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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란 '감염 관리'

    9개월간 치료 못해 종골 절제 '의료과실'

    기사입력시간 2015-08-07 07:06
    최종업데이트 2016-01-25 05:15



    수술 환자에 대한 감염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의료기관이 손해를 배상하는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임모 씨는 오토바이를 운전하던 중 차량과 충돌하는 교통사고를 당해 우측 종골 개방성 골절상을 받고 S대학병원 정형외과 병동에 입원했다.
     
    의료진은 죽은 조직을 제거하고, 상처를 세척하는 변연절제술과 압박 드레싱 등을 한 후 균배양검사를 한 결과 박테리아가 검출되자 반코마이신과 퀴놀론계 항생제인 레보플록삭신, 박트림을 투여했다.
     
    또 박트림의 부작용으로 구토 등이 발생하자 감염내과 협진후 레보플록삭신과 코트림으로 항생제를 변경하고, 환자의 기왕증인 당뇨 치료를 병행했다.
     
    환자는 S대학병원에서 골절 부위 관혈적정복술과 내고정술을 받은 후 피부이식술을 받을 계획이었지만 수술 대기시간이 길어지자 Y병원으로 전원을 요청했다.
     
    Y병원 의료진은 환자에 대해 균배양검사를 한 결과 균이 동정되지 않았지만 예방적으로 퀴놀론계 항생제인 시프로플록사신을 투여하고 근막피부 피판을 이식하는 수술을 했다.
     
    의료진은 수술 8일 후 항균범위를 확보하기 위해 크라목신을 투여했는데 며칠 후 이식된 피판에 혈액순환장애가 생겨 일부 괴사가 발생하자 부분 괴사 제거술을 하고, 균배양검사를 했는데 항생제 분해 효소(ESBL)를 생산하는 박테리아가 검출되자 세파제돈을 투여했다.
     
    10여일 후에는 약제감수성 검사결과 위 박테리아가 시프로플록사신 감수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같은 성분인 시프로탄을 투여하고, 부분 괴사 제거술 후 봉합술을 재시행한 뒤 퇴원조치했다.
     
    Y병원 의료진은 퇴원 두달 후 환자를 다시 입원시켜 균배양검사를 했는데 ESBL 균주인 대장균이 검출되고, 약제감수성검사 결과 위 대장균이 아목시실린 감수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자 항생제 크라목신을 투여하고 치료하다가 퇴원시켰다.
     
    의료진은 한달여 후 환자를 재입원시켜 금속판제거술 후 변연절제술, 봉합술을 시행한 후 균배양검사를 한 결과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이 검출되고 약제감수성검사에서 시프로플록사신 감수성이 있자 시프로플록사신, 시프로틴을 투여하면서 치료하다가 퇴원조치했다.
     

    9개월간 감염 지속…결국 종골 부분 절제

    의료진은 다시 20여일 후 균배양검사에서 장내세균인 엔테로박터 박테리아가 검출되자 시프로탄 항생제를 처방했다.
     
    의료진은 환자의 우측 종골에서 염증 소견이 지속되자 재임원하도록 한 후 종골 일부를 절단하는 소파술후 시멘트충전술을 시행했고, 이후 엔테로박터, 시트로박터가 검출되자 항생제를 바꿔가며 투여했다.

    환자는 종골 부분절제술 후 발뒤꿈치 부위가 정상에 비해 약 2.5cm 단축되고, 후족부 외측에 1.5cm 크기의 궤양이 관찰되며, 비목신경의 담당부분인 후족부 외측의 감각 저하가 발생하자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2심 재판부는 병원 의료진이 감염관리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로 인해 종골 절제술을 하기에 이른 점이 인정된다고 결론 내렸다.
     
    환자를 퇴원시키기 전에 균배양검사를 하지 않았고, 퇴원 당시에도 상처부위가 낫지 않고 분비물이 지속되고 있어 감염에 대한 조치가 충분하지 않았으며, 재입원후 검출된 균주에 대해 한 달간 동일한 항생제만 투여하다가 다시 균배양검사를 하지 않은 채 만연히 퇴원시킨 과실이 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의료진이 종골절제술을 하기까지 9개월 동안 감염균이 바뀌어가면서 감염이 지속되고 있었고, 환자가 당뇨병이 있어 감염 관리가 쉽지 않았다면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시설과 인력이 있는 병원으로 전원하는 것을 고려하는 게 타당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재판부는 환자 측에 12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