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피부과와 성형외과계 등 의료계가 7일 한의사의 PDRN·PN(폴리뉴클레오티드) 시술에 대해 "법적으로 끝까지 대응하겠다"며 불법의료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와 대한성형외과학회, 대한피부과학회, 대한성형외과의사회, 대한피부과의사회는 7일 의협 회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최근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한의원 전문의약품 공급 현황'을 보면, PDRN 주사제의 경우 불과 1년 사이 공급량이 폭증해 2024년 16개 한의원에 226개가 공급된 데 비해 2025년 7월 기준 626개 한의원에서 2234개가 공급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의료계는 환자 안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입장이다.
의협 한특위 박상호 위원장은 "왜 한의사들은 면허 범위를 넘어서려고 하나. 남의 것 탐내면 안 된다. 향후 의료계는 모든 법적 대응을 동원해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한특위 이재만 부위원장도 "한의원이 리쥬란 약물을 'X쥬란 약침'이라는 이름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주사를 놓고 있다. 이런 부분은 명백한 불법으로 부작용이 매우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 반준섭 부회장은 이날 피부미용 분야에서 한의사들이 무분별하게 불법 의료행위를 자행하는 것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반준섭 부회장은 "최근 레이저, 고주파, 초음파 등 에너지 기반 의료기기뿐 아니라 PDRN, PN과 같은 전문의약품 및 의료기기를 활용한 시술까지 광범위하게 시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면허 범위를 명백히 벗어난 무면허 위료행위로서 국민 건강과 환자 안전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불법 행위"라고 말했다.
반 부회장은 "레이저, 고주파, 초음파 등 피부미용 의료기기는 현대의학의 해부학, 생리학, 병리학, 피부과학 등에 기반한 의과 의료기기다. 한의사의 면허 범위를 명백히 벗어난 영역"이라며 "의약품 과민반응으로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올 수 있지만 이를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은 한의원에 없다"고 비판했다.
실제 대법원 판례도 제시됐다. 대한성형외과학회 노시균 홍보이사는 "대법원은 한의사가 광선조사기(IPL) 등을 이용해 피부질환을 치료한 행위에 대해 현대의학적 원리에 기반한 의료행위로 판단해 명확히 위법성을 인정했다"며 "2022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역시 한의사의 초음파 기기 사용을 '진단용에 한정해 한의학적 진단의 보조수단'으로 제한적으로 인정했을 뿐 치료 목적의 의료기기 사용까지 허용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노 이사는 "최근 일부 한의원에서 확산되고 있는 PDRN·PN 기반 '스킨부스터' 시술은 법적, 의학적 측면에서 중대한 문제가 있다"며 "연여 등에서 추출한 DNA 분절체인 PDRN·PN은 각각 조직 재생을 위한 전문의약품과 조직수복용생체재로로 사용된다. 이를 '약침' 형태로 조제, 사용하면 불법 의료행위"라고 강조했다.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대한피부과의사회 조수익 기획정책이사는 "한의계는 레이저, 초음파, 고주파 등 의료기기 및 PDRN·PN 성분을 이용한 모든 불법 피부미용의료 시술을 즉각 중단하고 PDRN·PN 약침에 대한 과학적 검증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한의사의 면허 범위를 명확히 하고 한의원 등에서 자행되는 불법 의료행위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실효성 있게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참관한 의협 김택우 회장은 "틀림없이 한의사들도 본인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 잘못된 행위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 없다면 잘못이 계속되는 구조가 된다"며 정부가 움직여 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