해야”
     
    서울시의사회 박홍준 회장

    실제로 보건부 독립은 세계적인 추세로 볼 수 있다. 서울시의사회 박홍준 회장은 같은 토론회에서 "선진국일수록 보건의료 담당 부처는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며 "독일, 영국, 덴마크 등 OECD 회원국 34개국 중 21개국이 보건과 복지 담당 부처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보건부가 독립된 지위를 가져야만 빠르게 변화하는 보건의료 환경과 국민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의료계는 보건부 독립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인 의료인들이 보건부에서 주요 직책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홍준 회장은 "주요 OECD 국가들은 의사들이 보건의료 행정조직 내 주요 직책을 수행하고 있다"며 "그래야만 보건의료정책의 목표 달성을 전문성을 갖고 할 수 있다. 정책의 조정과 집행의 역할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도 "보건 행정부서에 전문가위원회가 상설돼야 한다"며 "의료전문가가 상임이나 비상임으로 임명돼 전문성을 발휘하고 정책 수립과 수행과정에서 공정한 거버넌스가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 위원장은 "국민보건부 설립에서 고려할 대안은 행정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순환보직제를 폐지시켜야 한다"며 "공공의료의 논의도 민관의료기관의 참여와 아동청소년에 대한 정책적인 배려와 예산 증가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미래통합당, 보건부 신설 적극 도울 것…복지부 “보건·복지 연계성 고려 신중해야”
     
    이 같은 의료전문가들의 견해에 미래통합당은 전적으로 동의를 표하며 보건부 신설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코로나19 상황은 정쟁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가 월남전에서 사망한 군인보다 많다"며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보건복지부에 대한 위상이 높지 않았던 것 같다. 앞으로 보건과 관련해 방역, 전염병 예방, 치료 등 복합적인 의료체계가 작동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가진 보건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성일종 의원도 "국민건강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보건의료가 경제영역에서 새로운 미래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이라며 "감염병 대책과 국민건강을 보호하면서도 경제적으로 미래먹거리 중추가 되는 보건부 독립을 주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는 보건부 독립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보건과 복지 서비스의 높은 연계성으로 업무 효율성이 높다는 점은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복지부 이선영 혁신행정담당관은 "보건복지부에서 질병관리와 방역체계 확충을 강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도 "보건과 복지는 현행 통합복지서비스 내에서 연계성이 많다. 국민의 수요도 충분히 고려돼야 하기 때문에 조직 개편을 어떻게 할지 향후 폭넓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