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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어러블·에어러블·니어러블 수면 측정 기기 성능 어떻게 다를까

    에이슬립, 기기 11종 성능 비교…스마트폰 이용한 코골이 진단·韓美 수면 인식 조사 등도 발표

    기사입력시간 2023-10-25 08:01
    최종업데이트 2023-11-30 13:04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현재 시판 중인 수면 측정 기기를 직접 비교한 결과 특정 항목이나 하위그룹에 따라 성능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어떤 기기는 수면 단계를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하거나, 어떤 기기는 특정 단계로만 편향돼 예측하는 등이다.

    슬립테크 기업 에이슬립이 20~25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월드슬립 2023(World Sleep 2023)에서 3개 구연 발표와 7개 초록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국내외에서 판매 중인 수면 측정 기기(Consumer sleep trackers, CSTs) 11종의 정확도를 비교한 연구 결과와 가정용 코골이 진단 모델, 미국과 한국의 수면 현황과 기술 사용에 대한 인식 등에 대한 연구가 포함됐다.

    슬립루틴, 최소한의 편향으로 정확하고 일관된 수면 측정값 제공

    CST 비교 연구는 미국 스탠퍼드의과대학 수면센터장인 클리트 쿠시다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 이비인후과 김정훈 교수 등이 참여했다.

    CST는 수면다원검사(PSG)의 저렴한 대안으로 판매되는 제품으로, 각 제품의 성능에 대한 자료는 나와있으나 동일한 참가자를 대상으로 동일한 환경에서 수행했을 때 다양한 CST의 성능을 종합적으로 검증한 연구는 제한적이다. 연구팀은 PSG와의 비교를 통해 다양한 유형의 CST 정확도 검증에 나섰다.

    연구팀은 국내 3차병원(분당서울대병원)과 1차 수면 전문 클리닉(클리오닉 라이크케어 클리닉)에서 참자가 75명을 모집했다. 연구팀은 시중에 판매 중인 웨어러블 기기 5종(▲구글 픽셀 워치 ▲갤럭시 워치 5 ▲핏빗 센스 2 ▲애플 워치 8 ▲오아링 3)과 니어러블 기기 3종(▲위딩스 수면 추적 매트 ▲구글 네스트 허브 2 ▲아마존 헤일로 라이즈), 에어러블 기기 3종(▲슬립루틴 ▲슬립스코어 ▲필로우) 등 CST 11종을 분석했다.

    참가자는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뉘어 PSG를 받는 동안 11개 CST 중 8개를 동시에 착용했다. 서로 간섭을 일으킬 수 있는 CST는 동시에 착용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각 CST 결과를 PSG 결과와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4단계(Wake, Light, Deep, REM)로 구분된 수면 단계 추정 성능에서 에어러블 슬립루틴(SleepRoutine)이 매크로 F1 점수 0.6863점으로 가장 높았고, 니어러블 아마존 헤일로 라이즈(Amazon Halo Rise)가 0.6242점으로 뒤를 이었다.

    발표에 따르면 구글 픽셀 워치(Google Pixel Watch)와 같은 웨어러블은 전반적으로 성능이 고른 편으로, 부착식 센서로 성능의 편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깊은(deep) 단계 추정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각성(wake) 단계 성능은 슬립루틴이 큰 차이로 앞섰다.

    전반적으로 얕은(light) 단계로 많이 예측했고, 각성 단계 성능이 다른 단계보다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다음으로 얕은 단계와 깊은 단계를 헷갈려 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떤 기기는 특정 단계로만 편향돼 예측하는 경향도 보였다.

    수면 효율과 수면 지연 시간, REM 수면 지연 시간을 포함한 수면 측정 추정 성능의 경우 웨어러블 갤럭시 워치 5(Galaxy Watch 5)와 에어러블 슬립루틴이 더 적은 편향을 보였고, 슬립루틴과 웨어러블 오우라 링 3(Oura Ring 3)은 비례 편향이 없었다.

    슬립루틴은 최소한의 편향으로 정확하고 일관된 수면 측정값을 제공했다. 성별과 체질량지수(BMI), 수면 효율을 기준으로 한 하위 그룹 분석에서 슬립루틴은 모든 하위 그룹에서 다른 기기보다 일관되게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PSG와 비교했을 때 시중에서 판매되는 11개 CST의 수면 단계 추정 정확도가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특정 수면 측정 항목이나 하위 그룹에 따라 각 CST 간 상당한 성능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면서 "이러한 연구 결과는 다양한 상황에서 소비자에게 신뢰할 수 있는 수면 분석을 제공하기 위해 CST에 사용되는 인공지능(AI), 데이터, 알고리즘에 대한 포괄적인 검증과 투명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결론내렸다.

    이 논문은 국제 학술지인 JMIR mHealth & uHealth 최신호에도 게재될 예정이다.

    스노어포머, 소음 많은 가정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코골이 정확하게 식별

    에이슬립과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스마트폰에 녹음된 사운드 데이터를 활용해 코골이를 진단하는 방법인 스노어포머(SnoreFormer)에 대한 연구 결과도 구연 발표했다. 스노어포머는 20분 분량의 사운드 데이터를 기반으로 코골이 유무를 감지해 30초 단위로 결과를 제공한다.

    연구팀은 ▲임상 환경에서 PSG를 하는 동안 단독 마이크 칩으로 녹음한 오디오 데이터(병원 PSG 데이터셋, n=1154) ▲임상 환경에서 PSG를 하는 동안 스마트폰으로 녹음한 오디오 데이터(병원 스마트폰 데이터셋, n=327) ▲가정 환경에서 PSG를 하는 동안 스마트폰으로 녹음한 오디오 데이터(가정 스마트폰 데이터셋, n=109) 세 가지 데이터셋을 사용했다. 가정 환경 데이터셋은 학습에는 사용되지 않고 모델 성능 테스트에만 사용됐다.

    그 결과 스노어포머 모델은 30초 이내에 코골이 이벤트 유무를 식별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이 모델은 임상 환경에서 82.9%(민감도 81.6%, 특이도 83.3%), 가정 환경에서 81.0%(민감도 73.1%, 특이도 84.0%)의 정확도를 달성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는 이 모델이 소음이 많은 가정 환경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특히 스노어포머 모델은 다양한 인구통계학적 요인에 걸쳐 강력한 정확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성은 81.5%, 여성은 85.1% 정확도를 달성했으며, BMI와 연령 범주에 따른 정확도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스노어포머는 임상 환경과 가정 환경 모두에서 코골이를 정확하게 감지했다. 이 결과는 코골이 진단에 소리 기반 모델 사용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보다 접근 가능하고 실현 가능한 진단 도구를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모델은 개인의 수면에 대한 이해를 높여 필요한 치료를 받도록 유도하고 고혈압과 심혈관 질환과 같은 장기적인 결과를 잠재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일반인 2000명 조사 결과, 수면 기술의 유용성 신뢰하지만 개인정보 보호 관련 우려 많아

    에이슬립은 미국 국립수면재단(National Sleep Foundation)과 수면 기술 사용에 대한 미국인과 한국인의 인식을 조사했다. 각 1000명씩을 대상으로 수면 시간과 수면의 질, 수면 기술 사용 여부, 수면 기술에 대한 믿음과 우려에 대해 설문했다.

    연구 결과 미국 성인의 수면 시간은 평일 평균 6시간 56분, 주말 평균 7시간 25분이었고 한국은 각각 6시간 13분, 7시간 11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의 6%만이 자신의 수면 상태가 '나쁘다'고 답한 반면, 한국인은 4명 중 1명이 '나쁘다'고 답했다. 반대로 자신의 수면 상태가 '매우 좋다'고 답변한 비율은 미국은 26%였으나 한국은 10%에 불과했다.

    미국 성인의 약 14%, 한국 성인의 약 8%가 수면을 추적하기 위해 전자 기기나 앱을 사용하고 있었다. 기기/앱 사용은 미국이나 한국 모두 수면 시간과 수면의 질, 수면 부족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낮은 사용률과 달리 미국 성인의 35%와 한국 성인의 39%는 더 나은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과 앱에 대한 신뢰를 표명했다. 그러나 미국 성인의 61%, 한국 성인의 57%는 전자 수면 추적 장치에서 생성된 데이터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수면 시간과 수면의 질에는 차이가 있지만, 미국과 한국의 성인들은 수면 개선을 위한 기술과 앱에 비슷한 수준의 신뢰를 가지고 있으며,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우려도 비슷한 수준으로 공유하고 있다"면서 "기술과 앱의 수면 증진 잠재력을 완전히 실현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신뢰 문제를 해결하고 기술 발전에 대한 공평한 접근을 보장하는 노력을 포함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그렇다면 한국인과 미국인들이 수면을 취하는데 겪는 어려움에는 무엇이 있을까. 에이슬립과 미국수면재단은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또 다른 연구 내용을 학회에서 발표했다.

    수면 문제와 관련해 미국인들이 꼽은 수면의 가장 큰 장애물은 '가족 또는 개인적 관계'였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직업 또는 재정적 문제'가 필요한 수면을 취하는데 가장 흔한 장애물로 보고했다.

    연구팀은 "한국 성인의 수면 부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에 일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반적으로 경험하는 수면 문제와 관련해서는 문화적 차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수면 인식 제고와 수면 건강 증진을 위한 국제적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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