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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단바이오 의약품으로 한국이 글로벌 나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KAIST CHIP Pharma-Healthcare 경제포럼서 줄기세포·CAR-T·유전자 치료제 개발상황 공유

    기사입력시간 2019-11-28 06:33
    최종업데이트 2019-11-28 06:33

    사진: SCM생명과학 이병건 대표가 2019 KAIST CHIP Pharma-Healthcare 경제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줄기세포 치료제나 CAR-T 치료제 같은 첨단 바이오 산업에서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기 위해서는 제조 및 원료 분야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카이스트(KAIST) 바이오헬스케어 혁신정책센터(CHIP)는 27일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첨단 바이오 의약품에서 우리나라의 주도권 확보 방안'을 주제로 '2019 KAIST CHIP Pharma-Healthcare 경제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SCM 생명과학 이병건 대표의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한 주제발표를 시작으로 큐로셀 김건수 대표의 'CAR-T 항암제', 툴젠 김석중 연구소장 '유전자 치료제' 발표가 이어졌다.

    이병건 대표는 "맥킨지(McKinsey)가 과거 한국의 제약바이오 산업이 왜 글로벌 리더가 없는지에 대해 세 가지 이유를 꼽았다. 첫 번째는 과학과 기술이 글로벌 수준이 안 된다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시장뿐 아니라 회사 규모가 너무 작다는 것,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먼저 해보고 잘되면 글로벌로 간다는 모델이 맞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답이 없으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면서 한국이 글로벌로 갈 수 있는 분야로 바이오시밀러와 세포치료제 분야를 꼽았다.

    이 대표는 "바이오의약품 제조능력이 가장 컸던 위탁생산기업(CMO) 론자(Lonza)가 28만리터, 베링거인겔하임이 24만리터인데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합해 송도에만 55만리터 케파가 있다. 글로벌 허가 및 출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는 바이오시밀러뿐 아니라 우리나라 바이오 업계에 굉장한 도움이 될 것이다"면서 "바이오시밀러는 이제 사이언스가 아니라 오퍼레이션이다. 비용을 낮추고 퀄리티를 맞추려면 스케일이 커야 한다. 줄기세포치료제도 마찬가지로 좀 더 큰 스케일로 임상시험을 하고 글로벌로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10년 후 2030년이 되면 글로벌 바이오제약 시장의 50% 이상이 아시아 시장이 될 것이다. 우리는 10년 후의 아시아 시장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를 봐야 한다. 아시아에서 오픈 이노베이션 하고, 아시아 나라끼리 화합하고, 상호인정 해야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ACH-RM(Asian Council for Harmonization of Regenerative Medicine)으로 아시아에서 재생의료 표준을 만들어 미국, 유럽이 따라오게 해야하고, 바이오 아시아를 만들어 바이오 US와 바이오 유럽과 카운트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큐로셀 김건수 대표가 2019 KAIST CHIP Pharma-Healthcare 경제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김건수 대표는 "CAR-T 치료제는 짧은 투약기간과 확실한 효과로 신약개발 기간이 매우 짧아 임상개시부터 허가까지 36개월 이하 소요된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100명 내외의 비교적 소수 환자의 임상 데이터로 허가받을 수 있다"면서 "좋은 아이디어로 시작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지만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전혀 임상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큐로셀이 내년 상반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첫 번째 임상 허가 신청서를 제출하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CAR-T 치료제의 글로벌 생태계는 기존 항체나 화합물과는 다르다고 했다. 대학이나 병원에 있는 연구자로부터 기술이 출발하고, 10~20명 내외 소규모의 연구자 임상을 통해 환자에게 작동한다면 관심있는 기업에 기술이전한다. 그러면 기업이 환자 100명 내외로 허가임상을 진행한 다음 신약이 나오는, 아카데미에서 산업으로 이전되는 형태가 정형화돼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CAR-T가 임상에 들어가고 제품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제조 기술 및 시설 확보, 병원과의 콜라보레이션,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전체 과정을 관장하는 레귤레이션 3가지가 필요하다. 한국은 아직 첫 번째 임상조차 시작되지 않아 식약처가 어떤 자세를 가지고 있는지 미지수다"고 말했다.

    또한 "CAR-T와 같은 바이러스를 이용한 유전자조작이 가능한 GMP 시설이 매우 부족하고, 핵심 원료인 플라스미드(plasmid) DNA와 바이럴 벡터(viral vector)를 공급 가능한 업체와 기관도 국내에 없다. 바이럴 벡터의 경우 임상규모와 관계 없이 한 번 생산해서 공급받는데 저렴한 곳은 40억원 비싼 곳은 70~80억원으로 고가의 원료라 국내에서 공급되지 않으면 다양한 종류의 CAR-T 임상시험이 활성화되기 어렵다"고 국내 상황을 토로했다.

    김 대표는 "혈액암 분야는 CAR-T로 치료하기 쉬운 암종이다. 암 환자의 대부분인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CAR-T를 개발하려면 가야할 길이 먼데 현재 혈액암 분야에서 선도하는 기업들은 베이스캠프를 차렸다고 보면 된다"면서 "우리나라도 내년부터는 베이스캠프를 하나 차려 좀 더 많은 시도를 통해 혁신적인 항암 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해 투자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진: 툴젠 김석중 연구소장이 2019 KAIST CHIP Pharma-Healthcare 경제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김석중 연구소장은 유전자 치료제 개발이 국내에서 활성화되기 위한 방안으로 "미국처럼 병원에 제조시설이 소규모로 어느정도 잘 돼 있어 가치를 생산하는 아카데미아 역할을 하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작은 회사가 가진 아이디어를 최대한 빠르게 임상적으로 개념증명(POC)할 수 있다면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유전자 치료제로는 그 벽을 뚫는게 더 어려운 것 같다. 상업 단계에서 제조 강화도 중요하지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한두명이라도 테스트해볼 수 있는 환경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