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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매를 치료하는 의사들의 고충

    "험난한 약 처방, 끝없는 삭감과의 싸움"

    기사입력시간 2017-03-31 06:57
    최종업데이트 2017-03-31 08:33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검사 결과와 진단을 이야기 하면 다른 곳에 간다고 한다" "치매약을 처방했더니 삭감이다"
     
    고대 안암병원 박건우(신경과) 교수는 30일 노인요양병원협회 춘계학술세미나에서 '치매환자를 위한 바람직한 관리 시스템'을 주제로 강의하면서 치매를 진료하는 의사들의 고충도 함께 소개했다.
     
    박 교수는 "치매라고 하면 뇌의 병, 기억력이 심하게 떨어지는 병, 기억력 외에 판단하기, 말하기, 알아맞히기, 미리 준비하고 실천하기 등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여러 기능이 떨어지는 병"이라면서 "이로 인해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이 엉망이 된다"고 소개했다.
     
    박 교수는 "치매는 기억력의 문제만이 아니라 망상과 환각, 편집증, 우울, 불안, 착각 등의 심리증상과 함께 공격성, 배회, 수면 이상, 부적절한 음식 먹기 및 성적행동을 보이는 이상증상을 동반한다"고 환기시켰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치매환자를 보는 개원의들의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을 예시했다.  
     
    ▲진료하려고 해도 환자가 오지 않는다 ▲온 환자도 검사는 다른 곳에서 받겠다고 한다 ▲검사 결과와 진단을 이야기하면 다른 곳에 간다고 한다 ▲장기요양소견서를 써 주었더니 등급을 받지 못했다며 항의한다 ▲치매약을 처방했더니 삭감이다 ▲문제행동치료를 위한 약은 모두 보험이 안된다 ▲열심히 상담해도 돌아오는 게 없다 ▲진단후 그들의 삶을 가이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박 교수는 고민해야 할 숙제도 언급했다.
     
    그는 "치매의 종류는 많은데 알츠하이머 치매약 밖에 없고, 행동치료에 사용되는 약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이외에는 모두 비보험"이라면서 "험난한 처방, 끝없는 삭감과의 싸움"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치매 조기 발견과 치료를 통해 발병을 5년 정도 지연시키면 발병을 지연시키지 못하는 것보다 20년 후 치매환자 비율을 57%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박건우 교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인에 대한 통합적 전문치료가 필요하고, 요양전달체계의 확립과 의사의 역할을 팀의 리더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