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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 폭행 못참아.. "우리도 헬멧 쓰고 퍼포먼스 하자"

충남의대 유인술 교수 "15년 간 노력에도 근절어려워, 대국민 호소 필요"

기사입력시간 18-07-12 01:28
최종업데이트 18-07-12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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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헬멧과 방탄조끼를 입은 의사 (충남의대 응급의학과 유인술 교수 제공)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최근 발생한 응급실 의료인 폭행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의사들이 퍼포먼스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충남의대 응급의학과 유인술 교수는 11일 대한응급의학회가 개최한 '현장의 소리, 응급실 폭행' 긴급 공청회에서 대국민 호소를 위한 의사들의 퍼포먼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일 전북 익산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술에 취한 환자가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폭행해 뇌진탕과 코뼈 골절 등의 상해를 입힌 사건이 발생하자 의료계가 분노로 들끓었다. 또한 응급실 의료인 폭행은 오랜 기간 끊이지 않는 고질적인 문제인 만큼, 의료인들의 분노와 공포는 점차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응급실 폭행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장에서 대응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한다거나,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처벌하지 않는 '반의사불벌죄'를 폐지하고, 엄정한 법집행을 실시해야 한다는 등의 대책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공청회에서 유 교수는 여러 폭행관련 데이터를 모으고, 대책마련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의사들이 직접 나서서 퍼포먼스를 해보자고 제안했다.
 
유 교수는 "건강보험 시행 이후 의료기관 이용증가와 접근성 개선으로 의료분쟁이 증가했다. 더불어 의료사고에 대한 국민의 권리향상 등의 영향으로 의료기관 내 각종 폭행과 폭언이 증가했다"며 "의료인 폭행 문제를 막기 위해 15년 동안 노력했으나, 아직까지도 해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이와 같이 폭행 사건이 발생했을 때, 계몽은 사실상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언론에서도 계속 이야기해도, 직접 피부로 느끼는 사람은 적다"며 "이제 의사들이 3~4일만이라도 퍼포먼스를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전국의 응급의료기관 종사자들이 헬멧을 쓰고 퍼포먼스를 하자"고 말했다.
 
그는 "폭행 문제를 막기 위해 진료를 거부하는 등의 대응은 오히려 의료인들에게 불리할 수 있다. 다만 이런 방법으로 퍼포먼스를 해보면, 아마도 어마어마한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하루에 수십만 명이 응급실을 드나든다. 아주 센세이션한 퍼포먼스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폭행사건이 발생하자 다수 의사들은 자신의 SNS에 '헬멧이나 의료인을 보호할 수 있는 연장 등을 구비해 진료현장에서 사용해야 한다'는 자조 섞인 글을 올렸다. 한 의사는 인도의 사례를 인용하며, "인도 의사들처럼 헬멧을 쓰고 진료를 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작년 3월 인도 마하라슈트라 주 뭄바이에서도 의사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뭄바이 한 병원의 소아과 병동에서 환자 가족 십여 명이 아이의 피를 많이 뽑았다는 이유로 여의사를 무차별로 폭행했다. 당시 뭄바이 의사 4천명은 이를 이유로 집단 휴진 투쟁에 들어갔다.
 
그러자 인도 뉴델리에 있는 의사들이 이들에게 지지의 뜻을 보내고자 헬멧을 쓰고 진료를 했다는 내용이 언론보도를 통해 나왔다. 인도 의사들은 의사의 기본적인 안전을 요구하기 위해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인도의사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 출처 : KBS

유 교수는 "우리도 이러한 퍼포먼스를 해보면 언론뿐 아니라 국민들이 비로소 관심을 크게 가질 것"이라며 "결국 시민단체와 정부, 경찰 등 모두에게 압박이 갈 수 있다. '오죽하면 의사들이 이렇게까지 했을까'를 보여줘야 효과가 가장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자에게 피해 주는 것을 철저히 차단하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들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