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백수오' 사건으로 대두된 건강기능식품 부실 관리 문제가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를 강타했다.
생활필수품처럼 되버린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은 그 시장 규모도 1조 7920억원(2013년 기준)에 달하는 대형 시장이다.
그러나 의약품처럼 식약처의 엄격한 규제를 받지 않아 안전관리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 6월 한국소비자원이 "시중 유통되는 백수오 제품에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가 혼합됐다"고 제기하면서 불거진 이번 사건은 건기식에 대한 총체적 관리 부실을 전면에 드러내놨다.
14일 식약처 국정감사(충북 오송)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남인순 의원은 "가짜 백수오 사태는 건강기능식품 인증 및 안전․품질 관리 전반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초래한 후진국형 사고"라며 "지난 2003년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발생한 초대형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남 의원은 "그러나 식약처가 보여준 태도는 실망스러웠다"면서 "신뢰할만한 독성연구 자료가 보고되지 않았음에도 '이엽우피소 섭취로 인한 인체위해성은 없다'고 단정하는가 하면 뒤늦게서야 이엽우피소에 대한 독성시험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늑장대응을 꼬집었다.
특히 소비자원이 홈쇼핑 6곳과 내츄럴엔도텍 홈페이지 등에서 백수오 제품의 부당 광고를 분석해 식약처에 처분을 의뢰했지만, 식약처는 4개월째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있다는 지적이다.
2012년부터 올 6월까지 TV 홈쇼핑 채널을 통한 허위·과대광고 적발 건수도 단 1건에 불과했다.
남 의원은 "TV홈쇼핑에서 쇼닥터 등이 출연해 안전성‧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건기식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를 현혹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는데도 식약처는 3년 반 동안 허위 광고를 단 1건 적발했다. 사실상 TV홈쇼핑 모니터링을 손놓고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과 새누리당 김제식 의원은 건기식 인증과정의 허술함을 들춰냈다.
키 성장 건기식 제품 'HT042'의 인증 서류에 심각한 오류가 있지만 식약처가 이를 모른 채 인증했다는 지적이다.
최 의원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항염증 효과가 있는 '한속단'을 마치 근골 강화 효과가 있는 '천속단'과 같은 성분인 것처럼 자료를 꾸몄다.
최 의원은 "백수오 사태와 마찬가지로 원료 심사 과정에서 혼동하기 쉬운 약재에 대해 전문적인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기본적인 문헌자료도 오류가 심각한데 어떻게 국민이 건기식을 믿고 사먹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김승희 식약처장(사진)은 "차후 백수오 사건과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건기식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향후 △제조 단계 및 관리 단계 안전 강화 △원재료 진위 확인 및 자가품질 적합 부작합 결과 의무화 △소비 유통 위해 단계 강화 △영업자의 자진회수 의무 확대 △업체 차등화 및 문제 업체 집중 단속 △소비자 5인 이상 요청 시 행정조사 실시 등의 후속 방침을 밝혔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내추럴엔도텍 김재수 대표는 "초기에 대응을 잘못했고 (가짜 백수오 사태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을 느낀다. 죄송하다"면서 공식적으로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