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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틴, 부작용보다 이득 훨씬 크다"

    샌프란시스코 의대 워터스 교수 인터뷰

    기사입력시간 2017-02-27 07:01
    최종업데이트 2020-06-22 09:57

     사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의대 데이비드 워터스(David Waters) 명예 교수

    스타틴은 콜레스테롤 관리에 가장 많이 쓰이는 약물임에도 몇몇 이슈로 인해 사용 찬성론과 반대론을 만들곤 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반대론자들이 내세운 이슈가 스타틴 복약으로 인한 당뇨병 발생 위험이다.

    사실 대다수 의료진은 스타틴 복약으로 당뇨병이 발생할 가능성은 미미하다는 데 중론을 모았음에도 여러 후향 연구와 이들에 대한 언론 보도가 당뇨병 이슈를 재점화하곤 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스타틴을 장기간·고용량 복용하면 당뇨병 발생 위험이 2.5배 높아진다는 '후향적 코호트 연구 결과'를 발표해 전문가들의 지탄을 받은 후, "스타틴 효과를 고려할 때 당뇨병을 우려해 처방하지 않으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권고문으로 논란을 마무리했다.

    이런 논란 속에서 최근 국내 심포지엄 연자로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대 데이비드 워터스(David Waters) 명예 교수 역시 "스타틴 복약으로 당뇨병이 발생할 가능성은 미미하지만, 스타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훨씬 크다"고 일축했다.

    워터스 교수는 다년간 미국심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관상동맥질환 관련 논문 300편 이상의 저자로 심혈관계 질환 위험 감소 효과를 고려할 때 스타틴을 중단해서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올해로 세 번째 방한한 데이비드 워터스 교수를 만났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의대 데이비드 워터스(David Waters) 명예 교수

    -2015년 고강도 스타틴의 당뇨병 발생 위험도와 심혈관계 질환 위험 감소 효과(Risk of New-Onset Diabetes and Cardiovascular Risk Reduction From High-Dose Statin Therapy in Pre-Diabetics and Non–Pre-Diabetics)에 대한 연구를 발표한 바 있다. 연구의 목적과 그 결과를 소개해달라.

    "스타틴 관련 3개의 대규모 임상시험을 검토한 연구다. 고용량 스타틴을 복약하는 환자 가운데 신규 당뇨병 발생(New-Onset Diabetes mellitus, NOD)이 얼마나 되는지, 발생 정도가 대조군이나 저용량 스타틴 처방군과 어떻게 다른지 살펴봤다.

    그 결과, 5년간 스타틴 복약군을 추적 관찰한 3개 스터디 모두에서 다른 군 대비 NOD가 약간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1개 임상에서만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나머지 2개 임상에서는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이 연구 결과가 놀라운 것은 아니다. 이미 스타틴 복용으로 인한 당뇨병 발생 증가가 밝혀진 바 있기 때문이다. 또 당뇨병 발생을 야기하는 치료제는 많다. 베타블로커, HIV 치료제, 스테로이드, 니아신, TZD 계열 등이 있고 다른 제제도 있을 것이다."
     
    -스타틴 복용 환자 중 당뇨병 고위험군을 예측할 수 있나?

    "이 연구에서는 4가지 예측 인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강력한 예측 인자는 공복혈당 정도다. 공복혈당 수치(mg/dL)가 보통 100~125 사이에 해당하면 당뇨 전 단계라 할 수 있는데, 당뇨 전 단계에 있는 환자라면 스타틴 복약 여부와 관계없이 당뇨병으로 이완될 가능성이 높다. 공복혈당과 함께 과체중, 고중성지방, 고혈압도 스타틴을 복용할 때 당뇨병 발생 위험을 높이는 인자로 확인됐다.
     
    이러한 예측 인자들은 임상적으로 환자를 볼 때 대단히 유용한 지표가 될 수 있다. 만약 환자가 예측 인자 중 하나도 없거나 한 개를 동반할 경우, 스타틴을 복약하거나 그렇지 않았을 때 향후 5년 동안 당뇨병 발생은 보통 2% 미만으로 낮은 수준이다. 대부분의 환자가 예측 인자가 아예 없거나 한 개를 갖고 있는 경우다. 만약 3~4개의 예측 인자를 갖고 있다면 스타틴을 복용하지 않더라도 이미 당뇨병 고위험군이라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스타틴과 당뇨병 발생은 얼마나 관련이 있다고 보는가?

    "지난 2년간 진행된 몇 개의 연구를 살펴보면, 시사점을 알 수 있다. 스타틴이 차단하는 효소인 HMG CoA(3-hydroxy-3-methylglutaryl-coenzyme A) 환원효소를 얼마나 갖고 태어나느냐는 유전자 특성에 따라 다르다. HMG CoA 환원효소 양을 적게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은 스타틴을 복약하지 않아도 당뇨병 리스크가 올라간 상태라고 보면 된다.

    이 환원효소를 적게 갖고 태어난 사람은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은 편이고, 심장발작 리스크는 확실히 낮은 편이며, 당뇨병에 있어서는 높은 상태라 볼 수 있다. 스타틴 복약을 통해 HMG CoA 환원효소를 차단하면 당뇨병 리스크가 살짝 상승하고, 태생적으로 수치가 낮은 환자에 대해서는 스타틴을 복약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스타틴을 복용할 때 당뇨병 발생 위험보다 더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심혈관계 질환 위험 감소 효과를 고려할 때 스타틴을 반드시 복약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중간에 끊어서는 안 된다. 복약 중단은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다. 많은 미국인이 비용 부담과 부작용이 적음에도 1년 안에 스타틴 복약을 중단한다. 콜레스테롤은 당뇨병 발생과 심혈관 질환의 많은 인자 가운데 하나라는 것을 명심하고 스타틴을 계속 복용해야 한다."

    -고강도 스타틴 치료가 필요하지만 당뇨병 위험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당뇨병 환자가 있을 때 어떻게 설득하는지 궁금하다.

    "이미 관상동맥질환이 있거나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는 심장마비, 뇌졸중 등 혈관 관련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매우 높다. 자신이 어떤 위험인자에 노출되었는지를 알고 있으면 그 부분에 집중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 볼 때 장점이다. 그래서 나는 환자들에게 당뇨병과 관련된 리스크는 미미하고 심장 관련된 질환의 위험은 매우 크다고 말한다. 대부분 수긍하는 편이다.

    의료진의 경우 스타틴으로 인한 위험과 이득에 대한 수치나 통계를 보면서 훨씬 잘 이해한다. 재미있는 것은 당뇨병 환자보다 당뇨병이 있는 의료진은 스스로 스타틴을 더 적극 활용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저용량 스타틴과 에제티미브가 많이 처방되는 분위기다. 에제티미브의 심혈관질환 예방 및 콜레스테롤 개선 효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난 다른 의료진과 비교할 때 에제티미브와 병용하는 것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다. 실제로 IMPROVE IT 임상에서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이 어느 정도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자 했지만 결과는 미미했다. 이 결과를 갖고 에제티미브의 심혈관질환 예방에 대한 FDA의 적응증을 받기 위해 제조사 측에서 노력했지만 데이터가 충분치 않아 승인되지 못한 바 있다. 이러한 이유로 에제티미브를 병용하는 것보다 고강도 스타틴 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또 우리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C 강하 효과를 보면, 에제티미브는 15~25% 낮추고 고강도 스타틴은 50% 이상 낮춘다. 하지만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LDL-C 강하보다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다. 이와 관련 고강도 스타틴은 27건의 대규모 임상 연구가 있지만, 에제티미브는 1건에 불과해 데이터가 탄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콜레스테롤 조절보다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는데, 환자들이 스타틴 치료에 잘 따라올 수 있도록 하는 노하우가 있나?

    "사실 모든 환자가 내 말을 듣는 것은 아니지만, 매번 환자를 만날 때마다 약을 잘 복용하고 있다고 격려한다. 약을 잘 먹고 있기 때문에 높았던 콜레스테롤 수치가 이만큼 떨어졌고, 그렇기 때문에 심장마비나 뇌졸중 혈관을 재건해야 하는 바이패스 수술 등의 위험도 많이 떨어졌다고 강조한다. 스타틴 복용으로 인한 즉각적인 이점을 눈으로 확인하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깝다.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심혈관질환 위험이다. 심장마비, 심장발작, 뇌졸중 등 한국에서도 많이 발생하는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하며, 금연,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노력과 체중 관리에도 신경 써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