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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년 뒤에도 카피약이나 팔까요?"

    [기획⑬]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묵현상 단장

    "제약산업 박세리를 키워야 한다"

    기사입력시간 2017-08-25 14:43
    최종업데이트 2017-08-25 14:52

    [기획] ICT 융합 의료를 대비하다

    메디게이트뉴스는 'ICT 융합 의료를 대비하다'를 주제로 바이오 업계가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소개한다. 맞춤형 의료를 위한 유전체 분석을 핵심 사업으로 하는 기업,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기업, 투자기업(VC), 정부 출연기관, ICT 융합의료에 활발한 연구중심병원 등은 미래 먹거리를 위해 어떤 구상을 하고 있을까?  

    (1편) 바이오산업의 핵심은 '협업' - 신테카바이오 경영총괄대표 김태순 사장
    (2편) 바이오 투자 더 늘릴 계획 - 한국투자파트너스 황만순 상무
    (3편) 유전자 기반으로 패러다임 바뀐다 - EDGC 이민섭 CTO및 신상철 CEO
    (4편) 초기 기업 투자에 집중 – 인터베스트 문여정 이사
    (5편) 혼밥, 혼숙에 이어 “혼톡” – 헬스케어 챗봇 김민열 대표
    (6편) 20년 뒤 토종 글로벌제약사 기대 -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NOV) 박영환 단장
    (7편) 설명의무법 고민을 덜다 - 헬스브리즈 정희두 대표
    (8편) 의료기관, 기업과 협력으로 R&D 사업화 촉진해 – 한국전자정보통신연구원(ETRI) 바이오의료IT연구본부 김승환 본부장
    (9편) "AI의사가 입원하래서 왔어요!"-서울아산 헬스이노베이션 빅데이터센터 김영학 소장
    (10편) "병원정보시스템, 정밀의료로 한발 더" - 고려대의료원 이상헌 사업단장 및 정보통신산업진흥원 ICT융합확산팀 이준영 팀장
    (11편)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동반자 -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DHP) 최윤섭 대표
    (12편) 마이크로바이옴으로 치료한다 - 지놈앤컴퍼니 배지수 CEO 및 박한수 CTO
    (13편) "제약도 박세리를 키워야 한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묵현상 단장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묵현상 단장. ⓒ메디게이트뉴스

    "지금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상위 10위권에 한국 선수들이 여럿 포진해 있는데 박세리 선수가 나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제약도 그렇게 할 수 있다."
     
    지난해 말부터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을 이끌고 있는 묵현상 단장은 우리나라 제약도 골프처럼 충분히 '빅파마'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은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가 2020년까지 글로벌 기술이전 10건 달성을 목표로 설립했으며, 이를 위해 2011년 출범할 당시 예산 1조원 투입을 약속한 바 있다.
     
    묵현상 단장은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후 KT연구소 전임연구원, 삼보컴퓨터 부사장, 겟모어증권 대표이사, 바이오벤처 메디프론디비티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그는 "제약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려면 우리가 직접 임상 2상, 3상까지 하고, 우리 손으로 미국, 유럽, 일본 시장에 팔아야 한다"면서 "그렇게 해서 세계 30대 제약사에 들어가야 박세리가 나오고 10년 뒤 박세리 키즈가 전세계 골프를 주름잡은 것처럼 후발 기업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약사가 세계적 경쟁력이 갖기 위해서는 우수한 연구자와 비임상, 임상 1~3상을 거친 뒤 글로벌 시장에 출시해 수익을 창출하고 다시 연구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묵현상 단장 제공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우수한 연구, 비임상, 임상 1상에 그치고 라이센스 아웃하면서 임상 2~3상으로 넘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빅파마가 나올 수 없다는 게 묵 단장의 지적이다.
     
    여기까지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제약계의 박세리를 만들 수 있을까?
     
    묵현상 단장은 "정부가 마중물을 부어서 박세리를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글로벌 3상을 하려면 적어도 3천억원이 들어가는데 성공하지 못하면 한방에 망하는 게 우리 제약계의 현실"이라면서 "물론 그렇게 할 만한 투자 여력도, 배짱도, 전문 인력도 많지 않기 때문에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환기시켰다.
     
    정부가 앞장 서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민간과 함께 메가펀드를 만들어 신약 개발에 투자하자는 것이다.
     
    정부가 연구비나 몇 푼 던져주면서 '네가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는 절대 글로벌시장에 명함도 내밀 수 없다는 게 묵 단장의 설명이다.
     
    메가펀드도 필요하지만 글로벌 감각을 갖춘 코치도 필요하다.
     
    그래서 묵현상 단장은 취임 이후 야구로 치면 라인업을 새로 짰다.
     
    그는 미국 제약연구소 책임연구원, 대학 연구교수 등 신약개발 경력이 풍부한 7명의 고급 영입했는데 자신을 포함해 업계경력을 모두 합했더니 150년이 넘어갔다고 한다. 업계에서 알아주는 베테랑으로 선발진을 다시 짰다는 것이다.
     
    그는 "그 분들이 받았던 월급을 맞춰드리지는 못하지만 이제 나라를 위해 함께 뛰어보자고 읍소해 모셔왔다"고 소개했다.
     
    이를 통해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이 주관해 글로벌 빅파마와 신약개발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이 연구에 국내 연구소, 제약사를 참여시켜 경험과 실력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또 영입 선수들의 신약개발 노하우를 제약사에 전수해 국제 경쟁력을 제고하는데 도움을 줄 계획이다.
     
    묵현상 단장의 '제약산업 박세리 육성 구상'
     
    구체적으로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이 ▲전임상 최적화 지원(BRIDGE 프로그램) ▲임상 고도화 및 지원(ACT 프로그램) ▲사업개발 지원(LPG 프로그램)에 나서 약물 후보 최적화에서부터 비임상, 임상 전 과정을 지원하면 5조원짜리 글로벌 신약을 만들 수 있다고 문 단장은 확신했다.

    묵현상 단장은 "미국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국산약이 5개 있는데 그 중 우리나라가 직접 허가받는 약은 3개 밖에 없고, 신약은 전무하다"면서 "이게 우리의 초라한 현실"이라고 환기시켰다. 
     
    그는 "전세계 30대 제약기업에 국내 제약사 5개가 들어가게 하는 게 내 목표이고, 그러려면 약 10조원의 연 매출을 올려야 한다"면서 "민간펀드가 신약개발에 투자하고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이 제약사를 잘 코치하면 수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신약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게 안되면 제약산업의 미래는 10년, 20년, 30년 기다려봐야 라이센스 아웃이나 하고 우리끼리 카피약, 복합제나 사고파는 신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