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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자격자 대리수술 근절해야…수술실 CCTV 설치·대리수술 관계자 정보 공개 법 필요"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 수술실 안전 의료법 개정안 '의료인 면허 취소' 규정만으로는 한계

    기사입력시간 2019-03-19 23:21
    최종업데이트 2019-03-20 15:10

    사진: '진료실과 수술실의 안전한 치료환경을 위한 환자단체 공동 기자간담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 환자단체연합회 제공.

    [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환자단체가 무자격자 대리수술 근절을 위해 대표발의된 의료법 개정안이 의료인 면허 취소 규정만 포함하는 것에 대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19일 주최한 종로구 마이크임팩트스퀘어에서 '진료실과 수술실의 안전한 치료환경을 위한 환자단체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수술실 CCTV 설치 법제화와 무자격자 대리수술에 관여한 의료인에 대한 행정처분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회에 무자격자 대리수술과 관련해 발의된 의료법 개정안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3월과 지난해 11월에 대표발의한 2건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일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발의한 1건으로 총 3건이다. 진료실 안전 및 폭력 근절과 관련된 법안이 무려 19건 발의된 데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무자격자 대리수술에 관해서는 언론을 통해서 많이 보도된 사안인데도 불구하고 국회하고 정부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며 "현재까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은 3건에 그쳤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김상희 의원이 지난해 3월 발의한 법안은 의료법 제 65조(면허 취소와 재교부)에 대한 개정안으로 면허 취소 사유에 '수술 예정 의사, 한의사 또는 치과의사가 환자의 동의 등 정당한 사유 없이 다른 의사, 한의사 또는 치과의사로 하여금 대신해 수술을 하게 한 경우'를 포함시켰다"며 "이는 의료인이 의료인에게 대리수술 시키는 경우만 포함하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지난해 5월 부산에서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대리수술해 한 환자가 뇌사 상태에 빠졌고 이후 사망에 이르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김상희 의원은 지난해 11월에 의료법 제 65조의3(대리의료행위의 금지)에 의료인이 아닌자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게 한 떄에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도록 하고 취소한 날로부터 3년 이내에는 면허를 재교부 하지 못한다는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지난 2월에는 윤일규 의원이 의료법 제 65조(면허 취소와 재교부)에 '의료인이 아닌자 혹은 면허되지 않은 의료인이 하게 한 경우'를 면허 취소 사유에 포함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며 "이에 따라 면허가 취소된 경우에는 취소된 날로부터 10년간 면허를 재교부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하지만 현재 국회에 대표발의된 개정안들은 현재 무자격자 대리수술 근절 방안으로 의료인 면허 취소 규정만 담고 있다"며 "면허 취소 규정만으로는 무자격자 대리수술을 근절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안 대표는 "무자격자 대리수술은 유령수술과 같아서 적발이 무척 어렵다. 대리수술에 참여한 모두가 공범이 되기 때문이다. 내부 제보가 나오기 어려운 상황에서 의료인 면허 취소 규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환자단체는 수술실 CCTV 설치 법제화와 촬영된 CCTV 영상을 보호 및 관리하는 의료법 개정안 발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수술실 환자의 안전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 수술실 CCTV 설치다. 단지 CCTV만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인권을 보호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사전에 환자의 동의 사전에 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수술 시 의료행위를 하는 장면을 '개인정보 보호법' 제 2조 제 7호에 따른 영상정보처리 기기로 촬영할 의무, 환자와 환자보호자의 동의를 받을 의무, 촬영한 영상 자료에 대한 보호조치 의무, 촬영한 영상 자료를 의료분쟁 수사·재판·조정·중재 등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목적 외 사용 금지 의무 등을 담은 CCTV 설치 및 영상 보호 관련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수술실 CCTV 설치는 경기도에서 공공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먼저 실시했다. 설치 결과가 기대 이상으로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 공공의료기관 등 먼저 시행할 수 있는 곳부터 CCTV 설치를 할 수 있도록 법에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환자단체는 금지된 대리 의료행위에 관여한 의료인에 대한 행정처분 정보를 공개하는 제도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수술실 환자의 안전을 위해 무자격자 대리수술로 행정처분을 받은 의료인에 대한 처분 내용을 공개하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현재는 그런 제도가 없다. 이를 공개하는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료인이 제 27조 제 1항을 위반해 의료인이 아닌자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게 함으로써 행정처분을 받은 의료인의 인적사항, 위반 사실, 처분 내용 및 그 밖에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공개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의료사고 피해자 유족과 환자단체는 지난해 11월 22일부터 국회 정문 앞에서 수술실 CCTV 설치 법제화를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릴레이 1인 시위는 다음달 18일면 100일을 맞는다. 하지만 현재까지 수술실 CCTV 설치와 관련해 국회에 발의된 법안은 단 한 건도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