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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환자실, 결국 수가와 전담의가 관건

    "인력이 많은 병원일수록 손해 보는 구조"

    기사입력시간 2016-07-23 06:34
    최종업데이트 2016-07-25 11:05


     
    '수가 개선'과 '전담인력 확보'가 중환자실 생존의 결정적인 요소로 다시 한 번 부각됐다.
     
    중환자실의 수가 개선이 없다면 전담인력을 마련하기 어렵고, 아무리 수가가 개선된다 하더라도 담당 인력이 없다면 중환자실은 살아남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22일, '중환자실의 생존율 향상을 위한 정책토론회(1차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 결과의 의미와 개선대책)'가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 주최, 대한중환자의학회 주관으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중환자실 적정성평가 결과를 짚어보고, 향후 중환자실 개선방향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1등급 의료기관이 11개인 이유
     
    그동안 지속적으로 중환자실 적정성평가는 '적정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중환자 범위는 굉장히 다양한데 반해 원가보상율, 사망률, 감염률 등 세부항목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평이다.
     
    대한병원협회 박진식 보험이사는 "어떤 중환자를 보고 있는지 고려되지 않은 상태에서 '적정하다, 적정하지 않다'의 평가는 적절치 않다"며 "적정성 평가는 중환자의 중증도를 가지고 중환자에 필요한 자원을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방의 중소 종합병원부터 수도권의 초대형병원까지 동일한 평가 기준을 적용하면서 종별 기능과 병원별 특성을 간과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부분의 지방 중소병원은 낮은 등급을 받는 결과를 초래했고, 1등급이 아예 없는 지역도 있어 적정한 평가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중환자실 운영, 수가 개선과 전담인력이 관건
     

    중환자실 운영과 관련해서는 수가를 개선하고 전담인력을 구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서울대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는 "병원에서는 수가에 비해 인건비가 과다해 중환자실 전담의를 쓰지 않는 구조에 있다"며 "인건비에 비례하는 수가 가산을 책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환자실의 인력이 많으면 비용도 많이 들기 마련인데, 원가에 따른 수가 차등구조가 낮게 설정돼 있어 인력 수준이 좋은 병원일수록 손해를 보고, 낮은 병원이 오히려 이익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병원협회 박진식 보험이사도 상급종합병원의 중환자실 수가도 부족한 상황이지만, 종합병원의 수가는 상급종합병원의 58% 수준에 불과해 개선이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박진식 이사는 "일부 종합병원의 경우 상급종합병원 만큼의 기본 인프라와 의료서비스질을 갖췄어도 수가의 차이로 보전이 어렵다"며 "종합병원 수가의 인상 및 개선을 통해 병원의 적극적인 투자를 유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서 강조된 것 중 하나가 바로 전담인력이었다.
     
    대한중환자의학회 서지영 부회장은 '숙련된 인력'이 중환자실의 핵심임을 강조했다.
     
    중환자를 옆에서 지켜보며 미세한 변화를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사망률을 낮추고 치료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서지영 부회장은 "실제로 중환자실의 전담의를 배치하고 담당 환자수를 줄일수록, 중환자의 사망률이 낮아진다는 연구가 상당수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복지부·심평원 민낯 보여준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
     
    이번 적정성 평가는 국민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복지부와 심평원의 민낯을 보여준 평가라는 지적을 받았다.
     
    '환자가 어느 중환자실에 가느냐에 따라 운명이 달라진다'는 인식으로 인해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쏠림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이형훈 과장(사진)은 "실제로 작년 9월, 부족하지만 중환자실 수가를 개선해 1천억 이상의 예산을 투입했다"며 "적정성평가는 이보다 이전인 재작년에 이뤄져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작년 수가 개선으로 인해 중환자실 진료환경이 개선되고 평가 또한 달라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이형훈 과장은 수가 인상이 능사는 아님을 강조하며, "그간 의료계에서 나온 의견처럼 중환자실을 단계별로 등급화해 '층화'를 시키고, 모든 병원을 동일하게 1등급으로 만드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도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 대상으로 중환자실에 전담전문의를 두는 입법을 예고 중이며 ▲병상 간 최소거리 규정 ▲전담전문의 1일 8시간 이상 근무 ▲전담전문의는 타 업무나 교대업무 불허(외래진료는 4시간 허용) ▲휴가 및 출장 시 대체전문의 구비 등의 시행규칙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