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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요양병원 감염관리 강화 중요...항생제 내성 관련 정책제안 속도낼 것”

    감염학회 김양수 이사장, "의료기관 인증평가 때 항생제 내성 관련 항목 단편적으로 돼 있어"

    기사입력시간 2018-12-03 08:27
    최종업데이트 2018-12-04 06:01

    사진: 대한감염학회 김양수 이사장
    [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병원 내 감염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보건당국과 의료계는 ‘메르스 사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 등 일련의 사건들을 경험하며 구멍 뚫린 국내 감염 관리 시스템을 점검,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내 감염 관리 정책이 단발성이 아닌, 연속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의료관련 감염과 항생제 내성 문제 해결 등 종합적 시선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최근 대한감염학회 김양수 이사장(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과의 인터뷰를 통해 국내 감염 관리 현 주소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의료관련감염 예방관리 종합대책 후속조치 필요”

    보건복지부는 의료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염 위험을 줄여 안전한 의료 환경을 만들기 위한 중장기 대책으로 지난 6월 ‘의료관련감염 예방관리 종합대책(2018~2022)를 수립, 발표했다.

    이번 종합대책은 감염예방, 전파차단을 위해 의료기관의 시설·구조를 개선하고 의료관련감염 감시체계를 확대 개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모든 의료기관에 감염관리담당자를 지정해 감염관리 활동을 강화하고자 한다.

    김양수 이사장은 “이대목동병원 사건은 의료계에 큰 영향을 줬다. (감염학회 업무 관련해) 사회적 이슈들이 생기고 대응해야 하는 일이 늘면서 기획해야 하는 일이 많다”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이대목동병원 사건 발생 이후 위기의식을 느껴 각 의료기관 감염관리실장들과 지난 8월 말 토론회를 갖기도 했다”라며 “(병원들도) 의료관련감염에 대해서는 매우 긴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에서 집단감염 등이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올해 1월부터 질병관리본부, 관련 학회, 협회, 유관기관, 전문가 등과 ‘의료관련감염 종합대책 마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추진방안을 논의해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1월 29일 제20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감염 예방 관리 및 환자 안전 수가의 전면 개편을 의결했다.

    이를 통해 보건복지부는 ‘환자안전관리 수가 추진 로드맵’, ‘제1차 환자안전 종합계획’ 등 후속조치로 수술실 인프라 확충을 통한 감염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한 수가를 신설하기로 했다. 또 중소병원, 요양병원 등을 대상으로 감염예방관리료, 격리실 입원료도 마련했다.

    김 이사장은 “중소병원, 대형병원, 요양병원 등으로 환자들의 이동이 많다. 한 의료기관의 항생제 내성균 등이 대형, 중소병원으로도 전달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현재는 대형병원 위주로 의료관련감염, 감염관리가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라며 “감염관리 관련 문제가 (의료기관 간) 전달될 수 있기 때문에 대형병원 위주의 정책을 중소, 요양병원으로 강화하자는 취지다”라고 설명했다.

    중소·요양병원 감염관리 강화 문제는 의료관련감염 종합대책 마련 TF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진 사안이다. 김 이사장은 향후 감염 관리 관련 예산 편성을 진행할 때 전문학회의 의견 수렴 과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현재 국회에서 예산 편성 작업이 진행 중이다”라며 “항생제 내성 문제 등 관련 예산 편성 시 전문학회와의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항생제 내성 관련 정책 제안 적극적으로 할 것”

    대한감염학회는 '항생제 내성 문제 개선'을 위한 정책 제안 계획도 밝혔다. 항생제 오남용 문제는 세계적 현안이다. 지난 11월 1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1차 아세안+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은 항생제 오남용에 따른 내성 문제에 우려를 표하고 공동 대응을 다짐하는 ‘항생제 내성 대응을 위한 정상성명’을 채택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항생제 내성 문제는 국가에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다”라며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해 항생제 내성 문제에 대한 대처가 부족한 상황이다. 내년에는 학회에서 항생제 내성 관련 활동을 더 주도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항생제 내성 문제는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적 측면, 항생제 내성이 관측된 환자 관리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라며 “여기서 ‘방법적 측면’이 항생제 관리 영역인데 이 부분이 약하다”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은 하루 1000명당 34.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치인 21.1명보다 높은 편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16년부터 ‘국가 항생제 내성관리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항생제 내성 대응 대책이) 조금 더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차원에서 다뤄지기보다는 단편적으로 추진되는 것 같다”라며 “미국, 일본에 비해 법과 제도가 많이 부족하다. 항생제 내성에 대한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더 신속하고 과감하게 움직여햐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의료기관 인증평가에서 항생제 내성 관련 항목을 좀 더 구체화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이사장은 “의료기관 인증평가를 할 때 항생제 내성에 대한 항목은 자세한 것이 없고 단편적으로 돼 있는 경향이 있다”라며 “질적 평가를 적용해 항생제 내성 문제 대응을 잘 하고 있는 병원에는 혜택을 주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