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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 출신 검사의 의료분쟁 대처법

    잘못된 두가지 유형은 '도피형' '사과형'

    "완벽한 을로 생활하면 인정받을 수 있다"

    기사입력시간 2015-10-12 05:32
    최종업데이트 2016-02-16 08:42



    미래 의사들을 위한 조언① 송한섭 검사

     
    2004년 서울의대 졸업, 2005년 서울대병원 인턴 수료, 2007년 49회 사법고시 합격을 거쳐 현재 기업, 정치인, 사회적 비리를 수사하는 특수부(대구지방검찰청) 검사.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의사 출신 2호 검사'로 나오는 송한섭 검사다.
     
    송 검사는 10일 대한의대/의전원 학생협회가 주최한 ‘제5회 젊은의사포럼’에 초청받아 의대 후배들 앞에 섰다.
     
    그는 왜 사법고시에 도전했을까?
     
    송 검사는 "레지던트 지원을 앞두고 인턴 점수가 나왔는데 210명 중 200등을 했고, 정형외과에 전공의 지원했다가 떨어졌다"면서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해 사법시험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송 검사는 후배들에게 의사로서, 사회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딱 한가지' 방법이 있다고 했다.
     
    그는 "공부를 열심히 한다, 유머를 잘 구사한다, 대인관계를 잘 유지한다, 이런 거 다 중요하지만 사회생활 10년차가 돼 보니 후배 여러분이 완벽한 '을'로 생활하면 인정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송 검사에 따르면 의사 면허를 취득한 판사는 2명, 검사는 5명이다.
     
    그는 "의사 출신 법조인이면 수입이 많을 것 같지만 진료하는 의사와 별반 차이가 없다"면서 "의사가 선생님 소리를 못듣는 것과 마찬가지로 법조인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많이 느낀다"며 과거와 달라진 법조계의 현실을 설명했다.
     
    그는 "무엇이든 자기가 좋아하는 일, 가슴이 뛰는 일을 하면 나중에 힘들 때 처음의 그 열정과 감정이 버틸 힘이 된다"면서 "솔직히 검사로 사는 게 힘들고 회의감이 들 때도 있지만 버티는 것은 처음의 열정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후배들에게 의료분쟁 사전예방법과 사후대처법을 조언했다.
     
    송 검사는 “의료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환자, 환자 보호자와 라포르(상호 신뢰)를 잘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의료사고를 수사해보면 의사-환자의 라포르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오더라"고 환기시켰다.
     
    의료분쟁 사건을 수사해 본 검사로서 잘못된 대응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
     
    첫 번째는 도피형, 두 번째는 사과형.
     
    그는 "상당수 의사들은 의료분쟁이 발생했을 때 환자나 보호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모른다"면서 "환자나 보호자를 만나지 않고 피하면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게 되고, 사과부터 하면 의료과실을 인정한 것으로 오해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송한섭 검사는 "정답은 없지만 신속하게 사태를 파악하고, 변호사와 면담한 후 환자, 보호자, 동료 의사와 함께 자리를 마련해 먼저 좋지 않은 결과가 초래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라”고 당부하면서 "과실이 있으면 합의해야 하지만 없다면 그 점을 분명히 설명하고, 언제든지 관련 차트를 복사해 주겠다는 뜻을 전해 신뢰를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사 출신 검사는 차트를 읽을 줄 알기 때문에 의료분야 사건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지만 태생적 한계도 있다"면서 "의대 공부가 적성에 안맞고, 법조계에서 일하는 게 신날 것 같으면 한번쯤 도전해 볼만 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의사 출신 검사의 장점으로 2012년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에서 일할 때 해결한 사건을 예로 들었다.

       

    KBS 뉴스 인용


    김모 씨는 1991년 이혼을 요구하는 부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년 6월형을 선고받아 수감된 지 4개월 뒤 쓰러져 병원에서 '의식불명' 진단을 받고 형집행 정지로 풀려났다.
     
    김씨는 실제로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가명을 쓰며 사회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가정까지 꾸렸다.
     
    김씨는 6개월마다 형집행 정지 연장 검사를 받는 당일에만 사법기관에 등록해 놓은 허름한 집에서 인공호흡기와 소변기를 달고 의식불명 환자 행세를 했다.
     
    김씨의 위장술은 20년간 이어져왔지만 천안지청 형집행 담당 송한섭 검사에 의해 들통 났다.
     
    송 검사는 근육발달 상태, 욕창 흔적, 진료 차트 등을 근거로 추궁한 끝에 "식물인간 행세를 해 왔다"는 자백을 받아냈고, 김 씨는 교도소에 재수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