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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암 환자 유전자 데이터 1000건 돌파 예정…신약개발도 기대"

    바이오플러스서 정밀의학 주제로 K-MASTER 사업단·지노닥터·테라젠이텍스 등 강연

    기사입력시간 2018-09-11 06:28
    최종업데이트 2018-09-11 06:28

    ▲고려대 의대 김열홍 교수가 7일 바이오플러스에서 K-MASTER 사업단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권미란 기자] 유전자에 따라 특히 발병 위험이 높은 질병을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에 대한 업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국내외 바이오산업의 최근 동향을 공유하는 자리에서 산학계가 국내 유전자 검사의 사업현황과 비전을 발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바이오협회 주최로 지난 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 2018'에서는 '정밀 의학: 미래 의학의 게임 체인저'를 주제로 한 강연들이 발표됐다.

    국내 유전자 데이터 샘플 1000건 돌파 예정…2021년까지 1만명 분석 목표

    이날 고려대 의대 김열홍 교수는 암 정밀의료 진단·치료법 개발 사업단(K-MASTER 사업단)에서 추진 중인 사업내용과 비전에 대해 발표했다. 김 교수는 "국내 암 환자의 유전자 데이터 샘플이 곧 1000건을 넘을 예정이다"라며 "암 정밀의료 진단·치료법 개발 사업단(K-MASTER 사업단)에서 유전자 샘플을 분석해 적정 의약품을 매칭하고 제약사에 후보약물에 대한 임상시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K-MASTER 사업단은 ▲유전체 검사부(진단) ▲임상시험부(치료) ▲암 데이터 관리부로 구성돼 있다. 부서별 핵심과제는 '유전체 검사부'의 경우 코어시설 기반으로 한 정밀의료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다. '임상시험부'는 대규모 임상시험 네트워크 구축, '암 데이터 관리부'는 임상 유전정보 레지스트리 구축을 핵심과제로 삼고 있다.
     
    김 교수는 "우리 사업단은 오는 2021년까지 1만명의 암 환자 유전체 데이터 분석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900건의 유전체 샘플을 분석했고 이번 달에만 300여명의 유전체 분석이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유전체 데이터를 통해 정밀의료 기반의 암 진단 플랫폼을 구축하고 진단에 따른 맞춤 치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1만명의 암 환자 유전체 데이터 분석을 마치면 임상 환자 2000명을 모집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유전체 데이터를 통해 제약사들의 후보물질 도출과 임상시험을 거쳐 신약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임상 적용 위해 더 많은 한국인 유전체 데이터 수집에 공동 노력"

    이어 의사들이 설립한 유전체 회사 지노닥터(GenoDoctor)의 신영수 대표는 유전체 데이터의 임상 적용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더 많은 한국인 유전체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노닥터는 인천대, 유전체 정보 분석업체인 이디지씨(EDGC)와 함께 유전체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는 인천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신 대표는 "인간 유전자의 30억개 염기서열 중에 회사에서 70만개 정도를 읽을 수 있다. 그 중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것은 10만개 정도"라며 "나머지 60만개는 미지의 영역이다. 더 많은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같이 찾아나가야 한다"고 했다.

    신 대표는 최근 임상에 적용되고 있는 유전체 서비스로 ▲비침습 산전검사(NIPT) ▲신생아 유전자 검사 ▲암·질환 예측검사를 꼽았다.

    신 대표는 "비침습 산전검사의 경우 과거에 뒤쳐졌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간편하고 안전하게 검사를 진행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며 "양수검사 혹은 융모막검사로 인한 유산율은 0.5~2%에 달한다. 환자도 그렇고 의사들도 부담스러워 한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신생아 유전자 검사도 최근에 많이 하는 추세다. 이 중 특히 주목받고 있는 것은 암·질환 예측검사로, 세계적 트렌드로 가고 있다"며 암·질환 예측검사를 통해 본인이 진료했던 사례들을 소개했다.

    신 대표에 따르면 64세 남성 환자였던 K씨는 유전체 예측 검사상 위암, 심장마비, PROSTATE 암 가능성이 매우 높게 나왔다. 지난 2016년 1월 지역 의원에서 내시경 후 암 가능성이 발견돼 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위암으로 확진되지는 않았지만 세포형이 정상적이지 않고 특이해 수술을 받았다. 또 입원 당시 심전도 이상이 발견돼 심초음파를 시행한 결과, 심장 내 혈류 역류로 인해 심장마비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받고 현재까지 치료를 진행 중이다.

    두 번째 사례에서 21세 여성 P씨는 유전체 예측 검사상 췌장암과 폐암 가능성이 매우 높게 나왔다. P씨의 할아버지는 췌장암으로 사망했다. 현재 상기 특정 질환에 대한 정밀 검사 중이며 향후 주기적인 정밀 검사를 통한 조기 진단을 하기로 했다. 

    신 대표는 "P씨의 보호자는 검사결과를 보고 처음에 매우 기분 나빠했지만 일상생활에서 유해인자에 대한 회피 등 예방 교육에 주력하겠다는 생각으로 전환했다"며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확률이 높게 예측된 질환에 대해 집중검사를 진행할 경우 질환의 조기발견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전자 검사 데이터를 임상에 적용시 만능이 아니라 참고자료로만 활용할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환자들에게 유전자 검사의 한계도 분명한 설명이 필요하다. 질병 고위험군으로 나와도 환자들이 좌절하지 않고 조기진단과 질병에 대한 관심, 예방을 위한 노력을 더해서 극복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또 "의사들에게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수술여부 결정 등 의료적 판단에서도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유전자 데이터에 빅데이터 AI 활용시 더 신속하게 진단·치료 가능"

    테라젠이텍스 김경철 부사장은 유전자 데이터에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하면 더욱 신속하게 진단하고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고 했다. 

    김 부사장은 "학회에서는 대부분 임상의사들이 기조연설을 하는데 최근 열린 미국암학회(AACR)에서 구글 헬스케어팀이 AI의 암 진단에 대해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며 "현미경으로 암 조직을 관찰하는 것은 똑같은데 구글 헬스케어팀의 현미경은 AI서버와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 하나하나를 기존 서버에서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와 연결해서 어떤 조직의 어떤 암인지 분석한다는 것이다.

    또 김 부사장은 대표적인 글로벌 빅데이터 AI기반 기업으로 스위스의 유전체분석 스타트업인 '소피아제네틱스'를 꼽았다. 이 회사는 AI, 머신러닝을 적용한 유전체 분석 및 분자진단 전문 기업이다. 

    김 부사장은 "이 회사는 의료기록과 유전체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통합하고 AI를 활용해 빠르게 분석한다"며 "의료진이 지식을 서로 공유하며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법을 제시하는 등 신속한 의사결정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이같은 트렌드에 맞춰 테라젠이텍스도 유전체 분석을 통한 질병예측서비스 '헬로진'을 의료기관에서 진행해왔다고 소개했다. 테라젠이텍스는 8년간 24개 대학병원 등 650개 의료기관에서 유전체 분석을 진행했다.

    김 부사장은 "아시아 최초의 개인유전체 분석을 통해 질병위험도를 예측한다"며 "최근 업그레이드를 통해 빅데이터 기반의 유전자 클라우딩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