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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ECD보다 높은 국내 평균 재원일수, 심평원 "환자중심 가치기반 의료서비스가 해법"

    임지혜 심사평가연구소 부연구위원, “지불제도 개혁·진료연계 강화 등 재원일수 관리필요”

    기사입력시간 2019-04-04 06:16
    최종업데이트 2019-04-04 06:16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우리나라의 평균 재원일수가 OECD 회원국 평균보다 길다며 지불제도 개혁, 진료연계 강화 등 환자중심 가치기반 의료서비스를 적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임지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 심사평가연구실 부연구위원은 3일 강원도 춘천시 한림대학교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건강보험연구협의체 제3회 연구세미나’에서 ‘환자중심 가치기반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재원일수 관리 방안’에 대해 소개했다. 

    최근 가치기반 의료서비스(Value-based Purchasing, VBP)가 관심을 받고 있다. 가치기반 의료서비스는 부적절(inappropriate), 불필요(unnecessary), 고비용(costly) 의료제공을 지양한다. 비용 또는 의료자원의 낭비 방지를 통한 효율성 향상,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임지혜 부연구위원은 환자중심 가치기반 의료서비스를 기반으로 포괄적 재원일수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평균 재원일수 16.5일...OECD 평균보다 2배 이상↑

    임지혜 부연구위원은 OECD의 ‘2015 한눈에 보는 보건(Health at a Glance 2015)’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 재원일수는 16.5일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OECD 평균인 8.1일과 비교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임 부연구위원은 재원일수 증가 원인을 공급 측면과 수요 측면으로 구분해 진단했다. 우선 퇴원 후 장기요양 서비스 연계가 미흡하다는 점을 꼽았다. 이로 인해 장기요양이 필요한 환자에 대한 평가가 지연된다는 것이다.

    중간단계 돌봄시설(intermediate care facilities)이 부족한 점도 원인이다. 임 부연구위원은 “급성기 치료가 불필요한 환자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밖에 △장기요양 시설 부족 △지불제도(Fee-for-Services) △병원의 소유 형태·대체시설과의 연계 △엄격한 퇴원 지침 적용 등을 재원일수 증가 원인으로 제시했다.

    수요 측면의 원인으로는 환자·보호자의 선호가 재원일수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임 부연구위원은 “환자경험 조사 결과 진료연계 지연 사유 5위는 환자 선택이었다. 이로 인한 재원일수 증가는 11% 이상을 차지한다”라며 “퇴원 프로세스·퇴원 후 진료계획 프로세스에 대한 환자 관점이 반영돼있지 않다”고 말했다.

    장기요양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병원 재원을 지속하는 재정적 이유, 질환의 중증도·동반상병·약물투여 등 환자의 임상적 특성도 원인으로 꼽혔다.

    인구고령화·복합질환 증가로 의료비 지출·사회적 비용 증대

    임 부연구위원가 제시한 '퇴원지연에 대한 OECD 보고서(OECD Fast Track 보고서)'는 “인구 고령화, 복합질환의 증가로 인해 의료비 지출과 사회적 비용이 증대됐다”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의 경우 2014~2015년 총 재원일수의 62%가 65세 이상 환자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벨기에 또한 2014년 총 재원일수의 56%가 65세 이상 환자였다. 영국과 캐나다는 전체 퇴원 지연 환자 중 85%가 65세 이상 환자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회원국 내 퇴원 지연이 전체 병원 비용에 기여하는 비율은 11~31%로 추정된다”라며 “(병원 서비스 지출이) 환자당·일당 200~650유로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환자의 건강측면에서는 노인의 경우 기능상태 약화, 건강 악화를 경험한다”라며 “병원 감염(Hospital-acquired infections) 등 환자안전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비스 질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 기반 포괄적 재원일수 관리 필요

    임 부연구위원은 서비스 질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포괄적으로 재원일수를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환자중심 가치기반 의료서비스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퇴원관리를 강화하고 환자선택을 보장하면 재원일수, 퇴원지연이 감소하게 되고 만족도도 상승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도개혁 △진료연계 강화 △지역사회 기반 돌봄서비스 구축 등을 꼽았다.

    제도개혁 관점에서 임 부연구위원은 “병원의 수용능력을 분석해 효율적인 병상관리를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환자중심 의료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지불단위 포괄화, 가치기반 지불제도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진료연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진료수준에 따른 기관간 의뢰회송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라며 “퇴원관리를 위한 병원·지역, 정부와 주요 정보를 공유하고 입원부터 퇴원 프로세스를 수립해야 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병원의 집중진료가 불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중간단계 진료시설 설립도 지원해야 한다”라며 “병원과 중간돌봄 시설 연계, 역량 강화도 동반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