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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제약사 시총 1위 릴리, 2위 J&J와 235조원 차이…노보 노디스크 3위로 바짝 추격

    모더나·화이자·BMS 등 큰폭 감소…코로나19 제품 수요 줄며 비만약 개발사로 시총 순위 이동

    기사입력시간 2024-02-22 08:14
    최종업데이트 2024-02-22 08:14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지난해 일라이 릴리(Eli Lilly and Company)의 시가총액이 전년 대비 59.2% 성장하며, 존슨앤드존슨(J&J)을 제치고 바이오제약 분야에서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왔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GlobalData)가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의 시가총액 성장률을 분석한 보고서를 20일(현지시간) 발간하고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20개 바이오제약 기업의 시가총액은 2022년 3조6100억 달러에서 2023년 3조6700억 달러(약 4900조원)로 1.6% 상승했다. 거시경제의 역풍, 가파른 특허절벽,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미국 약가 협상 개시 등으로 다양한 시가총액 변화가 있었던 가운데 탄력적인 상승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상위 20개 기업 중 9개 기업의 시가총액이 플러스 성장을 보였으며, 이 중 릴리(59.2%),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 51.5%), 버텍스(Vertex Pharmaceuticals, 41.4%), 리제네론(Regeneron Pharmaceuticals, 21.8%) 4개 기업은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릴리의 시가총액은 5534억 달러(약 738조8000억원)로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해 J&J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J&J의 시가총액은 18.3% 감소한 3773억 달러(약 503조7000억원)를 기록하며 2위로 내려앉았다. 두 기업의 시가총액은 235조원 넘게 차이난다.

    관련 업계에서는 릴리가 2024년 더 성장해 매그니피센트7(Magnificent Seven)을 제외한 미국 기업 중 처음으로 1조 달러 시장 가치를 달성할지 여부에 관심을 쏟고 있다. 매그니피센트7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애플, 알파벳, 엔비디아, 메타, 테슬라 등 미국 주식시장을 주도하는 7개 종목을 뜻한다.

    릴리의 시가총액이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제2형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 성분명 터제파타이드)가 꼽혔다. 마운자로는 주1회 투여하는 GIP·GLP-1 수용체 작용제로, 젭바운드(Zepbound)라는 이름의 비만 치료제로도 미국에서 허가를 받았다.

    2022년 미국에서 허가를 받은 마운자로는 출시 1년만에 매출 51억6310만 달러(약 6조8900억원)를 기록했다. 특히 4분기 미국 매출은 3분기 대비 65%나 증가했다. 젭바운드 역시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허가를 받아 출시했음에도 첫 분기 매출 1억7580만 달러(약2347억원)를 달성했다.

    노보 노디스크도 릴리와 마찬가지로 주1회 투여하는 GLP-1 비만 및 당뇨병 치료제 위고비(Wegovy, 성분명 세마글루티드)와 오젬픽(Ozempic)의 성공으로 시가총액이 3550억 달러로 증가해 3위를 차지했다.

    오젬픽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당뇨병 치료제로, 지난해 매출은 60% 증가한 957억1800만 덴마크크로네(약 18조5300억원)를 기록했다. 같은 성분의 비만약 위고비 매출도 313억4300만 덴마크크로네(약 6조677억원)로 크게 증가했다.

    버텍스는 지난해 파트너사인 크리스퍼(CRISPR Therapeutics)와 함께 개발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반 세포 치료제 카스게비(Casgevy)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에 힘입어 41.4% 성장률을 보였다.

    리제네론은 지난해 FDA로부터 안과 질환 치료제인 고용량 아일리아(Eylea, 성분명 애플리버셉트)를 허가 받으며 시가총액이 크게 증가했다. 황반변성 치료제로 많이 사용되는 아일리아는 지난해 바이오시밀러와의 경쟁 심화로 매출이 줄었지만 여전히 58억8000만 달러(7조8000억원)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 고용량 아일리아는 기존 아일리아의 매출 감소를 상쇄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3년 시가총액이 감소한 바이오제약 기업은 총 11곳이었다. 그 중 모더나(Moderna, -45.1%), 화이자(Pfizer, -43.5%), BMS(Bristol-Myers Squibb, -31.8%), J&J(-18.3%), 다이이찌 산쿄(Daiichi Sankyo, -14.1%) 5개 기업은 시가총액이 전년 대비 10% 이상 줄었다.

    모더나와 화이자의 시가총액 감소는 코로나19 제품에 대한 수요 감소로 발생했다. 또한 화이자는 4분기 비만 치료제로 개발하던 경구용 GLP-1 작용제 다누글리플론(danugliplon)의 3상 임상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다누글리플론은 위고비, 젭바운드와 경쟁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후보물질이다.

    BMS는 제네릭 경쟁으로 블록버스터 혈액암 치료제인 레블리미드(Revlimid, 성분명 레날리도마이드)의 매출 감소로 인해 시가총액이 크게 줄었다. 레블리미드는 2022년부터 제네릭과 경쟁하기 시작해 지난해 매출이 39% 줄었고, 이는 BMS 전체 매출 2% 감소로 이어졌다.

    글로벌데이터 앨리슨 라비야(Alison Labya)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제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2023년 성공을 거둔 바이오제약 회사는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와 같이 체중 감량 약물을 개발한 회사로 옮겨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