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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수출 위한 국내 제약사의 최대 관문 ‘cGMP 인증’

    대형제약사부터 중소제약사까지 글로벌 진출 의지 엿보여

    기사입력시간 2018-05-29 06:00
    최종업데이트 2018-05-29 06:00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권미란 기자] 대형 제약사를 비롯해 중소‧중견 제약사들도 생산 공장을 cGMP(Current Good Manufacturing Practice)급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그만큼 국내 제약업계의 글로벌 진출 움직임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GMP는 제조공장의 구조·설비를 비롯해 원료의 구입부터 제조, 품질관리·보증, 포장, 출하에 이르기까지 생산공정 전반에 걸쳐 요구되는 기본규정이다. 우리나라는 KGMP, 유럽은 EU-GMP, 미국은 cGMP 등의 규정을 각각 적용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미국 수출을 위해 반드시 cGMP 인증이 필요할 정도로 반드시 거쳐야할 관문이다. 
     
    cGMP의 경우 정기 실사인 면허·감시검사(Licensure/surveillance inspection)와 허가에 앞서 실시하는 사전승인심사(pre-approval inspection),  정기 실사인 GMP 검사(inspection) 또는 적합성 검사-원인 검사(compliance inspection for-cause inspections) 등으로 나뉜다. 허가 전 실사 결과가 불충분할 때는 승인보류가 내려진다. 필요한 경우 미국 식품의약국(FDA) 실사점검통보(483 Form)에 의해 재실사(reinspection)를 실시하고 시정조치를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국의 KGMP 보다 미국 cGMP의 범위가 넓고 요구사항도 다양하다. 
     
    ▲자료=한국생물공학회 CGMP사업팀 홈페이지(www.cgmp.or.kr)

    이에 따라 지난 2005년부터 5년간 ‘생물의약의 생산시설(cGMP) 표준화기반구축’ 사업을 진행했던 한국생물공학회 cGMP사업팀은 cGMP기술 표준화의 필요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국내 제약기업들이 영세한 국내 시장의 제한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시장 진출을 시도할 때 cGMP기술의 부재가 커다란 장애요인이 되고 있어서다. 한국생물공학회 cGMP사업팀은 사업 종료 후 국내 제약사 등과 기관의 과제결과 활용기관으로 참여해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대웅제약 등 국내 제약사 cGMP 인증 한창 
     
    국내에서 cGMP 표준화기반구축 사업 결과를 활용해 인증을 획득한 대표적인 기업은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은 최근 보툴리눔 톡신제제 제조처인 ‘나보타(개발명 DWP-450)’ 공장에 대한 cGMP 인증을 획득했다. 나보타의 생물학적제제 허가신청(BLA)은 FDA로부터 요구받은 허가관련 자료(최종보완요구공문, Complete Response Letter)를 보완하고 재심사를 거치면 미국 진출은 수월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웅제약 측은 “설립 전부터 cGMP 수준을 고려해 최첨단 생산설비와 고도화된 품질관리 시스템을 갖췄다”며 “주요 선진국 진출을 위해 체계적으로 준비한 결과이며, 향후 남은 최종 품목 허가도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했다.
     
     2009년 국내 cGMP급 공장의 포문을 열었던 GC녹십자는 지난해 국내 제약사 중에서 처음으로 북미에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설립했다. 녹십자는 2020년 생산을 목표로 혈액제제 등에 대한 cGMP 인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도 경기도 용인 본사에 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한 녹십자셀, 녹십자랩셀 등 자회사 통합 연구센터인 셀 센터(Cell center)를 준공했는데, 이 센터도 cGMP 수준의 생산시설을 갖출 계획으로 알려졌다.
     
    휴온스는 '0.9% 생리식염주사제 5mL/10mL'에 대한 cGMP 인증을 전 라인으로 확대, 추진하고 있다. 휴온스 계열사인 휴메딕스는 지난해 제천바이오밸리에 바이알, 앰플, 프리필드 등 주사제 전 제형을 커버할 수 있는 cGMP급 ‘휴메딕스 제2공장’을 준공했다.
     
    서울제약은 시화공장 생산시설을 충북 오송공장으로 이전하고 오송공장을 cGMP 수준으로 확장 준공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충북 세종시에 cGMP 인증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항암제 공장을 올해 완공할 예정이다. 대원제약 역시 미국 등 선진국 시장 진출을 위해 진천공장을 신축중이며 내년 4월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신제약은 cGMP, EU-GMP 등 글로벌 수준의 생산설비 현대화‧자동화를 갖춘 세종공장을 오는 2019년 하반기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삼천당제약은 미국과 유럽에 점안제 수출계약을 체결하면서 글로벌 인증에 집중하고 있다. 해당 품목을 생산하는 자회사 디에이치피코리아 공장은 지난 18일 EU-GMP 인증을 받았고 미국 수출을 위한 cGMP 인증도 추진 중이다.

    개발단계부터 상용생산까지 철저한 준비 요구…어려운 'cGMP 인증'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중소‧중견 제약사들도 cGMP 인증을 준비하고 있지만 높은 문턱으로 cGMP 인증을 받은 곳은 많지 않다. 인증을 받은 곳들은 대형 제약사 계열사나 자회사들이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기준 원료의약품의 cGMP 인증을 받은 곳은 유한화학, 한미정밀화학, 종근당바이오, 경보제약, 에스티팜 등이다. 완제의약품에 대한 cGMP 인증을 받은 곳은 LG화학,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이다. 셀트리온은 올해 초 FDA로부터 cGMP 보완자료 요청(Form 483)을 받으면서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 '허쥬마'의 허가가 지연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나보타 cGMP 인증을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에 대해 '검토 범위'와 '수준'을 꼽았다. 회사측에 따르면 미국은 허가자료 검토와 현장 실사의 연구단계부터 까다롭게 설계한다. 개발 단계부터 상용생산 적용까지 전반적인 부분을 학습하고 완벽한 준비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인증 수준을 향상시키는데 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미국은 의약품 품목 허가 신청 시 cGMP를 준수하고 있는지, 준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지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미국의 cGMP 검토와 요구 수준은 환자에 미치는 영향성(일반의약품 →전문의약품)과 제형의 분류(고형제→무균주사제), 그리고 희소성(제네릭→신약) 등의 구분에 따라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나보타주'는 무균주사제로써 신약에 속해 가장 요구 수준이 높고 까다로웠다"며 "국내에서 성공한 동일사례가 한 건도 없어서 참고할 만한 정보가 부족한 것도 어려움으로 작용했다"고 했다.

    "정부 차원의 cGMP 전문가 양성‧컨설팅 지원 확대 등 필요"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제약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독려하려면 cGMP 인증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건의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의약품정책실 엄승인 상무는 "cGMP 인증에 수억원의 비용이 소요되고 한 번 인증을 받고 끝이 아니라 2~3년 마다 재인증을 받아야 한다"며 "비용적인 측면도 부담이지만 아직까지 국내에 미국 cGMP 인증에 대한 전문가가 부족한 실정이다"라고 지적했다.

    엄 상무는 "현재 정부차원의 컨설팅 비용지원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중소제약사들도 글로벌 진출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cGMP 전문가를 양성하고 컨설팅 지원도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제약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 필수요건인 cGMP, EU-GMP 인증을 위한 모의실사, 수출 목적 생산시설 고도화를 위한 컨설팅 소요비용을 최대 5000만원까지 지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보건산업진흥원 제약바이오산업팀 유희영 연구원은 "국내에서는 몇 곳의 컨설팅 기업들이 선진국 GMP에 대한 서류나 교육 등을 담당하고 있다"며 "실사는 각 국가별 전문가들이 나오기 때문에 기업들이 해외에 있는 전문기관과 컨소시엄을 이뤄 몇 회에 걸쳐 컨설팅을 진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일부 국가에 대한 정부 지원 논의는 있지만 아직 확정된 부분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