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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강원대병원 이례적 의대교수 71명 무더기 채용…"올해 초부터 의대 교수 사직 많아, 한계 봉착"

    소청과 11명·응급의학과 9명·전공의 역할 대체할 일반의 3명 등 채용에 포함…"의료대란 장기화에 의료공백 심화"

    기사입력시간 2024-12-16 21:44
    최종업데이트 2024-12-16 21:44

    사진=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강원대병원이 16일 의대교수 71명 채용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병원이 한 번에 70명이 넘는 의사를 공개 채용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의료대란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수련병원들이 한계 상황에 봉착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강원대병원은 이날 의사직 블라인드 수시 채용공고를 냈다. 

    총 채용인원은 71명으로 대부분이 촉탁의, 진료교수였으며 일부 전임의와 일반의도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가장 많은 인원 채용 공고가 이뤄진 과는 소아청소년과로 소아중환자실 당직 등을 포함해 총 11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의학과도 응급실을 전담할 일반의 5명을 포함해 총 9명이 공고로 올라왔다. 이외 사직하고 떠난 인턴과 전공의들의 진료 업무를 대행할 일반의도 3명 채용 공고에 포함됐다. 
     
    강원대병원 의사직 블라인드 채용공고 내용.


    이번 강원대병원의 대규모 교수 채용을 두고 의료계에선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이제 의료붕괴 한계선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상대적으로 교수 채용이 수월한 수도권 대형수련병원에 비해 지방의 경우 교수 채용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기피과는 상황이 더 심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원대병원은 전공의들이 대거 사직한 올해 초 이후 업무 과부하가 커지면서 교수들의 집단 이탈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의대 박종익 교수협의회장은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교수 사직이 이어지고 있다. 점점 한계가 오고 있다"며 "실제 최일선 현장에선 환자 안전을 책임져야 할 의료인력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강원의대 교수는 "채용 공고는 71명이나 올라갔지만 의료대란이 끝나지 않는 상황에서 기피과의 경우 공고된 인원을 전부 채울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다른 대학 의대들 역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특히 의료대란 장기화로 인한 현장 의대교수들의 업무 과부화 문제가 심각하다는 게 대다수 현장 의대 교수들의 견해다. 

    앞서 지난 7월 서울대병원·서울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530여명의 교수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 72시간 이상 근무하고 있는 교수는 42.3%에 달했다. 또한 주 72~79시간 근무를 하고 있다는 교수가 14%였고 주 80~99시간 근무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18.2%나 됐다. 심지어 주 100시간 이상 고강도 노동을 하고 있다고 밝힌 교수도 10.1%에 달했다. 

    한 지방국립대병원 교수는 "우리 병원도 교수 사직이 늘어나고 있지만 충원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의료대란이 장기화되면서 현장 의료진들의 업무는 크게 늘어났지만 사태를 빨리 해결하려는 정책 책임자들은 어떤 의사결정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또 다른 수도권 수련병원 의대 교수는 "한 번에 70명이 넘는 의대교수를 채용하는 사례는 거의 보지 못했다. 그만큼 그동안 현장을 지키는 의사들의 업무가 과도했다는 뜻"이라며 "의대증원 등 정책을 추진하던 정부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만큼 이젠 의료를 정상화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