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화. 2022년 여전히 처참한 전공의 비인기과 지원율
한국 의료계는 인기과와 비인기과로 양분돼 있고, 인기과로의 인력 쏠림은 갈수록 심해져 왔다. 그러다 지난해 8월 코로나19 위기가 더해지자 정부는 이런 의료 위기를 대대적으로 해결하겠다며 공공의대 카드와 함께 ‘의대 증원’ 카드를 꺼냈다.
당시 의료계의 특성을 잘 아는 사람들은 경악했고, 정부는 우겼다. 정부의 논리는 이렇다. "의사수를 계속 늘리면 인기 의료 영역이 포화될 것이고, 그 영역이 포화되고 나면 넘친 강이 둑을 넘듯 인력이 비인기 영역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갈 것"이라고 했다.
과연 그럴까. 지난주에 집계된 2022년 전공의 집계 현황을 보면 그 실상이 드러난다. 2022년도 전공의 모집 결과에 따르면 피부과(161.9%)와 성형외과(174.6%)를 위시한 미용 의료 영역은 굳건하고 거품을 20년 넘게 더욱 키웠다. 그리고 정형외과(158%), 재활의학과(148.1%), 마취통증의학과(152.6%), 신경외과(112%)를 중심으로 한 통증 영역이 몇 년 전부터 몸집을 크게 키우고 있다. 시장에서 이 영역들은 이미 포화에 다다랐다고 평가되지만, 전공의들은 애석하게도 정부의 바람대로 비인기과를 선택하지 않았다.
그리고 비인기과들은 어떻게 됐을까. 산부인과 지원율 61%, 외과 59.7%, 흉부외과 30.6%, 그리고 소아청소년과 23.1%라는 충격적인 수치가 나왔다.
이제 2022년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1년차는 없다. 소아청소년과는 1년차 때 응급실 당직을, 2년차~3년차 때 소아중환자실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2022년부터는 응급실에서 소아과 의사를 만나기 힘들어질 것이고 2023년, 2024년이 되면 소아중환자실이 있어도 그 곳을 담당할 소아과 의사가 없다. 병원이 이미 배출된 전문의들을 응급실이나 소아 중환자실 담당으로 고용하길 바라야 하지만, 적자를 감수하고 그런 투자를 할 가능성은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소아중환자실을 닫아버릴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며칠 전 한국 최고 대학을 졸업하고 부속병원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한 전공의가 마취통증의학과 지원 경쟁에서 밀렸다는 이유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의 개인 사정이 어땠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 사건이 마치 한국 의료계를 상징하는 듯해 마음이 더욱 아픈지도 모르겠다.
한국 의료계는 인기과와 비인기과로 양분돼 있고, 인기과로의 인력 쏠림은 갈수록 심해져 왔다. 그러다 지난해 8월 코로나19 위기가 더해지자 정부는 이런 의료 위기를 대대적으로 해결하겠다며 공공의대 카드와 함께 ‘의대 증원’ 카드를 꺼냈다.
당시 의료계의 특성을 잘 아는 사람들은 경악했고, 정부는 우겼다. 정부의 논리는 이렇다. "의사수를 계속 늘리면 인기 의료 영역이 포화될 것이고, 그 영역이 포화되고 나면 넘친 강이 둑을 넘듯 인력이 비인기 영역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갈 것"이라고 했다.
과연 그럴까. 지난주에 집계된 2022년 전공의 집계 현황을 보면 그 실상이 드러난다. 2022년도 전공의 모집 결과에 따르면 피부과(161.9%)와 성형외과(174.6%)를 위시한 미용 의료 영역은 굳건하고 거품을 20년 넘게 더욱 키웠다. 그리고 정형외과(158%), 재활의학과(148.1%), 마취통증의학과(152.6%), 신경외과(112%)를 중심으로 한 통증 영역이 몇 년 전부터 몸집을 크게 키우고 있다. 시장에서 이 영역들은 이미 포화에 다다랐다고 평가되지만, 전공의들은 애석하게도 정부의 바람대로 비인기과를 선택하지 않았다.
그리고 비인기과들은 어떻게 됐을까. 산부인과 지원율 61%, 외과 59.7%, 흉부외과 30.6%, 그리고 소아청소년과 23.1%라는 충격적인 수치가 나왔다.
이제 2022년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1년차는 없다. 소아청소년과는 1년차 때 응급실 당직을, 2년차~3년차 때 소아중환자실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2022년부터는 응급실에서 소아과 의사를 만나기 힘들어질 것이고 2023년, 2024년이 되면 소아중환자실이 있어도 그 곳을 담당할 소아과 의사가 없다. 병원이 이미 배출된 전문의들을 응급실이나 소아 중환자실 담당으로 고용하길 바라야 하지만, 적자를 감수하고 그런 투자를 할 가능성은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소아중환자실을 닫아버릴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며칠 전 한국 최고 대학을 졸업하고 부속병원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한 전공의가 마취통증의학과 지원 경쟁에서 밀렸다는 이유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의 개인 사정이 어땠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 사건이 마치 한국 의료계를 상징하는 듯해 마음이 더욱 아픈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