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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 대마산업, 규모의 경쟁 넘어 비즈니스 모델도 다양화

    [현지탐방②] 컨슈머 제품 관심 높아지면서 연방정부도 규제방안 마련 모색

    기사입력시간 2019-04-12 06:13
    최종업데이트 2019-04-12 09:19

    사진: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있는 노스스타 재배시설에서 재배중인 마리화나
    지난해 11월 의료용 대마를 허용하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올해 3월 대마성분 의약품의 구입 절차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개정·공포됐다. 그러나 해외에서 의약품으로 허가받은 대마성분 의약품을 자가치료 목적으로 구입하는데 한정되며,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방문 수령해야 한다. 또한 식품과 대마오일, 대마추출물 등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보다 이르게 의료용 대마 사용을 허용한 북미 지역에서는 카나비스(Cannabis) 또는 마리화나(Marijuana)라 불리는 대마 비즈니스가 이미 합법적인 산업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주는 2000년 의료용 마리화나를 허용한데 이어 2012년에는 21세 이상 성인에 대한 기호용 마리화나 사용까지 개방했다. 이후 콜로라도주의 마리화나 생산량과 소비량은 매년 큰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콜로라도 현지 방문 취재를 통해 합법적인 대마 산업의 현황과 전망을 듣고, 합법적 대마는 어떻게 생산되며, 특히 의료용 목적으로는 어떤 대마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지 확인했다.

    ① 현지에서 본 미국 의료용 대마…합법 테두리 안에서 폭넓게 활용
    ② 북미 대마산업, 규모의 경쟁 넘어 비즈니스 모델도 다양화

    [콜로라도 스프링스=박도영 기자] 미국 콜로라도주는 2000년 의료용 마리화나를 사용할 수 있도록 주 헌법을 개정한데 이어, 2012년 또다시 헌법을 개정해 21세 이상 성인에 대한 기호용 마리화나까지 허용범위를 확대했다. 기호용 마리화나 사용의 합법화를 정당화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주에 대한 세금 증액이었다.

    콜로라도 수정헌법 64조 시행 첫 해인 2014년 이후 콜로라도의 마리화나 생산량과 소비량은 매년 늘고 있다.

    2018년 8월 콜로라도 주정부가 발표한 마리화나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콜로라도의 규제 대상 재배업자들은 마리화나 꽃을 340.7톤 수확해 포장했다. 2015년과 2016년 수확량은 각각 207톤, 276톤이었다. 소비자에게 실제로 판매된 마리화나 제품을 바탕으로 계산한 수요는 2015년 140톤에서 2016년 230톤, 2017년 302톤으로 늘었다.

    이같이 생산량과 소비량이 늘면서 주정부가 거둬들이는 조세수익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4년 콜로라도 소매상들이 판매한 마리화나 매출 규모는 의료용 3억 8600만 달러, 기호용 3억 1300만 달러였다. 이를 바탕으로 주 정부는 6300만 달러 조세수익를 얻었고, 라이센스 및 수수료로 추가로 1300만 달러를 확보했다.

    2018년 의료용과 기호용을 합해 콜로라도 내 마리화나 매출 규모는 15억 4569만 달러에 이르렀고, 단일연도 세수만 2억 6653만 달러에 달했다. 2019년 2월 기준 누적 매출은 62억 8399만 달러, 누적 세수는 총 9억 4800만 달러다.


    의료용 마리화나도 흡연용 제품과 오일류 넘어 폭넓게 선택 가능
     
    사진: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있는 트위드리프(Tweedleaf) 디스펜서리(dispensary)에서 판매 중인 의료용 대마 제품들

    합법적인 마리화나 산업 규모가 커지면서 식품 등 컨슈머 제품까지 마리화나 상품의 카테고리도 다양화되고 있다.

    지난해 버드와이저 맥주를 생산하는 앤하이저부시 인베브(Anheuser-Busch InBev)는 대마 음료 연구를 위해 마리화나 기업인 틸레이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사례도 있다.

    메디게이트뉴스가 방문한 콜로라도 스프링스시는 콜로라도주에 속하지만 아직 의료용 대마 사용만 허용하고 있다. 따라서 환자만 마리화나 관련 제품을 합법적으로 구매할 수 있음에도 흡연용 마리화나부터 오일류, 쿠키나 초콜릿과 같은 스낵류, 음료, 화장품 등 여러 카테고리별로 마리화나 상품이 개발·판매되고 있다. [관련기사=기획① 현지에서 본 미국 의료용 대마…합법 테두리 안에서 폭넓게 활용]

    칸나비디올(cannabidiol, CBD)은 물론 마리화나의 주요 향정신성 성분인 델타-9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Delta-9-tetrahydrocannabinol, THC)이 함유된 제품까지 상품화 돼 있고, 같은 제품이라도 여러 농도로 구분돼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美농업법 개정 이후 마리화나 제품 관심↑ 연방정부도 주목

    미국에서는 최근 몇 년간 CBD를 포함해 카나비스(Cannabis sativa L.) 추출 의약품 및 컨슈머 제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연방정부 차원에서도 이에 대한 규제 경로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스콧 고틀립(Scott Gottlieb) 국장(출처=FDA flickr)

    미국 식품의약국(FDA) 스콧 고틀립(Scott Gottlieb) 국장은 4월 초 카나비스 함유 및 유래 제품에 대한 규제 경로 마련에 대한 새로운 조치를 설명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인간 의약품, 식품 보조제(dietary supplement), 일반식품(conventional foods), 동물 식품 및 의약품, 화장품 등이 포함된다. 

    성명서에 따르면 이들 제품에 대한 관심은 지난해 12월 의회가  2018 농업개선법(Agriculture Improvement Act of 2018)을 통과시키면서 높아졌다. [관련기사=美정부 햄프 합법화…농업법 따라 규제약물법 적용대상서 제외]

    이 법은 '햄프(hemp)'로 분류되는 카나비스 카테고리를 만들고, 규제약물법(Controlled Substances Act)에서 이를 삭제해 연방법에 의해 더이상 규제되지 않도록 했다. 햄프는 극저농도(건조 중량 기준 0.3% 이하)의 THC를 함유한 대마와 대마 파생물로 정의된다.

    또한 연방 식품 의약품 및 화장품법(Federal Food, Drug, and Cosmetic Act, FD&C)과 공공 의료 서비스법(Public Health Service Act) 제351조에 따라 카나비스 또는 카나비스 추출물이 함유된 제품을 규제하는 FDA 현행 권한을 명시화해 FDA가 법 허용 범위 내에서 규제 경로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美FDA, 합법적으로 컨슈머 제품 판매할 수 있는 규제 체계 모색

    이에 FDA는 향후 합법적인 마케팅을 위한 규제조치를 마련하기 위해 공청회를 마련하고, CBD를 포함하는 식품 또는 식이 보충제가 합법적으로 판매될 수 있도록 규제 경로를 마련하기 위한 워킹 그룹을 구성할 예정이다.

    또한 이 주제와 관련 자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포함된 웹페이지를 업데이트해 이러한 제품에 FDA의 요구사항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대중이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터무니없고 근거없는 주장을 하며 불법적으로 CBD 제품을 마케팅하는 기업에 대한 다양한 경고문(warning letters)도 발행할 계획이다.

    FDA가 마리화나 제품에 대한 안전성을 평가하고 구체적인 규제 방안을 마련한다면 산업에 더욱 유리할 수 있다. 예를들어 현행법상 미국에서 CBD나 THC가 첨가된 식품을 주간 상거래(interstate commerce)에 도입하거나 CBD나 THC 제품을 식품 보조제로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다. FD&C법에서 이러한 물질을 식품에 첨가하거나 식품 보조제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FDA가 규정을 통해 이를 허용하는 방법이 유일하다.

    고틀립 국장은 "FDA는 당국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제품 개발자가 합법적으로 이러한 유형의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적절하고 효율적이며 예측 가능한 규제 체계를 찾는데 전념하고 있다"면서 "이번에 발표한 조치를 통해 이러한 제품에 대한 규제 권한을 계속 명확히 하고, 광범위한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구하며, 카나비스 또는 카나비스 유래 제품의 마케팅과 규제에 있어 다양한 접근법과 고려사항을 검토하는 동시에 국민 건강과 안전을 지속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10만평 넘는 재배시설 확보한 대형업체 이어 중소형업체들도 규모의 경쟁 가세
     
    사진: 노스스타는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 지역에 90만 평방피트 규모의 신규 부지를 확보했다.

    산업계에서는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고 마리화나 비즈니스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시장에서의 기대도 매우 높다. 예를들어 세계 최대 마리화나 회사인 캐노피그로스(Canopy Grouwth Corporation)의 지난해 매출액은 500억 원이 되지 않으며, 적자 규모도 300억 원이나 된다. 그러나 시가총액은 북미지역 마리화나 상장 기업 중 최고 수준으로, 약 18조 원에 달한다.

    판 안데안(Pan Andean Minerals) 허성범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마리화나 생산업체 가운데 순이익을 기록하는, 재무제표상 플러스를 기록하는 곳은 중대형 업체 중 한 곳도 없다. 모두 매출 대비 30~40%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그동안의 마케팅 비용과 인건비, 사업을 확장하고 인수합병(M&A) 하는 곳에 사용하면서 장부상 마이너스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캐나다 기호용 시장이 개방되면서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의 마리화나 매출이 급등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규제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생산업체만이 마리화나를 생산할 수 있는데, 마리화나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현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면서 "또한 미국에서 마리화나 사용을 합법화하는 주도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는 1996년 동정적 사용법(Compassionate Use Act)을 통과시키면서 미국에서 첫번째로 의료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한 주가 됐고, 2016년 11월에는 기호용 마리화나 사용을 합법화하는 성인용 마리화나법(Adult Use of Marijuana Act)을 통과시켰다.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산타바바라 지역에는 이미 30개 정도의 마리화나 재배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기업들은 마리화나 생산 시설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 캐노피는 이미 50만 평방피트 이상의 GMP 인증 생산 공간을 포함해 430만 평방피트(약 12만 평)가 넘는 생산 능력을 가진 10개의 허가된 마리화나 생산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북미지역에서 두 번째로 시가총액이 높은 오로라 카나비스(Aurora Cannabis)는 생산시설에 대한 8개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고, 여러 국가에 생산시설을 운영하면서 연간 생산량은 50만kg이 넘는다.

    대형 업체에 이어 중소형 기업들도 규모의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주에 위치한 카나비스 기업인 노스스타(North Star Holdings Inc)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20만 평방피트 규모의 재배시설에 더해 캘리포니아주 산타바바라에 90만 평방피트 규모의 신규 부지를 확보, 총 110만 평방피트(약 2만 8000평) 규모로 확장할 예정이다. 이는 축구장 면적(7140㎡)의 약 14배 크기다.


    비즈니스 모델 다양화…미래엔 페덱스 이용한 마리화나 제품 운송도 기대

    단순히 규모의 경쟁을 벌이는데서 나아가 관련 비즈니스 모델도 다양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콜로라도에 이어 캘리포니아에서 비즈니스를 준비하고 있는 노스스타 측은 "기본적으로 캘리포니아에서도 콜로라도에서와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을 취할 것이다"면서 "더불어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와 디테일 디스펜서리, 다이렉트 딜리버리 서비스 등을 제공해 타 기업과 차별화를 둘 예정이다"고 밝혔다.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특정 상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브랜드의 성격과 이미지를 극대화한 매장을 운영하는 한편, 중개인 없이 직접 소비자에게 상품을 전달하는 우버(Uber)와 같은 배송 모델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노스스타 측은 현재는 불가능한 모델이지만 미래에는 페덱스(Fedex)와 같은 배송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