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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과계 몰락 위기 외면하지 말아야"

    10년 넘게 3D 기피과, 해결은 요원

    기사입력시간 2017-10-11 06:24
    최종업데이트 2017-10-11 10:38

    ⓒ메디게이트뉴스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이제는 정말 지쳤다는 말도 지겹다는 외과계가 다시 한 번 우리나라 외과계의 몰락을 우려하며, 정책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혜숙 의원과 대한신경외과학회, 외과학회, 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비뇨기과학회, 산부인과학회는 10일 '대한민국 외과계의 몰락, 이대로 둘 것인가?' 정책토론회를 개최해 외과계가 처한 상황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논의했다.
     
    한때 의료의 꽃이라 불렸던 외과계 과목들은 10~20년전부터 전공의 정원 모집조차 어려운 소위 3D과로 전락해 현재 전공의 지원율 외과계 평균이 60~80%, 흉부외과 50%, 비뇨기과는 30% 내외에서 맴돌고 있다.
     
    이날 토론회를 개최한 학회들은 현실에 맞지 않는 저수가, 강한 업무강도, 의료분쟁조정 자동개시법(신해철법), 수련과정 중도 포기, 외과 의원급 의료기관 폐업, 기피과 고착에 따른 부작용 등으로 인해 외과계가 회생 불능의 상태로 이어지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외과계 몰락이 이미 국민건강 증진 및 보호에 중대한 위협이 되기 시작했고, 조만간 전문의 부족 등으로 더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대한신경외과학회 장진우 이사장은 '대한민국 외과계의 현실'에 대해 주제발표를 하며 "외과계 전공의 부족은 외과의로서 보람찬 삶이 없다는 것과 불합리한 수가, 의료분쟁 시 발생하는 배상금 등의 문제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진우 이사장은 "외과 전문의를 취득한 후도 문제인데, 2010년 학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개원한 외과 전문의 중 42%는 외과가 아닌 일반의원으로 표기하고 있으며, 외과 개원의 5명 중 1명이 8개월 내 폐업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장진우 이사장은 "설문조사에서 개원한 외과 전문의들은 외과를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한다(77.2%)고 답했으며, 20.2%는 다른 전문 과목으로 바꾸고 싶다고 했다"면서 외과계 전문의로 살아가는 것이 정말로 힘들다고 언급했다.
     
    장 이사장은 "현재 외가계 수가는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GDP기준으로 바닥권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작년 건강보험 일산병원이 원가분석연구를 통해 원가보존율을 78.4%라고 밝혔지만, 원가보존율은 의사의 업무량과 위험도를 합쳐서 계산해야 한다. 위험도 반영은 거의 제로상태"라고 말했다.
     
    더불어 장진우 이사장은 의료분쟁 조정절차 자동(강제)개시법 또한 외과계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진우 이사장은 "사망 및 고위험 수술에서 의료인 잘못이 아닐 때 사고는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신해철법으로 인해 자동개시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영국처럼 정부가 보상해줘야 한다"면서 "우리나라는 진료에서 공공성을 강조하면서도 의료소송이 생기면 비용은 자본주의를 강조 한다"고 환기시켰다.
     
    또한 외과계는 현재 정부가 실현하려는 건강보험 보장성강화 정책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장진우 이사장은 "정부는 저수가 문제를 의료수가 현실화라는 근원적인 해결책에도 불구하고 지원금이나 가산수가, 보존금, 비급여 등의 미봉책만으로만 접근한다"면서 "현재 외과계 의료수가가 바닥인 상태에서 문재인 케어를 실시한다고 한다면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냐"고 토로했다.
     
    이어 토론회 참석자로 나선 대한외과학회 이길연 수련이사는 외과계 전공의 지원율 하락과 외과 의료 수요에 따라 외과 전공의 수련을 4년에서 3년으로 축소해 수요·역량·환자중심으로 수련과정을 개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길연 이사는 "3년의 수련기간 동안 수술 환자들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와 고도로 전문화된 고난이도 수술을 할 수 있는 외과분과 전문의, 일반적인 외과계 환자 관리 및 저난이도 수술이 가능한 외과전문의를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흉부외과에서는 외과적 치료행위에 대한 적절한 평가와 보상, 병원이 꼭 보유해야 하는 과로 흉부외과를 지정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으며, 비뇨기과는 전문의 수가가산 제도 적용, 요양기관 배뇨 관리료 신설 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요구에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곽순헌 과장은 "적정수가에 대한 보상은 대통령이 언급한 바 있으며, 문재인 케어 또한 기존에 밝힌 30.6조에 추가재저을 더 투입할 예정"이라면서 "5개 외과계가 요구한 사항은 의료자원정책과뿐 아니라 보험국, 의료국 등 여러 부서와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곽순헌 과장은 "외과계에서 언급한 수련과정 3년 과정 단축 또한 복지부에서 논의 중이며, 입원전담전문의 문제, PA문제, 전공의 정원 등은 민감한 사안인 만큼 이 또한 복지부 내부에서 논의하고, 의료계와 국민들의 의견도 반영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토론자로 참석한 건국의대 예방의학교실 이건세 교수는 외과계 몰락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으며, 마라톤처럼 장기간 계획을 세워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건세 교수는 "정부가 추진하는 보건의료종합발전계획이나 건강보험 중장기계획 등에 외과계 인력문제를 포함시켜 지속적으로 국회와 의료계, 국민들이 챙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 문제는 의료자원이나 보험수가, 수단 등 하나만 가지고서는 해결이 어렵다. 장기전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건세 교수는 중장기계획의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건세 교수는 "현재 외과계 문제 전부가 시급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공통적으로 긴급하게 풀어야 하는 목표를 먼저 정확히 할 필요가 있으며, 기존에 정부가 제공하는 수가 가산이나 지원금 등도 좀 더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