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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공의 10명중 9명, 방사선 무방비 노출…"병원 비용 문제 가장 커"

    전공의 38명, 노출 이후 이상 증상이나 혈액검사 결과 이상 등 경험

    대한전공의협의회, 전공의 방사선 노출경험 설문조사 1차 자료 배포

    기사입력시간 2018-05-29 11:10
    최종업데이트 2018-05-29 11:12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전공의 97%가 수술방, CT실 등에서 방사선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공의 10명 중 9명(91%)이 방사선으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실시한 '2018년 전공의 방사선 노출경험 설문조사 1차' 자료를 29일 배포했다. 대전협은 전공의들이 방사선 노출 사각지대에 놓여있어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정부와 각 수련병원 등에게 안전한 수련환경을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에 앞서 실태파악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전협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공의 1~4년차와 인턴을 포함한 총 660명이 조사에 응했다. 이들은 총 91개 수련병원 소속이었으며, 인턴 202명(30.6%), 1년차 118명(17.9%), 2년차 107명(16.2%), 3년차 113명(17.7%), 4년차 120명(18.3%)이었다.
     
    조사결과 이들 660명 중 640명(96.96%)가 수술방이나 CT실 등에서 방사선에 노출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CT와 X-ray에 가장 많이 노출되고 있었다. 548명(85.62%)이 CT에 노출된 경험이 있으며, X-ray에 409명(63.9%), 연속적 X-ray발생장치에 448명(70%), 방사선 동위원소 노출 67명(10.46%), 방사선 근접치료 22명(3.43%)순이었다.
     
    하루 평균 노출 시간은 1시간 미만이 가장 높은 응답률을 나타냈지만, 전공의들은 일주일에 2~3회 이상 방사선에 노출됐다. 응답자 640명 중 407명(63.6%)가 1시간 미만으로 방사선에 노출됐으나 1~2시간 노출된 전공의도 146명(22.8%)에 달했다. 3~4시간 노출된 전공의도 51명(8%), 7~8시간 6명(0.93%), 8시간을 초과하는 전공의도 13명(2%)이나 존재했다.
     
    일주일에 방사선에 노출된 횟수가 2~3회라고 답한 전공의는 249명(38.9%)이었으며, 4~5회가 134명(20.93%), 0~1회가 101명(15.78%), 10회 이상이 92명(14.37%), 6~7회가 57명(8.9%), 8~9회가 7명(1.09%)으로 조사됐다.
     
    대전협은 "1년 중 몇 개월 정도가 방사선 노출 업무에 해당하는지 질문했다. 즉 통합 당직이나 진료과를 불문하고 1년 내내 하게 된다면 12개월로 답해달라고 했다. 213명(33.28%)이 12개월 내내 방사선에 노출된다고 답했다"며 "329명이 6개월 이상 방사선에 노출되고 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방사선 노출이 가장 많은 과는 정형외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311명(48.59%)이 정형외과였으며, 신경외과 233명(36.4%), 응급의학과 137명(21.4%), 내과 130명(20.31%), 영상의학과 56명(8.75%), 중환자실 55명(8.59%), 마취통증의학과 30명(4.68%), 비뇨기과 38명(4.37%), 재활의학과 24명(3.75%), 소아청소년과 23명(3.59%), 신경과 21명(3.28%), 핵의학과 9명(1.4%), 흉부외과 5명(0.78%)순이었다.
     
    이와 같이 방사선에 많이 노출되고 있는 전공의들은 정작 방사선으로부터 보호를 잘 받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중 601명(91.06%)는 방사선으로부터 보호를 잘 받고 있지 않다고 했으며, 459명(69.54%)은 방사선 노출 시 보호구 제공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전협은 "보호구는 납 앞치마를 받고 있다는 응답자가 652명, 갑상선보호구 538명, 납 안경 25명, 납 두건 14명, 납 장갑 5명 등이었다"며 "납복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비용 문제라고 답한 전공의가 134명(20.3%)로 가장 많았다"고 말했다.
     
    수량부족이라고 답한 전공의는 73명(11.06%)이었으며, 시간부족 65명(9.84%), 병원의 무관심 54명(8.18%), 응급상황 41명(6.21%), 인식문제 22명(3.33%) 순으로 답변이 높았다.
     
    또한 전체 응답자 중 38명의 전공의들은 방사선 노출 이후 이상증상이나 혈액검사 결과 이상 등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기타 의견에는 방사선에 노출될 시 불편한 증상을 경험하며, 눈피로도와 눈 통증, 두통, 피부 두드러기, 생리불순, 어지럼증 등을 경험했다고 했다.
     
    대전협은 "방사선 노출과 관련해 사직을 고려하거나 전공과목 선택 시 고민한 전공의도 절반에 가까운 323명(48.93%)였다"며 "그러나 인턴으로 입사하기 전 방사선 노출 가능성에 대해 수련병원으로부터 이를 고지 받은 적이 있다는 전공의들은 5.75%(38명)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또한 전공의들은 방사선 노출업무와 관련해 주의사항이나 안전교육 등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중 559명(84.69%)가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으며, CT킵 상황에서 응급상황 대처 등과 관련해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도 9.7%(64명)에 불과했다.
     
    대전협은 "방사선 노출한계량에 대해 알고 있거나 한계량을 넘긴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553명(83.78%)가 모르겠다고 답했다. 알고 있지만 넘긴 적이 있다는 전공의가 48명(7.27%), 알고 있으며 넘긴 적 없다고 답한 전공의가 59명(8.93%)이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전공의들은 방사선 작업종사자로 등록된 경우도 5.9%(39명)에 불과했으며, 들어본 적도 없다고 답한 전공의가 60.15%(397명)로 가장 많았다"며 "방사선 관계종사자로 등록된 전공의는 40명(6.06%)이었으며, 들어본 적도 없다고 답한 전공의가 395명(59.84%), 등록되지 않았다고 답한 전공의가 225명(34.09%)"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TLD(개인피폭선량측정계) 뱃지를 사용해 본 적이 있다고 답한 전공의는 65명(9.84%)에 불과했고, 사용해 본 적 없으며, 뱃지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다고 답한 전공의가 595명(90.14%)였다.
     
    대전협 이승우 부회장은 "방사선 노출은 심각한 문제로, 수련환경평가 항목에 반영되는 것은 물론 정부와 각 수련병원 등에서 이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현장에 있는 인턴과 레지던트도 경각심을 갖고 문제를 제기해야 전공의 방사선 관계종사자 등록을 요구할 수 있다. 전공의는 더 이상 희생을 강요받지 않고 안전하게 수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