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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시간 일하면서 달랑 30분 휴식

    간호사 근로조건 심각 … 주 50시간 근무

    "의사-환자에게 폭언·폭행 당한 경험도 다수"

    기사입력시간 2015-08-12 07:10
    최종업데이트 2015-08-12 09:24



    간호사들이 하루 평균 11시간 근무하면서 식사 시간을 포함해 달랑 30분 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취약한 근무 조건은 높은 이직률, 의료사고 등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11일 '병원실태조사 결과 발표회'에서 밝힌 보건의료노조 산하 83개 지부(1만 8629명/ 민간병원 71.9%, 공공병원 28.1%) 대상 조사 결과다.
     
    조사 대상은 간호사(63.4%, 1만 1331명)가 가장 많고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등 의료기술직이 16.4%다.
     
    조사 결과, 보건의료 노동자의 평균 노동 시간은 주당 49.8시간이었다. 1일 평균 10.6 시간이다.
     
    우리나라 임금노동자의 주당 평균 노동 시간(41.9시간)이 매년 감소하는 것과 달리 보건의료 노동자는 계속 증가했다.
     
    인력 부족으로 인한 시간외 근무, 병원들의 토요진료 실시(67.1%), 밤근무(평균 6.4회) 등이 원인이다.



     
    특히 간호사는 식사 시간을 포함한 휴게 시간이 30.2분(비간호사 54분)에 불과했다. 끼니를 거르는 날도 월 5.5회 였다.
     
    간호사의 개별 업무량이 많고, 3교대 근무형태, 병동 근무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근무지 내외에서 제대로 쉴 수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간호사가 주당 52시간 이상 장시간 근무하는 비중도 매년 높아지는 실정이다. 2011년 18.7%이던 비중이 2015년 21.6%로 3%P 증가했다. 인력 부족 때문이다.

    조사 대상자의 80.5%는 병원에 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인력 부족은 의료서비스 질 하락(81.1%)뿐 아니라 의료사고 노출 경험(47.4%)도 야기한다는 면에서 개선이 시급하다. 친절 서비스 미흡(80.6%), 의료서비스 미제공(74.1%)의 부작용도 잇따랐다.
     
    인력 부족으로 업무량이 많아지면서 응답자의 74%는 이직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지난해보다 8%P 늘어난 수치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종진 연구실장은 "노동시간 문제는 의료서비스 저하로 연결되는 위험한 사안이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면서 "정부와 보건의료산업 차원의 노사 당사자 협력과 노동시간의 재구성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장시간 근로 규모를 법정 근로시간(40시간 근로)으로 줄이고 신규 인력을 채용하면 700명 이상의 간호사 인력 창출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의사-환자로부터 폭언·폭행 많다"
     
    환자 및 의사로부터 받는 폭언·폭행·성희롱 역시 해결 과제로 지목됐다.
     
    보건의료 노동자 10명 중 5명(49.8%, 8694명)은 폭언을 경험했고, 폭행(7.8%, 1270명), 성희롱(9.6%, 1556명), 성폭력(0.4%, 62명) 등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가해자는 환자·보호자 및 의사.
     
    10명 중 3명은 환자(33.4%)와 보호자(29.4%)를 지목했고, 의사로부터 폭언경험(16%)과 상급자로부터 폭언경험(14%)도 있었다.
     
    보건의료노조 유지현 위원장은 "폭언·폭행·성희롱이 직장 안에 만연한 것을 확인했다"면서 "그러나 불쾌한 언행을 경험한 상태에서 해소 프로그램이나 교육을 받는 비율은 절반에 불과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