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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도 수가협상 ‘막바지’...추가재정소요분·상급종병 쏠림현상 등 ‘쟁점’

    지난해 2개 유형 협상 결렬...올해 전 유형 결렬 가능성도 제시돼

    상급종합병원 등 대형병원 쏠림현상·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해석도 ‘분분’

    기사입력시간 2019-05-31 06:39
    최종업데이트 2019-05-31 09:11

    사진: 지난 5월 2일 서울가든호텔에서 2020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관련 의약단체장 간담회가 열렸다.
    [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내년도 유형별 환산지수 계약(수가협상) 과정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지난 29일까지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등 공급자단체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2차 수가협상을 마쳤다.

    31일에는 공급자단체들과 건보공단과의 3차 수가협상이 예정돼 있으며 추가재정소요분(밴드)을 결정하는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의 3차 회의도 열린다.

    하지만 최근 열린 재정운영 소위가 재정투입에 다소 보수적인 수치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초 화기애애했던 수가협상 분위기에도 먹구름이 꼈다.

    동시에, 보장성 강화 정책이 영향을 미친 '대형병원 쏠림현상'과 의료기관의 경영을 어렵게 하는 '최저임금 인상'도 최종 수가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정투입에 보수적 수치 제시...올해 협상 결렬 가능성도
    사진: 강청희 국민건강보험공단 수가협상단장이 지난 5월 29일 열린 대한병원협회와의 2차 수가협상에서 사과발언을 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3차 수가협상을 앞두고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이 추가재정소요분 결정 문제다. 재정운영 소위가 지난 23일 열린 2차 회의에서 상당히 보수적인 수치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원활한 수가협상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강청희 건보공단 수가협상단장은 지난 29일 열린 병협과의 2차 협상에서 사과 발언을 통해 “지난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 2차 회의 중 밴드가 결정되는 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하고 말씀드렸음에도 원치 않는 수치의 밴드가 제시됐다"라고 말했다.

    특히 강 단장은 "가입자들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되고 당위성이 있다. 하지만 공급자들과의 협상을 책임지는 책임자 입장에서 협상 여지가 전혀 없고 협상이 불가능한 상황에 대한 사전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이번 발언을 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지난해 건강보험 추가재정소요분은 9758억원이었으며 올해 수가협상 시작 전부터 1조원을 돌파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됐다. 특히 의료계는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추가재정소요분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영진 대한병원협회 회장은 지난 2일 열린 건보공단과 의약단체장들의 간담회에서 “올해도 같은 체제의 협상이지만 앞으로 노력해 모순되는 부분, 분배가 아닌 정상적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 밴드를 늘릴 수 있는 방안도 같이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재찬 대한병원협회 수가협상단장도 “이번 협상에서 밴딩폭이 1조원을 훌쩍 넘어야만 정상적, 제대로 된 병원경영을 할 수 있는 수준의 수가협상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추가재정소요분 1조원 돌파 가능성이 사실상 낮아지면서 전체 유형 협상 결렬이라는 최악의 가정도 아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공급자단체 관계자는 “밴드를 정하는 과정에 공급자의 의견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라며 “공단에서도 공급자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하지만 구조 자체가 변화해야 한다. 공급자들의 의견이 반영돼야 공정한 협상이다”라고 토로했다.
     
    대형병원 환자쏠림 현상...수가협상에 어떤 영향 미칠까
    사진: 국민건강보험공단 '2018년 건강보험 주요통계'
    보장성 강화 정책의 영향으로 인한 대형병원 환자쏠림 현상도 이번 수가협상의 화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8년 건강보험 주요통계’에 따르면 총진료비는 2017년 69조3352억원에서 2018년 77조6583억원으로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병원급(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 의료기관이 2018년 전체 진료비 중 26조6149억원을 가져가 가장 높은 34.3%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이다. 이 중 2018년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비는 2017년과 비교해 25.2%가 증가, 14조333억원을 기록했다. 종합병원 또한 2018년 진료비가 14.3% 올라 12조5817억원 규모로 파악됐다.

    의원급(의원·치과의원·한의원) 의료기관의 2018년 진료비는 21조3404억으로 전년 대비 8.7%가 증가했다. 여기서 의원만 별도로 살펴보면 2017년 13조7000억원에서 2018년 15조828억원으로 10.1% 오른 수치를 기록했고 전체 진료비의 19.4%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진료비 점유율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이 1.9%p, 종합병원이 0.3%p증가했고 의원은 0.4%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병협 측은 이 같은 진료비 통계가 비급여의 급여화 영향이라며 의료수익 대비 의료비용 지출이 상대적으로 커서 전체적인 경영상황은 오히려 악화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재찬 병협 수가협상단장은 최근 “보장성 강화로 인한 착시부분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실제 공시된 회계자료를 살펴본 결과, 의료수익이 증가했지만 의료비용도 그만큼 늘어 전체적인 경영상황이 오히려 어려워지는 상황이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반면 이필수 의협 수가협상단장은 "상급종합병원, 병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량이 증가했다. 의원급 의료기관도 사실상 증가하긴 했지만 상급종합병원과 비교해 큰 차이가 있다"라며 "내년 보장성 강화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그 차이가 더 커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의료기관 경영 악화 가중”
     
    의료기관 운영에 영향을 주는 최저임금 인상도 이번 수가협상에서 다수 언급됐다. 특히 공급자단체 중 의협은 최저임금 인상분 반영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열린 재정운영 소위 1차 회의에서 올해 최저임금 인상분을 수가협상에 반영하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공식적인 자료가 판단의 중요한 근거가 되는데 2019년 최저임금 인상분에 대해서는 추측만 있을 뿐, 공식적 자료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재정운영 소위에서는 2018년도의 경우 일자리 안정자금이 제공돼 경영의 어려움을 보전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와 관련해, 의협은 일자리 안정자금이 오히려 인건비 차이를 심화시키고 제도적 어려움으로 활용 사각지대가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필수 단장은 “작년에 2.7%라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얻어 올해는 회원들의 기대가 크다. 절박한 마음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단장은 “진료량이 증가했다 하더라도 기존에 비급여로 받던 부분이 급여화된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익이 증가한 것이 아니다”라며 “또, 최저임금 인상으로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이 힘든 상황이다.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위해서도 의원급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