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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공의 야간 당직, 환자 3배 많고 업무 전화 평균 29통... 스트레스 10점 만점에 7.7점

    대전협 '전공의 수면 환경 및 야간 당직 업무 실태조사' 수면부족 등 호소

    기사입력시간 2019-04-09 13:15
    최종업데이트 2019-04-09 13:15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전공의 10명 중 8명이 평소 수면을 충분히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전공의 10명 중 7명(70.2%)은 불충분한 수면으로 인해 업무를 안전하게 수행하는 것에 불안을 느끼는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전공의 10명 중 8명(76.8%)은 야간당직 시 본인을 감독하고 지도해 줄 전문의가 대개 병원 내에 상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야간 당직 근무시 전공의들의 업무 스트레스로 이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공의들이 야간당직에 대해 느끼는 스트레스 수준은 10점 만점에 평균 7.7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9일 전공의들의 수면 환경 및 야간당직 업무 실태 파악을 위해 회원을 대상으로 '전공의 업무 강도 및 휴게시간 보장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3월 약 10일간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전국 90여 개 수련병원의 660여 명의 전공의가 참여했다.

    전공의 대부분은 양질의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야간당직 시 주간업무 이상으로 고된 환경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전공의 81.1%는 평소 수면을 충분히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수면이 '항상 충분하다'고 응답한 전공의는 0.9%에 불과했다. 수면을 방해하는 가장 주된 요인으로는 과도한 업무나 불필요한 콜 등 업무 관련 이유가 86.5%를 차지했다.

    특히 '불충분한 수면으로 업무를 안전하게 수행하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느냐'는 질문에 전공의 32.6%가 '항상 느낀다'고 답했다. 전공의 37.6%는 '자주 있다'고 답했다. '전혀 없다'고 응답한 전공의는 2.6%에 그쳤다. 

    전공의들은 '36시간 연속 수면 없이 근무했다', '이러다 죽겠다 싶은 생각을 하며 새벽까지 일한다', '집중력이 떨어져 무거운 수술 도구를 나르다 다쳤다', '환자를 착각해 다른 환자에게 검사하거나 투약할 뻔한 적이 있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전공의 A씨는 "당직으로 수면을 못 한 상태에서 정규 수술이나 오더 발행 등 환자에게 직접적으로 위해가 미칠 수 있는 것들을 수행해야 했다"며 "잠을 못 잔 상태에서 다음날까지 근무가 진행되는 경우 피로 누적이 매우 심하다"고 토로했다.

    전공의는 야간당직을 서는 날의 피로도는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야간당직 시 담당하는 입원환자 수가 평일 주간의 통상 업무시간에 담당하는 입원환자 수의 3배 이상에 달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공의 35.9%로 가장 많았다. 게다가 전공의 1인당 야간당직 시 하루 평균 약 29통의 업무 관련 전화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대 300통이라고 답한 전공의도 있었다. 한 전공의는 "당직 콜에 익숙해져서 당직이 아니더라도 잠이 계속 깬다"며 평소 수면의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야간당직을 서는 전공의들이 전문의의 지도·감독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흔한 것으로 파악 됐다. '야간당직 시 본인을 감독하고 지도해 줄 전문의가 병원 내에 함께 상주하느냐'는 질문에 전공의 42.4%가 '대개 상주하지 않음', 34.4%가 '전혀 상주하지 않음'이라 답했다. '지도해 줄 전문의의 부재로 수행에 자주 또는 항상 불안을 느낀다'고 답한 전공의는 32.6%를 차지했다. 반면 '불안감이 전혀 없다'고 답한 전공의 비율은 15.5%에 불과했다.

    전공의 수준에서 판단하기 어려운 진료의 경우 당직 전문의와 전화로 상의하지만 전공의가 직접 하는 경우는 무려 72.5%에 달했다. 전공의들은 연락을 취하는 단계에서 '바로 연락하면 눈치가 보인다', '상부와 보고체계가 없어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전문의가 보고를 받지 않아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등의 어려움을 밝혔다.

    야간당직으로 인한 스트레스 수준도 그만큼 높았다. 응답자는 스트레스 수준을 10점 만점에 평균 7.7점으로 매겼다. 10점 만점이라고 답한 전공의 비율도 무려 21.5%에 달했다.

    전공의 B씨는 "원칙적으로는 전문의와 상의할 수 있고 서면상으로는 그렇게 하도록 되어있으나 사실상 하지 않도록 비언어적, 제도적, 관습적 압력이 상당하다"며 "이로 인해 상의하지 않았을 때 전공의에게 책임이 전가된다"고 답했다.

    전공의 C씨는 "전화를 걸어도 안 받을 때가 있으며 중환자가 와서 연락한 경우 책을 찾아보라며 무책임한 태도를 보일 때가 있다"며 "의뢰를 모두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추후 환자가 이 정도로 안 좋을 줄 몰랐고 의뢰가 되지 않았다며 전공의에게 책임을 돌렸다"고 밝혔다.

    전공의 D씨는 "평소 기저질환이 없는 환자가 혈압이 40 이하로 갑작스럽게 떨어졌는데 그 환자의 주치의도 아닐뿐더러 인계도 받은 적이 없어 급박한 상황에서 환자의 병력이나 투약력을 확인할 새가 없었다"며 "당직 전문의는 연락이 되지 않아 홀로 환자를 봐야 했고, 일반 병동에서 멀쩡히 가동하던 환자는 결국 의식을 잃은 채 중환자실로 가게 됐다"고 털어놨다.

    대전협은 실제로 야간당직 시 발생하는 사건 등에 대한 법률자문 요청 건수도 상당수라고 밝혔다.

    이승우 회장은 "로펌고우와 업무협약을 맺은 이후 들어오는 의료소송 관련 법률자문 요청 중 야간당직 시 발생한 사건이 많은 수를 차지한다"며 "병원 내 수련환경이 안전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병원 차원의 책임을 묻기보다는 밤새 당직 근무하며 일차적으로 판단하고 처치했던 전공의는 유죄, 오히려 지도·감독의 책임이 있는 전문의는 무죄로 판결되는 사건을 보면서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하지 못한 수련 시스템에서 과연 전공의가 최선의 진료를 하며 제대로 배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환자와 전공의 모두의 안전을 위해 야간당직 시 담당 환자 수 제한과 입원전담전문의 확대가 시급하다"며 "수련환경평가 항목 등을 포함한 병원 평가 지표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국가 차원의 별도 재정 지원이 이뤄지도록 지속적으로 의료계 유관단체와 논의하고 정부에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