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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케어, 과도한 병원 이용 막고 약품비 줄여야"

    조세재정연구원 '비효율적 보건의료 지출의 현황과 과제’ 분석보고서

    기사입력시간 2017-12-14 12:34
    최종업데이트 2017-12-14 12:36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문재인 케어) 시행에 앞서 건강보험 재정 지출 증가에 대한 우려가 많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 재정을 늘리는 것 외에도 지출 통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케어란 2022년까지 5년간 30조 6000억원의 예산으로 건강보험 보장성을 63.4%(2015년)에서 70%로 올리는 정책을 말한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김우현 부연구위원은 최근 ‘비효율적 보건의료 지출의 현황과 과제’ 조세재정 브리프 분석보고서를 통해 건보재정 효율화 방안을 제안했다. 주된 내용은 의료이용량을 통제하고 약품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인용해 비효율적 의료 지출 개념을 설명했다. 이는 환자에게 편익을 주지 않거나 해로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환자에게 제공하는 편익이 기존과 같거나 더 나으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의료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경우로 정의했다.
     
    ▲가격지수 보정에 따른 OECD 회원국 의료서비스 가격 비교. 자료=조세재정연구원 
    한국의 의료비 지출은 2016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7.7%로 OECD 국가 평균인 9.0%에 비해 낮았다. 보고서는 "의료관련 가격 지수를 보정한 지출 수준은 OECD 국가 평균 이상"이라며 “OECD 국가 평균에 비해 양호해 보이는 한국 의료비 지출 규모는 저(低)수가 구조로 인한 착시 현상"이라고 했다. 이어 "이용량 규모를 통제하기 위해 세부적인 연구와 정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며 "보건복지부도 재정 효율화 방안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임상적, 운영 측면, 거버넌스 관련 등 비효율 지출이 발생하는 예시를 들었다. 보고서는 "재정 효율화를 위해 전체 의료비 총량 추이에 대한 면밀한 감시,  개별 임상 상황에 대한 목표 설정과 관리, 이와 연계된 수가체계 정비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라며 "여기에 의료공급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전문적인 의료 지식을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과도한 환자의 의료이용량 줄여야   
    ▲평균 병원 재원일수 비교. 자료=한국조세재정연구원
    OECD 통계자료를 보면 한국 환자들의 병원 재원일수 평균은 2014년 기준 16.5일이며 OECD 36개국 중 2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한국 병원의 입원 관련 요양급여 규모는 2015년 기준 16조 9420억원이며 지난 8년간 연평균 9.78%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주목할 점은 2000년 대비 대부분 국가의 병원 재원일수가 감소하는 추세지만, 한국은 오히려 1.8%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만성질환을 예방하지 못해 입원이 많고 경증 환자의 입원 치료가 많다"라며 "미리 예방이 가능한 응급의료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병원의 행정적 이유나 환자 선호에 따른 퇴원 연기 등 다양한 사례가 여기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만성 중증질환 관련 입원의 사전 예방이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했다. 한국의 당뇨병 관련 병원 입원율은 당뇨병 환자 1000명당 29명(2011년 기준)으로 OECD의 평균 수준을 넘었다.  
     
    또 임종기 환자 등은 의료기관이 아닌 가정과 사회복지시설로 연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임종기 환자 간호를 위한 호스피스 서비스 활성화, 고령층 간호를 위한 의료기관과 사회 서비스기관과의 연계, 자택에서 필요한 의료 및 사회 서비스 등을 늘려 고령층의 병원 이용 감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OECD 통계에서 한국에서 사망이 발생하는 장소는 의료기관이 74.6%(2015년)로 가장 높으며 그 비중은 해마다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라며 “사망 발생 비율을 가정과 사회복지시설로 넓혀야 한다”고 했다.
     
    의약품 지출 복제약 등으로 대체해야 
     
    ▲OECD 회원국 전체 의료비 중 의약품 지출 비율. 자료=한국조세재정연구원 
    한국의 의약품 관련 지출은 전체 의료비 대비 21.4%로 2015년 기준 OECD 평균(2015년) 16.9%에 비해 4.5% 높았다. 보고서는 “의약품의 과도한 지출은 임상적으로 비효율적인 지출의 신호일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한국에서 특정 계층에 처방이 장려되지 않은 의약품 처방이 빈번하게 이뤄지는 사례를 들었다. 65세 이상 고령층의 처방을 금지한 지속작용 벤조디아제핀(long-acting benzodia- zepines)의 경우 OECD 14개국 평균 1000명당 62명이 처방을 받고 있지만, 한국은 평균 1000명당 205.4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의약품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복제 의약품 사용 장려와 복제약 진입을 빠르게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보고서는 “복제약을 적게 사용하는 것은 운영 측면에서 비효율 지출의 대표적인 예”라며 “2015년 OECD 주요국의 복제 의약품 시장 점유율은 평균 47.4%이며, 한국은 이보다 낮은 36.4%”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대신 복제약 사용을 장려하려면 약효와 부작용에 대한 높은 수준의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라며 “오리지널약의 특허 만료 후 복제약이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 수단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높은 제왕절개 출산율 개선해야 
     
    ▲OECD 회원국 제왕절개 출산율. 자료=한국조세재정연구원 

    2015년 OECD 국가 평균의 제왕절개 출산율은 27.5%인 반면 한국은 36.8%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이상적인 제왕절개 시술 비율로 제시한 15%를 넘어서는 수치다.
     
    보고서는 “2015년 제왕절개 분만으로 건강보험공단이 지출한 요양급여비용은 총 2382억원이었다”라며 “한국의 만혼 현상과 산모의 출산 연령이 늘어나는 요인 등이 제왕절개 출산을 필요로 하는 임상적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과 비슷한 평균 출산 연령을 보이는 스페인, 룩셈베르크, 덴마크, 스웨덴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제왕절개 출산율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은 분만으로 인한 의료사고 시 제왕절개의 조기 시행 여부가 의사 과실 판정에 영향을 미친다”라며 “현 포괄수가제(진료비를 고정하는 제도)에서 자연분만 유도를 실패한 다음 제왕절개를 시행할 때 자연분만을 유도한 의료 공급자의 노력을 보상해주지 않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건강보험 행정 비용 증가 막아야 
     
    한국의 보건의료 관련 행정비용은 2014년 기준 전체 의료비의 3.6% 수준으로 OECD 국가 평균(3.2%)과 비슷한 수준이다. 보고서는 “한국은 전국민 건강보험 체계에서 행정 비용이 증가할 위험 요소가 있다”라며 “행정 효율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건강보험을 관리하는 주요 행정 주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있다.
     
    보고서는 “향후 행위별 수가제를 벗어나 의료 질 기반 수가체계(환자의 치료 성적에 따라 달라지는 수가체계)가 도입된다면 행정 비용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라며 “한국의 강점인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한 보건 의료 행정 시스템의 간소화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