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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공의 절박함과 의협 회장의 수상한 행보

    공동기자회견 열어 전공의 특별법 제정 촉구

    추 회장, 배나무 아래 갓끈 고쳐 맨 행보 지적

    기사입력시간 2015-03-18 13:22
    최종업데이트 2015-03-19 07:49

    대한전공의협의회 송명제 회장이 전공의들의 인권과 안전한 진료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제39대 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한 추무진 현직 회장이 '배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 맨 행보'를 했다는 오해를 사면서 전공의들의 절박함이 다소 빛을 잃었다.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과 대한전공의협의회 송명제 회장은 18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환자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전공의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추무진 회장은 "매우 열악한 근무여건과 인권침해 상황에 놓인 전공의들을 보호하는 것이 곧 환자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길이라고 판단한다"면서 조속히 전공의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추 회장은 "전공의들은 수련과정에서 심각한 인권침해에 노출돼 있다"면서 "이는 이중적이며 불안한 지위로 인해 발생한다"고 못 박았다.

     

    이날 송명제 회장은 10분 늦게 기자회견장에 도착했다.

    그는 "전공의가 기자회견에 늦게 오는 것만 보더라도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한잠도 못자고 바로 기자회견장으로 달려왔는데 늦었다"고 환기시켰다.

    특히 송 회장은 "전공의 근무시간을 엄격하게 규제할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면서 "전공의 인권과 의료의 기본을 바로 잡기 위해 전공의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 12일 '전공의 처우 및 수련환경 개선 입법 공청회'에서 전공의 특별법안 초안을 공개한 바 있다.

     

     

    법안은 국가가 전공의 인권 및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시책을 추진해야 하며, 수련기관에 필요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하도록 했다.

    보건복지부가 전공의 수련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전공의수련환경평가기구를 설치하고, 매년 수련환경을 평가해 그 결과에 따라 개선하도록 의무화한 조항도 주목할 대목이다.

    전공의협의회는 수련시간도 법안에 명시해 일주일에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64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했다. 

    현 수련지침상 주당 근무시간은 80시간 상한제다.

     

    또 법안은 1회 최대 연속 수련시간을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30시간을 초과할 수 없으며, 수련기관은 수련과 다음 수련 사이에 전공의에게 10시간의 휴식을 주도록 의무화했다.

    현 수련지침은 △주 80시간 근무 초과 금지 △연속수련 36시간(1.5일) 초과 금지 △응급실 12시간 교대 △당직 주 3일 초과 금지 △당직일수를 고려한 당직수당 지급 △수련 간 최소 휴식 10시간 △연가 14일 보장 등을 준수해야 한다.

     

    이와 함께 여성전공의 보호 규정을 마련, 수련기관은 임신중인 여성전공의에게 출산 전후 90일의 출산휴가를 주도록 한 것도 특징적이다. 

     

    추무진 회장 기자회견 부적절 지적

    하지만 이날 추무진 의협 회장은 제39대 의협회장 선거 기간 중 '수상한 행보'를 한 게 아니냐는 오해를 샀다.

    우선 기자회견 시점이 적절하지 않았다.

    20일까지 의협회장 선거가 진행중이고, 이날부터 온라인 투표가 시작됐다.

    의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다른 후보자들은 17일 선거운동이 종료되면서 말문을 닫았지만  추 회장은 '순수한 회무 연장선' 이라는 미명 아래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의협이 전공의특별법 제정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면 강청회 부회장이 배석하는 것으로 충분했지만 추 회장이 추도하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송명제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전공의 특별법안 내용을 앞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직 법안이 미완이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의협은 올해 상반기 중 전공의특별법이 제정되도록 추진하겠다고 공언해 듣기에 따라서는 '표'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여기에다 추 회장은 1만 5천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작업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했다.

    임기가 2개월도 남지 않은 회장이, 그것도 선거공약에 담지 않았던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추 회장은 일부 기자가 '기자회견이 선거운동으로 비칠 수 있지 않느냐'고 지적하자 "공정선거와 회무 연속성을 지키겠다고 이미 약속했다"면서 "의심하지 말아 달라"고 해명했다. 

    송명제 회장은 "의협회장 선거 기간에 기자회견을 할 경우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지만 이에 연연하지 말고 특별법 제정의 당위성을 알려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