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한국백신의 인플루엔자백신(독감백신) 코박스플루4가PF주에서 백색입자가 나온 것을 두고 국감장에서 '상한 밥'이라는 비유가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강기윤 의원은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실제 백색입자 발견 사진을 공개한 후 "국민들이 상한 밥을 눈으로 봤는데, 식약처는 안전하니깐 먹으라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한국백신의 독감백신에서 백색물질이 나왔다는 보건소 신고를 받은 후 식약처는 3일이 지나서야 국민들에게 알렸다. 처음부터 제대로된 신속대응을 하지 않았다"면서 "또한 처음에는 주사기 문제라고 발표했다가 그 후에는 주사기+백신의 화학반응 때문이라고 말을 바꿨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육안으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이물질이 주사기 안에서 떠다니는데, 안전하다고 말하는 식약처를 국민들이 믿을 수 있겠느냐"면서 "상한 밥을 눈으로 봤는데 탄수화물 함량을 같아서 괜찮으니 먹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유했다.
또한 "주사기+백신 화학반응 때문이라고 원인을 지목했는데, 이는 식약처가 주사기에 어떤 물질을 담으면 부작용 나올지조차 체크를 안 하고 유통시킨 것"이라며 "하물며 일개 가전제품도 원재료 수입 검사부터 라인 검사(공정검사), 제품검사를 한다. 그런데 사람의 몸에 들어가는 주사기를 수입하면서 뭘 담을지조차 모르고 승인하는 게 맞느냐, 너무 허술하기 짝이 없다"고 질타했다.
한국백신의 이물질 발생이 신성약품의 상온노출 유통과의 연관성이 있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했다.
강 의원은 "한국백신의 독감백신 61만 5000개 중 신성약품이 유통한 물량이 55만 5000개다. 최초로 백색물질 신고가 들어온 영덕군보건소 물량도 신성약품이 운송을 담당한 것"이라며 "상온노출 등 유통 환경으로 인해 부유물이 발생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의경 식약처장은 "국민들께서 오해할까봐 걱정이다. 과학자이자 약학자로서 이번 백색입자 백신을 상한 밥에 비유한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이는 외부 이물질 아니라 내부 단백질간의 응집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 처장은 "초반에 신속하게 대응을 못했으나 3일간 유통, 제조공정, 수거 검사 등 최선을 다해 조치했다"면서 "바로 국민들께 발표하지 못한 이유는 제보 이후 즉각 조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일단 밀봉돼 있어 파손이 없다는 보고를 받은 후 인체 유해성이 없고 시급한 안전상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즉각 발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주사기를 허가할 때 뭐를 담을 지 모르고 수입한다. 그러나 백신처럼 주사기가 합쳐져서 나가는 의약품은 최종 제품을 조사하고 있으며 이번 제품 역시 출하단계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면서 "백색입자는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유통과정상 흔들림 등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했다.
다만 "이번 백색입자는 원액과 주사기간의 상호반응작용에 의한 것으로, 신성약품의 상온노출과는 원인이 다르다"고 밝혔다.
강기윤 의원은 "전문가 검토 사항을 보면 유통과정 경과, 시간 등으로 인해 백색물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한다.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 분석이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백신물질과 주사기 반응이라고 단언해서는 안 된다"고 처장의 답변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