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먹거리 만드는 제약바이오기업들, R&D 투자 얼마나
① 매출 1조클럽 중 광동 제외 모두 1000억원 넘게 투자
② 중견·중소제약사는 대부분 제네릭 위주..일부에선 투자비중 줄이기도
① 매출 1조클럽 중 광동 제외 모두 1000억원 넘게 투자
② 중견·중소제약사는 대부분 제네릭 위주..일부에선 투자비중 줄이기도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제약업계의 매출액은 연구개발(R&D) 투자 비용에 대체로 비례하는 양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가장 많은 매출(한국콜마 제외)을 올린 유한양행 보다 4~5위의 셀트리온과 한미약품이 연구개발에 더 많은 비용을 쏟아부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시된 제약업계 사업보고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제약산업은 기술집약적 연구개발투자형의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특성이 있어 전체 제조업 중 연구개발비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일반 제조업의 연구개발비 비중이 매출액의 3~4%인 반면 제약산업은 10% 이상이며, 특히 신약개발을 진행중인 연구집약적 기업들은 15~20% 정도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한다.
화장품 매출이 절반에 달하는 한국콜마를 제외하면 지난해 제약기업 중 매출 1위는 유한양행이 차지한 상태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2.5% 감소한 1조 4803억 5360만원이었으며, 영업이익, 당기순이익도 모두 전년대비 각각 75%, 37.2% 감소한 125억 3575만원, 366억 1232만원을 기록했다.
유한양행은 이익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R&D비용 및 판매비 증가를 제시했다. 실제 유한양행의 연구개발부문은 매출액 대비 9.1%로, 전년대비 226억원이 증가한 1352억원을 기록했다.
유한양행 측은 "자체 연구역량 강화는 물론, 활발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R&D 협력을 확대하고, 해외거래선과의 파트너십 제고로 보다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역시 차별화된 신제품 개발, 해외 라이센싱 강화,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 R&D 역량 시스템 강화 등을 통해 유한의 미래 성장 기반을 공고히 다질 것"이라며 "특히 연구활동의 전략적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국내외 유망 벤처기업 및 대학 등과의 공동 연구개발 및 전략적 투자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R&D 효율성을 증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유한양행 다음으로 매출을 많이 올린 GC녹십자 역시 R&D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많은 비용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GC녹십자는 매출액이 전년대비 2.6% 오른 1조 3697억 972만원에 달했으나 영업이익은 19.7% 감소한 4025억 454만원, 당기순이익은 -112억 8740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그럼에도 녹십자는 지난해 전년대비 3.26% 증가한 1506억 7700만원의 R&D비용을 투입했다. 매출 대비 R&D 투입 비중은 11.0%다.
녹십자 측은 "제약산업은 기술집약도가 높은 첨단기술산업의 한 분야로서 차별성 및 기술에 따른 독점성이 강한사업으로 막대한 투자에 따른 위험과 동시에 부가가치가 큰 산업"이라며 "물질특허 및 시장개방의 영향으로 선진제약업체와의 경쟁이 불가피하하기 때문에 연구개발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지속적인 R&D투자로 성장동력을 확보하면서 급변하는 외부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특히 국내 제약업계 최대규모인 R&D센터를 통해 연구개발부문에서 전략제품의 글로벌화를 위해 전사적으로 자원과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면역글로불린(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 헌터증후군치료제(헌터라제), 유전자재조합 혈우병 치료제(그린진에프), 항암보조치료제 등을 대표적 전략 품목으로 제시했다.
광동제약은 연결기준 2019년 매출액이 1조 2383억원으로 전년대비 4.9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418억 323만원, 당기순이익은 226억 5580만원을 기록했다.
광동은 주력 상품이 가정 상비약, 드링크류, 건강보조식품 등 주로 일반의약품 및 식품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신약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음에도 지난해 연구개발비용은 94억 5700만원에 그쳤다.
광동제약은 "제약산업이 전문의약품 위주의 시장으로 재편되는 추세에 따라 비만치료제, 여성용 성욕저하치료제 등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R&D 역량을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바이오의약품업체로는 매출 1위를 달성한 셀트리온은 연구개발비용 역시 가장 많이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셀트리온은 매출액이 전년대비 14.9% 증가한 1조 1284억 6000만원을 기록했으며, 연구개발비용 역시 4.9% 늘린 3030억 6189만원으로 26.8%에 달했다.
셀트리온 측은 "오랜 기간 축적된 연구 역량과 기술을 바탕으로 바이오시밀러 제품 및 바이오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나아가 전세계 바이오 의약품 시장에서의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세계 주요 다국적 제약사 및 생명공학 기업들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연구개발 및 설비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항체의약품 시장에서의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바이오신약개발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단일클론 항체(mAB, monoclonal antibody)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라며 "단일클론 항체는 타겟세포에 특정한 치료가 가능하고 환자의 면역체계를 지원할 수 있는 등 효능 측면에 있어서 보다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전통제약기업 중 지난해 가장 많은 연구개발비용을 투입했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 1136억 4978만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038억 7784만원, 당기순이익은 638억 6724만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각각 24.3%와 87% 증가했다.
한미약품 측이 공개한 연결기준 지난해 연구개발비용(제조원가+판매비와 관리비)은 2055억 5565만원(112억 6760만원+1942억 8804만원)이다. 이는 전년(1774억 8805만원)대비 15.8% 증가한 수치다.
한미약품은 "현재 연구개발 인력만 579명에 달한다. 당사는 연구개발 중심 제약회사로서 기존의 제네릭 및 개량신약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신약 연구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매출액 1조 1134억 2592만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446억 8709만원, 당기순이익이 288억 656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구개발비용은 1405억 6937만원으로, 매출 대비 비중은 12.6%다.
대웅제약 측은 "화학합성신약으로 항궤양제, 당뇨병치료제, 폐섬유증치료제, 통증치료제, 자가면역치료제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개량신약으로 세계 최초 올메살탄+로수바스타틴 복합제 올로스타, 도네페질 패치제 및 데포주사제를 연구하고 있다"면서 "이와 함게 인공지능 사업부를 신설해 미래 신규사업 진출도 도모하고 있다"고 밝혔다.
종근당의 지난해 매출은 1조 786억 1800만원, 영업이익은 745억 7600만원, 당기순이익은 529억 7500만원을 기록했다. 이 중 연구개발 비용은 1380억 2600만원으로 매출대비 비중은 12.8%다.
종근당 측은 "텔미누보, 타크로벨 등 다양한 질환군들을 기반으로 하는 기존제품 성장과 더불어 에소듀오, 케이캡 등 신제품은 회사의 성장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으며, 현재 표적항암제(CKD-581, 516), 자가면역질환 치료제(CKD-506), 헌팅턴 치료제(CKD-504), 바이오신약(CKD-702) 등 다양한 신약개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연구인력 및 R&D 투자비용을 점차 증가시켜 나아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