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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현 체제 유지하기로 한 의협…집행부 탄핵·비대위 구성 모두 불발

    집행부 탄핵할 정도로 잘못 있다고 보기 어려워…비대위 구성하기엔 시간 부족 주장도

    기사입력시간 2023-07-23 17:34
    최종업데이트 2023-07-23 17:34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과 부회장 2인에 대한 불신임(탄핵)안이 최종 부결됐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과 부회장 2인에 대한 불신임(탄핵)안이 최종 부결됐다. 비상대책위원회 설치도 무산됐다. 

    의협 대의원회는 23일 오후 3시 의협회관 지하1층에서 집행부 불신임안과 비상대책위원회 설치 논의를 위한 임시총회를 개최했다. 임총은 재적대의원 242명 중 3분의 2 이상이 참석해 성원됐다. 

    표결 결과, 이필수 회장 불신임 안건은 전체 투표자 189명 중 찬성 48표, 반대 138표, 기권 3표로 부결됐다. 

    두번째 안건인 이정근 부회장 불신임안건도 찬성 69표, 반대 117표로 부결됐고 이상운 부회장도 찬성 60표, 반대 124표로 부결됐다. 

    비대위 관련 논의도 찬성 40표, 반대 127표, 기권 2표로 결국 무산됐다. 

    실제 집행부 탄핵보단 이번 임총을 계기로 회무 집행에 있어 더욱 신중을 기해달라는 요구가 더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표결에 앞서 탄핵 임총을 주최한 대전시의사회 김영일 회장은 "우선 임총을 받아들이는 현 집행부의 오만한 태도에 문제가 있다. 임총이 서운할 순있지만 다수 대의원이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 대변인이 찌라시 수준의 의혹이라고 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집행부 관계자가 공중파 인터뷰에서 이번 임총이 집행부 공격을 위한 수단이고 집행부를 공격해야 표를 얻는다는 식의 발언도 유감"이라며 "비판을 수렴하는 집행부는 봤지만 이런 집행부는 처음"이라고 비판했다. 

    구체적인 탄핵 사유에 대해서도 그는 "의대정원 확대에 대해 보건복지부 장관이 합의라고 했다. 그런데 집행부는 합의한 적이 없다고 한다"며 "그럼 장관이 거짓말은 하는 것인가. 정말 거짓이라면 이에 대한 반박 보도자료라도 내야되는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면허박탈법도 큰 문제다. 이 사안만으로도 불신임을 면하기 어렵다"며 "이번 집행부에게 면허법만은 꼭 막아달라고 부탁드렸는데 법안이 통과되면서 순식간에 의사들은 손발이 묶이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집행부는 이번 임총을 계기로 더욱 회원 민심을 고려하며 내부 역량 강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의협 이필수 회장은 "의협 이기주의로 표현되는 그동안의 거친 구호와 강경투쟁 보단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고자 했다"며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었다. 다만 모든 상화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내부적인 소통 부족의 문제가 있었다면 이는 겸허히 반성하고 더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정권 교체 이후 정치적 지형변화와 더불어 정부와 여야 입장도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과 진행경과, 배경상황을 충분히 말씀드리지 못했다는 따끔한 지적은 앞으로 각별히 챙기겠다"며 "특히 의료인면허취소법은 향후 꼭 개정을 관철시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정근 상근부회장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송구하다. 불신임안 발의 이후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보냈다. 다만 의대정원 확대엔 결단코 합의한 적이 없다. 대의원의 뜻에 어긋나는 독단적 판단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오늘 임총을 기회로 삼아 향후 더 진심과 의지를 담아 회무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운 부회장은 "검체검사 문제는 여전히 개선이 유효하고 복지부 측에서도 개선을 위해 앞으로 충분히 협의를 하겠다는 공문을 보내온 상태다. 향후 더 중요한 과정들이 남아있다. 더욱 노력해서 검체검사 관련해서 회원들이 절대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비대위 구성과 관련해서도 찬반 토론이 벌어졌으나 찬성 측 입장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비대위 반대 측 이종열 대의원은 "사실상 비대위가 생기면 집행부 회무가 정지되는 것이다. 현 상황에서 비대위와 집행부 공존은 어렵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집행부에게 근본적인 잘못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며 "회원 직접 선거 절차를 통해 정상적으로 뽑힌 집행부이기 때문에 비대위 구성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엄철 대의원도 "곧 차기 회장 선거가 있다. 겨우 6개월 가량 남았는데 비대위를 설치하고 운영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며 비대위 구성에 반대했다. 

    비대위 찬성 측 이동욱 대의원은 "이대로 다 부결되면 복지부에 끌려가는 모양이 계속 유지된다. 이번 임총이 발의되면서 의료현안협의체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비대위 구성을 통해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임총은 시작 전부터 일부 방청회원들의 입장 문제로 진통을 겪기도 했다. 

    임총을 찾은 일부 회원들은 직접 논의 과정을 지켜볼 수 있도록 해달라고 회의장 입장을 요구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한때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들은 '수탁검사 무대책, 민초회원 형사고소 하는 이상운 부회장 즉각 사퇴하라' 등 플랜카드를 들고 집행부 탄핵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