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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사님, 전화라도 한 통 주시지 그랬어요?"

    법적 문제 떠나 처방한 의사 배려 필요

    약사회, 의사 리베이트와 연계한 해명 유감

    기사입력시간 2015-05-19 13:04
    최종업데이트 2015-05-20 07:06

    의사가 자주 쓰지 않던 약을 처방해야 하는 경우 확인해야 할 항목이 갑자기 많아진다.

    나이에 따른 금기는 없는지, 주요 부작용은 무엇인지, 복용 방법은 내가 알고 있던 것이 확실한 지...뜸한 처방 때문에 완벽하지 못했던 지식을 다시 확인한다.
     


    그렇게 여차 저차해서 겨우 처방을 마치고 다음 환자를 진료하고 있으면 어김없이 전화벨이 울린다.
     
    "OO약국인데요. 지금 처방하신 약이 현재 저희가 가지고 있지 않고 같은 성분명의 다른 약이 있는데요?"
     
    평소 자주 쓰던 약이야 미리 약국에 구비를 부탁해 문제가 없지만, 뜸하게 처방하던 약은 약국에서 미쳐 구비를 못해 대체조제 확인 전화가 온다.
     
    의심 많은 꼼꼼한 일부 의사는 그런 대체조제에 태클을 걸기도 하겠지만, 대부분은 당연히 "그렇게 해주세요"하고 끊는다. 처방받은 약만을 기다리는 환자에게 복용하지 못하게 할 이유가 없다.
     
     
    많은 일선의 약사는 의사와 사이가 나쁠 이유가 없다.

    '좋은 게 좋은 거'여서 그럴 수도 있지만, 의사와 약사는 환자 편의를 위해서 만큼은 뜻을 같이하기 때문이다.(라고 믿고 싶다)





    최근 전의총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약국의 21%에 해당하는 4381개 약국에서 불법 임의 대체조제를 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약사협회가 불법 임의조제(처방 전후 동일 성분명 처방을 하겠다고 알리지 않는 것)에 대해 '어리숙한 핑계'를 댄 것은 실망스럽고, 의사와 약사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리베이트 과다 경쟁으로 어제와 오늘의 처방이 다른 상황에서 합법적 대체조제와 청구는 할 수밖에 없다."


    이런 근거 없는 주장에 상상력까지 동원되면 언급된 주체는 자극을 받는다.

    그리고 이런 자극은 가끔 비이성적인 생각을 만들고, 그런 분노는 약사와 의사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

     
    회원의 권익을 우선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각은 좀하고 행동을 했으면 좋겠다.
     
    리베이트 근거가 있다면 근거를 내놓고 포상금도 좀 타 가셔서 협회 재정에 좀 보태시라!!



    협회 입장이야 입장인 거고...
     
    순간적으로 많은 환자가 동시에 몰려 정신없게 되는 것은 약국이나 병원이나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법적인 문제 이전에) 서로 배려는 해줘야 하지 않을까?
     
    의사가 알지 못하는 약사의 대체조제로 인해 

    "아침마다 하얀 동그런 약(아스피린 프로텍트) 잘 드셨어요?"라고 의사가 환자에게 물어봤는데,
     
    "무슨 소리여? 뻘건 캡슐약(아스트릭스) 주던데?"
     
    라는 대답을 듣는 우스운 상황을 약사들은 상상이나 해봤는가?
     
    일선의 약사들이 좀 꼼꼼히 챙겨서 전화라도 한 통 줬다면 쉽게 해결되었을 문제였는지 모르겠다.
     
    법적인 문제 이전에 환자를 배려하고 의사와 약사가 서로 협력해줄 문제이기도 하다.
     

    "약사님, 전화 한 통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