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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식 이어가는 방상혁 의협 상근부회장 "대한민국 의료를 살릴 수 있다면 의사는 죽을 수 있습니다"

    "국민여러분, 문재인 케어는 건강보험 재정 파탄과 건강보험료 폭탄으로 돌아올 겁니다"

    기사입력시간 2019-07-10 11:05
    최종업데이트 2019-07-10 11:05

    ▲방상혁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가운데)이 최대집 회장 이송을 돕고 있다. 사진=대한의사협회 
     
    ※대한의사협회 홍보팀에서 보내온 방상혁 상근부회장의 '단식 투쟁에 들어가며' 전문을 그대로 실습니다. 

    어제(9일) 저녁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쓰러졌습니다. 낮이면 체감 온도가 40도를 웃도는 이촌동 옛 의협회관에서 말입니다.
     
    지난 2일, 최 회장은 대한민국 의료를 살리겠다며 단식 투쟁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다 단식 8일째인 어제 대한민국 의료의 일그러짐을 부여안은 채 쓰러졌습니다.

    그는 단식 투쟁을 시작하며 “내가 쓰러져도 병원에 보내지 말아 달라”고 여러 차례 부탁했습니다. 대한민국 의료를 살릴 수만 있다면, 그리하여 국민이 좀 더 편안하고 건강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다면, 대한의사협회 회장으로서 대한민국 의료를 살리기 위해 내가 죽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여러 차례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쓰러진 최 회장은 의사협회 회장 이전에 치료가 시급히 필요한 환자였기 때문입니다. 하여, 어제 저녁 그를 병원으로 급하게 보냈습니다.
     
    최 회장의 단식 투쟁은 일그러진 우리 의료의 현실을 고스란히 비추는 거울이자, 동시에 대한민국 의사들이 진료 현장에서 겪는 아픔과 안타까움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한 말씀 올리고자 합니다.
     
    문 케어가 좋으십니까?
     
    2~3인 병실 가격이 싸지니 당장에는 좋아보일 겁니다. 그러나 의사로서, 저는 문 케어의 가려진 진실을 말씀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진찰을 통해 환자분에게 꼭 필요한 의약품이라도 보험기준상 처음부터 사용 못하게 되어 있으면, 치료를 위해 의학적으로 필요해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환자분이 아무리 여기저기 아파도, 하루에 한 부위 이상 물리치료를 받을 수 없습니다. 의학적 필요가 있어도 안됩니다. 환자분이 원해도 안됩니다. 사용하면 의사는 범법자가 됩니다.
     
    놀라우십니까. 가슴 아프게도 실제 대한민국 의료의 민낯입니다. 치료를 위해 필요해도, 정부가 건강보험재정 절감이라는 이유로 가로막고 있습니다. 그런 정부가 2~3인실 병실을 급여화하는 데 보험재정을 쓰고 있습니다. 당장은 반길 만한 소식입니다. 그러나 필연적으로 건강보험 재정 파탄과 건강보험료 폭탄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국민 여러분께 여쭙습니다.
     
    여러분이 내는 소중한 건강보험료, 상급병실 급여화에 사용하는 게 우선인지, 아니면 폐렴에 정해진 약만 쓰게 하고 치료횟수를 제한하는 현실 개선이 우선인지요? 대한민국 의사들이 문 케어를 포퓰리즘이라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이런 암울하고 왜곡된 대한민국 의료 현실을 깨기 위해 최대집 의협 회장이 단식 투쟁에 들어갔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쓰러졌고, 병원에 실려 갔습니다. 이제 우리의 싸움은 끝이 난 겁니까? 최대집이 쓰러졌으니 이제 의사들의 투쟁도 끝일 거라고 정부와 여당, 그리고 청와대가 생각한다면 오판입니다.
     
    어느 시인이 말했습니다. “길이 끝난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된다”고.
     
    이제 우리의 단식 투쟁은 또 다시 시작됩니다. 길이 끝난 곳에서 길이 다시 시작되듯, 최대집 회장에 이어 제가 단식 투쟁에 나섭니다. 제가 죽어 대한민국 의료가 살 수 있다면, 기꺼이 죽겠습니다. 대한민국 의료를 살릴 수 있다면, 의사는 죽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동료 의사 선생님들에게 한 말씀 올립니다.
     
    그 무엇보다 소중한 생명, 그 생명을 살리는 숭고한 의업을 우리가 하고 있습니다. 환자를 위해 의사의 양심에 따라 최선의 진료가 가능한 의료 환경.. 우리 모두의 바람 아니겠습니까.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