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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사 난임사업 유효성·안전성 의문

    난임여성 자연임신율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아

    기사입력시간 2017-05-12 16:20
    최종업데이트 2017-05-12 19:58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지자체의 한방 난임 사업이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하지 못한 채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바른 의료를 지향하는 의사들의 모임인 '바른의료연구소'는 12일 "정보공개청구와 민원신청을 통해 확인한 결과 한방 난임사업은 평균 7.6개월이라는 사업 기간에 임신 성공률은 14%여서 그간 한의계가 주장한 20~30%보다 상당히 낮았다"면서 "여러 연구와 비교했을 때 한방 난임사업의 임신 성공률이 난임여성의 자연임신율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았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대한의원협회는 국내외 논문을 분석한 결과 임신 중 많이 사용하는 한약의 상당수(백출, 감초, 인삼, 안태음 등)가 조산, 선천성 기형, 인지기능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태아와 산모에 위험한 한약성분이 포함된 한방난임 치료 지원사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와 달리 한의사협회는 "한방 난임치료에 들어간 한약은 이미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보했으며, 부작용 없이 높은 임신 성공률을 기록한 사실이 이런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의협은 2015년 12월 보도자료를 통해 "그간 한의학 난임치료는 양방 난임치료와 비슷한 25~30%의 성공률과 양방 난임치료 대비 절반 수준의 치료비용으로 주목받아 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이처럼 의료계와 한의계가 한방 난임사업에 대해 맞서자 지자체 한방난임치료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2009~2016년 한방 난임 사업을 시행한 25개 지자체 64개 사업연도 결과를 취합·분석했다.

    그 결과 한방 난임 한약 평균 복용 기간은 3.4개월(범위 3~6개월), 침구치료 4.2개월(0~10개월), 한방치료 종결 후 평균 임신추적 기간 평균 3.7개월(0~12개월), 총 사업 기간 평균 7.6개월(3~16개월) 등 기준이 천차만별이었다. 

    난임 치료 한약, 뜸 및 약침의 병행, 임신 성공의 정의 및 확인방법, 임신 추적기간, 의학적 보조생식술 금지기간 등도 제각각이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각 지자체가 같은 조건으로 한방난임사업을 시행했다고 가정하고, 구했을 때 임신 성공률은 14% 수준이었고, 단 한 명도 임신하지 못한 지자체도 6곳이나 됐다.

    이마저도 부풀린 수치였다.

    모든 지자체가 중도탈락자를 제외하고 임신 성공률을 계산했으며, 생화학적 임신이나 자연 임신, 의학적 보조생식술에 의한 임신도 한방난임사업 임신성공률에 반영했다. 일부 지자체는 임신예후가 좋은 사람을 우선 선정하기도 했다.

    또 한 지자체에서는 사업 후 간기능 수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상승했는데, 간 수치(GOT, GPT) 평균은 약간 상승했지만 표준편차가 각각 6.5배, 7.3배 증가해 일부 대상자에서 간 기능이 크게 악화했을 가능성도 있어 안전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지자체 사업 결과를 근거로 한방난임 치료를 건강보험 급여화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 "지난 10년간 사업을 지속했음에도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하지 못한 만큼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해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