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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교육과 전공의 수련비용 의사 1인당 1억9000만원 전부 병원 부담, 미국·일본처럼 정부 지원 가능할까

의료는 공공재이면서도 사유재로 보는 모순…환자안전·필수의료 측면에서 사회적 합의 필요

기사입력시간 19-05-13 06:32
최종업데이트 19-05-1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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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양성비용 국가지원 모색 토론회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의대생 교육과 전공의 양성 비용은 누가 지원해야 하나. 국가가 책임져야 하나. 아니면 지금처럼 병원이 100% 부담해야 하나. 아니면 국가가 책임져야 하나.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11일 이 같은 내용으로 ‘의사 양성비용 국가지원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국내에서는 의대생 1인당 교육비용에 3835만원이 들어가고 전공의 1인당 수련비용은 8266만원으로 조사됐다. 전액 병원 부담이다. 하지만 미국, 일본,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대부분 정부 부담이다. 민간보험 중심의 미국도 공보험에서 이를 부담한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안덕선 소장은 “미국에서는 전공의 한 명을 키우는데 1년에 2억원이 넘게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보험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에서 상당한 비용을 지원한다. 전공의 교육에서만 30조원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1인당 양성비용 1억 9000만원, 전부 병원 부담 

의사양성 비용은 얼마나 들어가고 누가 부담을 해야 하나. 의사 양성에 대한 공공지원은 왜 필요하고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 

연세의대 양은배 교수(한국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협회 전문위원)는 '우리나라 의사 양성비용과 공공지원 방안 모색' 주제 발표를 통해 이에 대한 화두를 제시했다.  

양 교수는 의대 교육비용을 산출했을 때 인건비, 교수학습활동경비, 관리운영경비 등 3개의 큰 축으로 나눠 산출모형을 내놨다. 모든 교수가 교육을 담당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교육에 쓰는 시간이 주당 9시간 이상인 교수를 추려서 인원을 추렸다. 7개 대학을 표본으로 조사했을 때 학생 1인당 교육비용은 3835만원으로 나타났다. 대학마다 1878만원부터 7311만원까지 천차만별이었다. 현재 조사대학을 24개로 확대하고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전공의 교육은 인건비, 수련활동경비, 운영경비 등 3가지로 나눈다. A병원은 전공의 100~200명이 활동하는 수련병원의 내과다. 이 병원 내과 전공의 1인당 수련비용은 8266만원으로 나타났다. 이 비용은 병원 규모나 인건비 수준, 교육수련 프로그램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추가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양 교수는 “조사결과에 따르면 6년 교육 비용에 5863억원이 들어가고 전공의 수련비용은 1조 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의사 양성비용으로 1조 9000억원의 비용이 들고 있다”라며 “미국은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에서 지원하고 일본은 국고에서 부담하고 한국은 병원이 부담한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미국의 연구중심의대는 연방정부 연구기금 29%, 주정부 3% 등으로 지원하고 지역사회 기반의 의대는 주정부 23%, 연방정부 연구기금 8%등으로 지원한다. 진료가 우선이라는 지역사회 의대에서도 주정부에서 책임을 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는 외과, 흉부외과 등 일부 기피과에서 지원이 이뤄졌다. 전공의 1인당 50만원씩 1년에 27억원 정도 지원했다. 2012년 19억, 2013년 28억 등이다. 하지만 실효성이 낮고 지원이 저조한 진료과와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복지부 예산 72조원에서 의료인력양성 적정수급 예산에 249억원이 있다. 전공의 육성 및 전문의 자격시험 예산이 18억원이다. 나머지 의사양성 예산은 없다”라며 “간호인력 취업계획 40억원 등의 예산이 있는데, 의사 인력과 관련한 예산부터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의대 교육과 전공의 수련은 사적수익이 높은 영역이 아니라 사회적 수익이 높은 영역이다. 이는 곧 교육이자 의료이기 때문이다. 개인의 직업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의사와 환자관계의 공통 부분이 클수록 건전한 사회이고 여기에는 당연히 공공이 들어가야 한다”라고 했다. 의사양성 비용을 수가 가산에 포함시키거나 건강증진기금 등처럼 별도 기금을 신설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했다. 

양 교수는 “의사양성 비용에 대한 공공지원 안건을 패스트트랙으로 통과시켜야 한다”라며 “의사양성 공공지원방안을 수립하고 단일 재원이 아니라 다양한 재원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의사양성 비용 지원을 위한 사회적 합의, 환자안전과 필수의료 

우리나라 의료는 공공재적 성격이 강한데 의사양성 비용에 대한 지원은 전무하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과제다. 

대한병원협회 병원평가위원회 은백린 부위원장(고대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은 “의료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의 보호라는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다. 우리나라는 필수공익사업이면서 가격통제를 받고 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전공의 수련교육 비용을 전액 병원이 부담하고 있다. 이에 대한 수련 비용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은 부위원장은 “교육에 소요되는 비용에 대한 지원이 필요할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대국민인식 조사에서는 정부의 사회적 합의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고 했다. 이어 “보건복지부 입장은 수련예산을 국가가 지원한다는 주장에서 국민 공감대 부족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라며 “미국같이 철저하게 시장주의로 돌아가는 나라에서도 전공의 지원이 이뤄진다. 전공의 인건비나 지도전문의 인건비, 양질의 교육을 위해 별도의 국가예산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이승우 회장은 “외국에서는 전공의들의 외래 진료 흡수가 많지 않다. 대신 전공의들을 교육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고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한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전공의 인건비는 정부 지원이 필요하지만 국민들에게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가 관건이다"라며 “외과, 산부인과 등 환자안전과 밀접한 관련있는 과들의 인력수급이 안된다고 설득해야 한다. 국가에서도 문제인식을 갖고 있다면 인건비 지원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 회장은 “전공의들이 과중한 진료로 교육을 제대로 맡을 시간이 없다”라며 “외래 환자 손실을 보전하면서 그 비용만큼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순히 인건비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수련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이에 따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이 회장은 “복지부 예산을 수련프로그램 개발비용의 일부를 요청했지만 기획재정부에서 아직 확답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프로그램 개발 비용 지원을 위해 국가 예산에서 하나의 항목으로 점차 공감대를 넓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회장은 “입원전담전문의 활성화를 통해 전공의들의 업무를 일정부분 책임진다면 넓은 의미에서 수련비용 지원이 아닐까 생각한다”라며 “또한 수련병원과 더 나은 진료를 받기 위해 하는 것은 상급종합병원이 혼재돼있다. 의료전달체계 개선과 수련환경 개선 간의 상승효과를 기대하는 측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의사 절반 이상 개원, 직종간 형평성 문제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국회 입법조차처 김주경 입법조사관은  “전공의 근무환경 개선이 환자안전과 직결돼있다. 필수의료에 대한 전공의 지원이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국민건강관점에서 제도 도입이 이상하지 않다”라며  “전문가로서의 양성 비용은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 사이에서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조서관은 “다만 의사만 비용 지원을 해야 할지에 대해 논리적 설득이 필요하다. 의사들의 절반 가까이 개원을 하고 있어서 개인의 이익을 위해 지원이 이뤄진다고 비춰질 수 있다. 또한 직종간 형평성 때문에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조사관은 “인건비의 직접적인 보조에서 설득은 어려울 수 있다. 국민 관점은 전공의가 어렵고 힘들게 일하는 것은 병원 책임이며, 병원이 먼저 이 문제를 끊을 때 국가 재정이 투입될 수 있다”라며 “국가 재정 투입에 대한 반대가 있을 수 있는 만큼 국민을 위한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 김동섭 보건복지전문기자는 “의사양성 비용 지원 문제는 전략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된다. 비용 지원을 만들어내려면 문제점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우리나라 인턴 급여비용은 5000만원선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는 미국과 비슷하고 일본은 3600만원에 불과하다. 이 제도를 도입하려면 의료계에서도 뭔가를 내줘야 한다"라고 했다. 

김 기자는 "무엇보다 도농간 격차해소가 필요하다. 의료서비스 격차에 따른 강제적 배분 현상을 정부가 지원해서 만들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대는 부유층에서 많이 가게 돼있다. 학비 지원이 필요한 이들은 30%도 되지 않을 것이다"라며 "실제로 학비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공재냐 사유재냐…이중잣대가 지원의 걸림돌  

대한의사협회 이우용 학술이사는 “의료에 대해서는 국가와 국민이 이중잣대를 보이고 있다. 의료계에 요구할 때는 공공재를 요구하고 보상이나 혜택은 사유재라고 한다. 이런 이중잣대를 깨지 않고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이 이사는 “병원 자체가 전공의를 TO를 싼 노동력으로 인식하고 있다. 정부로부터 비용을 지원받으려면 수련시스템 자체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과거에 외과, 흉부외과 지원금이 있었다.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에서 시범적으로 시작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의료계가 이런 로드맵을 만들어서 하나하나 지원을 해달라고 주장할 수 있다”고 했다. 

영국 노팅엄대학병원 박현미 교수(전 재영한인의사회장)는 “대한민국 의료계에 혼란이 있다. 의료는 공공재인가 아니면 개인 사유재산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한국에 로봇수술을 배우러 왔지만 한국에서 의사하고 싶지는 않아 보인다"라며 "국민과 의사가 서로 바라보는 의사에 대한 시각이 다르다. 이런 정체성의 혼란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 박정률 부회장은 “캐나다에서도 의사 양성 지원을 국가가 지원한다. 하지만 국민들의 양질의 진료와 안전한 진료에 관여하는 의료인은 30%밖에 안 된다. 나머지는 우리나라처럼 전문성을 갖춘 교육을 받고 있다"라며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법안 발의나 예산 지원이 국민들에게 동의를 구할 수 있을지 고민스러운 부분이 있다”라고 했다. 

박 부회장은 “관련 법안 발의나 예산 지원 개별이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해야 한다. 관련 예산이 지원된다고 가정했을 때 어떻게 평가를  받을 준비가 됐는지까지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고 이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박 부회장은 또한 “의사 국가시험은 국시원에서 관리하고 위임을 받는다. 전문성은 대한의학회에서 관리하고 TO는 병협에서 정한다. 평생 연수교육은 의협에서 한다"라며 "전문의료인의 관리와 역할을 총괄하는 단일기관이 없는 문제도 총괄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