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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각지대 놓인 젊은 당뇨병 환자들...정책적 지원 절실

    소아∙청소년∙청년 당뇨병법안 정책 토론회 개최...경제적 부담∙사회적 차별 해결해야

    기사입력시간 2021-11-18 07:12
    최종업데이트 2021-11-18 07:12

    사진=대한당뇨병연합 유튜브 중계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과거에 비해 당뇨병 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지원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인 것이 어리고 젊은 당뇨병 환자들이다.

    14만명에 이르는 국내 34세 이하 당뇨병 환자들은 학교와 직장에서 오해와 편견에 시달리며, 건강은 물론 사회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정부의 지원책은 부족한 실정이다.

    17일 국회의원회관 제 3세미나실에서는 지난 10월초 국민의힘 이명수 의원이 발의한 ‘소아∙청소년∙청년 당뇨병 환자 등 지원에 관한 법률안’과 관련한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해당 법안은 정부와 지자체가 소아청년당뇨병 환자에 대한 차별 방지와 지원 정책들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건강격차로 저소득 젊은층 발병 늘어...약값∙교육비 부담 등 완화해줘야

    토론회 참석자들은 특히 당뇨병이 사회경제적 계층에 따라 발생률에 차이가 생기며 저소득층의 젊은 사람들에게서 발병이 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당뇨병이 과거에는 부자들의 병처럼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건강관리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는 취약계층에서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 김대중 교수는 “최근 젊은 나이에 당뇨에 걸리는 경우들이 늘고 있는데, 이는 사회경제적 수준 차이에 따른 건강 격차 때문”이라며 “젊은 당뇨환자 안에서도 소득 수준에 따라서 예후에 크게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소득이 적은 5분위에 속한 환자들의 경우 사망 위험이 13%로 1분위(5.7%)에 비해 2배 이상 높은데 이는 혈당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합병증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더 잦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또한 소아청소년과 청년층에서 많은 1형 당뇨는 기본적으로 의료비 지출이 더 큰 데다 합병증이 동반될 경우 의료비가 폭증해 가계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김 교수는 소아청소년청년 당뇨법안 통과에 소극적인 복지부에 대해 쓴소리를 던지며 그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당뇨병은 단순히 진료 뿐 아니라 교육∙상담∙관리가 매우 중요한데 기존의 건강보험체계는 이런 부분에 소홀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 법안을 통해 별개의 시스템을 만들고 국가와 지자체가 예산을 통해 지원할 수 있게 한다면 보다 안정적으로 소아∙청소년∙청년 당뇨병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당뇨병연합 박석오 이사도 “당뇨병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곧 소외된 약자계층을 위한 것인만큼 정의로운 일”이라며 “그간 관련 지원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보장성 강화 측면에서 아직 부족한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핵심인 약제조차도 보험기준이 까다롭고 복잡해서 본인부담으로 복용하는 경우들이 굉장히 많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대한당뇨병교육간호사회 신은총 총무이사는 비용 문제로 교육을 포기하는 젊은 당뇨병 환자들이 많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신 이사는 “특히 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비급여항목으로 본인이 부담해야하는 교육비가 있다”며 “당뇨병으로 병원을 오면 합병증 검사 등으로 비용 부담이 크다 보니 당뇨병 교육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당뇨병 교육의 경우 교육내용이 방대하고 일대일 교육을 해야하지만 교육간호사 수는 부족한 실정”이라며 교육간호사 확충 필요성을 주장했다.

    소청과와 내과 사이서 세심한 관심 받기 어려워...취업 과정서도 제한점 많아 대안 필요

    젊은 당뇨병 환자들은 병원 내에서도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소청과와 장∙노년층을 위주로 진료하는 내과 사이에 껴 제대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림대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강민재 교수는 “소청과에서 진료를 받던 어린 1형 당뇨병 환자들도 나이가 들면서 주변 시선을 의식해 내과 진료를 원한다”며 “그런데 상대적으로 2형 당뇨병 환자가 많은 내분비내과에서 1형 당뇨병 환자에 대한 세심한 관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충분한 시간을 갖고 환자의 생활 패턴 등에 대해 파악해야 적절한 인슐린이나 혈당 조절 관련 가이드를 해줄 수 있는데 안 그래도 내원환자가 많은 내과가 현행 수가와 제도 내에서 실천하기엔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젊은 당뇨병 환자들이 사회 진출 과정에서 겪고 있는 차별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언급됐다.

    자녀가 1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가족위원회 서재선 대표는 “젊은 당뇨병 환자들은 취업 준비를 할 때 당뇨병이 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으려 한다. 공개하면 미리 색안경을 끼고 낙오시켜 버리기 때문”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서 대표는 “1형 당뇨병 환자는 안전상 문제로 취업을 제한하는 분야가 있는데, 반대 급부로 당뇨병 사실을 밝히더라도 갈 수 있는 영역도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1형 당뇨병 환자에 대해 장애인 등록을 가능케 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