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자폐 증상을 가진 아이들의 70%는 특정 음식만 좋아하거나 특정 음식은 강하게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렇게 되면 전반적인 영양 결핍으로 인한 성장지연과 자폐 증상 악화 등을 초래할 수 있다. 그래서 자폐 증상이 있는 자녀를 둔 부모들은 식탁 앞에서 아이의 밥을 먹이느라 전쟁을 치르곤 한다. 아이와 부모들을 위한 좋은 해결방법은 없을까?
서울대 식품바이오융합연구소 김지영 연구교수는 지난 4일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부산클라우드혁신센터(부산CIC)의 도움으로 이 같은 내용의 ‘자폐 영유아동의 디지털 식이개선 챌린지 워크숍’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자폐 영유아동의 개인맞춤 영양 개선을 위한 디지털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ASD)’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장애, 언어성 및 비언어성 의사소통의 장애, 의미를 가지지 않는 이상한 행동을 반복적으로 되풀이하는 신체 행동 등을 특징으로 하는 장애를 말한다. 각각의 문제 행동이 광범위한 수준에 걸친 복잡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는 의미에서 스펙트럼장애라고 불린다. 하지만 명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치료도 ASD의 핵심 증상이 아닌 문제행동을 줄이는 대증적 약물치료에 국한돼 있다.
지난해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통계자료에 따르면 ASD 유병률은 54명당 1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국내 유병률도 약 2%인데, e-나라지표 장애인현황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자폐성장애 등록장애인 수는 약3만1000명으로 조사됐다.
김지영 교수는 자폐증상을 가지는 아동들은 특정 식품만을 좋아하는 행위, 특정 음식에 대한 강한 거부 및 음식의 맛, 향, 질감에 대한 예민성을 가지는데 착안했다. 자폐아동의 섭식 문제는 전반적인 영양결핍으로 인한 성장 지연과 자폐증상 악화 등 건강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일부 추정에 따르면 자폐아동의 70%가 비정형적인 섭식 행동을 보인다고 한다”라며 “자폐 아동은 음식 알레르기 및 과민한 위장 상태 비율도 높아 식품의 선택이 제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대 식품바이오융합연구소는 워크숍을 통해 여러 기업·기관과 공동으로 자폐아동의 생리학적 환경적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개인맞춤(정밀)영양 적용을 위한 AI를 통한 개인맞춤식이 플랫폼 설계에 들어갔다. 이날 참석 기관은 서울대 식품바이오융합연구소 외에 서울대어린이병원, AWS, 부산CIC, 디이프, GS리테일, 아모레퍼시픽,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가정에서 부모가 자폐 아동의 식사 사진을 찍어보내면 주로 선호하는 음식과 행동 패턴을 분석, 부모에게 전달하는 디지털 플랫폼이 구상됐다. 자폐아동이 선호하는 식품의 종류, 맛, 색깔, 물성 등을 고려하고 자폐 증상에도 도움이 되면서 영양적인 가치가 높은 식품을 식품DB에서 선별한 다음 자폐 아동 개인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맞춤 영양 플랫폼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다. 김 교수팀은 다기관과의 심층적인 논의를 거쳐 3개월 뒤인 4월 초쯤 최종 프로토타입을 제작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자폐아동 개인에게 맞추어진 식이 솔루션을 제공하는 동시에 자폐아동들의 영양과 식습관 개선, 부모의 고민과 부담을 덜어주고자 한다. 최종적으로는 식습관 개선을 통한 자폐증상 완화까지 기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 "자폐 증상을 시작으로 비만 등 다양한 연구로 확대하고자 한다. 개인맞춤영양 서비스와 연구의 작지만 의미있는 시범모델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