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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 뒤 토종 글로벌제약사 기대

    [기획➅] 국가 항암신약개발사업단 박영환 단장

    항암신약개발사업단 2기 사업 시작

    기사입력시간 2017-07-05 09:22
    최종업데이트 2017-07-05 09:22

    국가 항암신약개발사업단 박영환 단장 ⓒ메디게이트뉴스
    [기획] ICT 융합 의료를 대비하다

    메디게이트뉴스는 'ICT 융합 의료를 대비하다'를 주제로 바이오 업계가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소개한다. 맞춤형 의료를 위한 유전체 분석을 핵심 사업으로 하는 기업,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기업, 투자기업(VC), 정부 출연기관, ICT 융합의료에 활발한 연구중심병원 등은 미래 먹거리를 위해 어떤 구상을 하고 있을까?  

    (1편) 바이오산업의 핵심은 '협업' - 신테카바이오 경영총괄대표 김태순 사장
    (2편) 바이오 투자 더 늘릴 계획 - 한국투자파트너스 황만순 상무
    (3편) 유전자 기반으로 패러다임 바뀐다 - EDGC 이민섭 CTO및 신상철 CEO
    (4편) 초기 기업 투자에 집중 – 인터베스트 문여정 이사
    (5편) 혼밥, 혼숙에 이어 “혼톡” – 헬스케어 챗봇 김민열 대표
    (6편) 20년 뒤 토종 글로벌제약사 기대 -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NOV) 박영환 단장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신약 개발을 위한 정부 R&D 사업단으로는 가장 먼저 시작된 시스템통합적 항암신약개발사업단이 1기 사업을 마치고 5월부터 국가 항암신약개발사업단(NOV)으로 2기 사업을 시작했다.

    1기에서 국내 임상 개발 중인 항암제로는 처음으로 200억 원 이상 규모의 기술수출 2건을 성공했고 2기에서는 글로벌 기술이전 3건을 목표로 하고 있다.

    1기에서는 사업개발본부장 겸 물질개발을 맡았고 2기부터는 단장으로 전체 사업을 이끄는 박영환 단장을 만나 국내 항암 신약 개발의 현황과 미래를 들었다.

    가상 회사 모델로 기술수출 2건 성공

    신약 개발을 하고 있지만 사업단에는 실험실이 없다. 실제 업무는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이나 위탁생산(CMO) 업체에서 하고, 사업단에는 소수 정예의 전문가들이 모여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일종의 가상 회사(virtual company)와 같은 모델이다.

    처음에는 이 모델이 정말 성공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최근에는 연구실 없이 가능성 있는 후보물질을 도입해 상업화에만 집중하는 일명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회사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박 단장은 "가상 회사는 해외에서는 아주 흔한 모델로 우리나라처럼 인프라가 많이 없는 곳에서 빨리 성공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이라며 "지난 6년간 사업단은 대학, 연구소, 바이오테크, 제약회사 등에서 152개 물질을 받아 리뷰, 현재 9개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고 성과를 소개했다.

    그 중 포지오티닙(HM781-36B)은 미국 스펙트럼과 중국 루예제약에 기술수출돼 미국에서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고, 중국에는 임상계획(IND)을 신청한 단계다.

    그 외에도 저분자 면역제제인 TEW-7197(NOV1301)이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Orphan Drug Designation)을 받아 2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2기엔 초기 단계 자문 강화

    2기 사업에서는 연구 범위를 항암신약개발에서 바이오마커 검증과 동반진단 개발까지 넓히고 약물 유형도 확대해 혁신 신약(First-in-class) 중심으로 후보물질을 발굴할 예정이다.

    박 단장은 "사업단이 초기 단계에서부터 관여해 메커니즘이 확실하게 나와 있는 물질을 추려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전임상 상태로 발전시킬 수 있었다면 더 질 높은 과제들이 많이 쌓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면서 "그래서 2기에는 다른 사업단과 연계해 혁신 신약 발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재 신약 개발을 위해 정부에서는 NOV와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오송 신약개발지원센터, 대구경북 신약개발지원센터, 한국임상시업사업본부 등 5개 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2년 전 초기 단계부터 관여가 가능한 다른 사업단과 스트림 라인(stream line) 협의체를 만들었고, 2기 사업이 시작하면서 최근 다시 5개 부처가 워크숍을 열었다.

    박 단장은 "초기 단계 물질을 NOV가 직접 지원하지는 않지만 정기적으로 미팅해 진도 관리와 자문을 하고 비임상 단계를 마치면 NOV가 넘겨받아 개발하는 시스템"이라면서 "현재 시범적으로 하고 있고 뽑는 기준은 글로벌에서 성공 가능성이 있는 혁신 신약"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초기 단계 과제에 대한 자문서비스 강화도 계획하고 있다.

    박 단장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공모를 받아 상시 자문하는 사업도 생각 중"이라면서 "새로운 사업을 추가하면 그만큼 사업단의 부담은 증가하지만 이런 과제들이 시드가 되고 잘 커서 NOV의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다면 전문성을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토종 글로벌 제약사 기대

    예전에는 신약 개발이 제약사 중심으로만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작은 바이오테크 회사들도 매우 획기적인(novel) 아이디어를 가지고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박 단장은 "아직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지만 이런 바이오테크에 예전보다 큰 규모로 투자도 이뤄지고 있어 이런 곳에서 대박이 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돌아오는 혜택이 큰 만큼 높은 위험을 감수해야 하지만 제약사들도 전통적인 파이프라인 왜 이런 획기적인 물질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직 규모가 작은 국내 제약산업 특성상 글로벌 혁신 신약이 탄생하려면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도 반드시 필요하다.

    박 단장 "신약 개발은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산업으로 굉장히 먼 여정이지만 우리나라도 기술이 많이 축적되고 있다"면서 "NOV는 6년간 항암제에 집중하면서 전문성이 매우 높아졌고 그 영향으로 접수되는 과제가 질적으로 어마어마하게 성장하는 성과도 거뒀다"고 자평했다.

    이어 "현재 국내 항암 신약 개발 현황을 보고 있으면 매우 익사이트하다"며 "정부에서 지속해서 지원한다면 10년, 20년 후에는 삼성이 아닌 한미나 동아 같은 곳이 글로벌 회사가 될 날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