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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계.시민단체 원격의료 반대 한목소리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 안되고 기업 돈벌이만 위한 것"

    3월 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스마트진료 용어 변경...병의협, 당시 이미 법 적용범위 확대 우려

    기사입력시간 2019-07-29 06:15
    최종업데이트 2019-07-29 06:18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원격의료 추진에 대해 의료계 반발이 거세다. 가뜩이나 문재인 케어에 따른 수가 정상화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상태에서 일차의료기관을 고사시키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시민단체도 오늘 대기업 배불리기 정책인 원격의료 반대를 위해 대정부 투쟁을 펼치겠다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24일 강원도를 디지털 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하면서 원주, 춘천, 화천 그리고 철원 지역의 산간·격오지에 의원급을 대상으로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특례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강원도 격오지의 만성질환자(당뇨병, 고혈압) 중 재진 환자를 대상으로 동네의원에서 원격의료 모니터링 및 내원 안내, 상담교육, 진단 처방을 한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이는 올해 복지부 업무보고에서도 명시됐던 내용으로, 만성질환 재진 환자에서 전체 의사와 환자간 원격의료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강원도의사회, 무상의료운동본부 대정부 투쟁의지 밝혀 

    강원도의사회는 26일 성명서를 통해 “당초 원격모니터링 수준이었던 사업방향을 막판에 원격의료로 변경한 것이다, 정부가 밀어붙이는 원격의료 정책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강원도의사회는 “그동안 의료계는 환자 안전 침해, 개인정보 보호 문제, 기기 구축 비용, 과잉진료 유발, 일차의료 악화 및 의료전달체계 무력화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원격의료를 반대해왔다. 의료사각지대에 대한 의료서비스를 개선하려면 의료전달체계 정립과 수도권으로 쏠린 의료자원의 합리적 배분이 우선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의료현실을 외면하고 의료를 산업 육성의 도구로 삼아 원격의료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건강과 올바른 의료정책을 위해 의협 등과 대정부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불합리한 의료제도에 좌절하고 동료의 억울한 구속과 죽음에 눈물 흘린 대한민국 의사들의 가슴에 불을 지른 이번 원격의료의 시작에 13만 대한의사협회 회원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며 "불신을 안겨주는 과거 정부의 행태에 대한 일부 회원들의 염려에도 대한민국 의료의 정상화를 위해 정부와 대화해 온 대한의사협회에 더 이상 선태의 여지는 남아있지 않다"고 호소했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시작한 원격의료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국민건강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 13만 모든 회원에 대한 선전포고다"며 "국민의 건강을 주판질 한 중소벤처기업부 박영선 장관, 무능한 방관자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의 사임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회장은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으로 이 전쟁에 임할 것을 엄숙히 선포한다"고 덧붙였다.

    무상의료운동본부와 의료민영화저지범국본은 .29일 오전 10시 30분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규제자유특구 이용한 의료민영화ㆍ영리화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정부는 환자 안전을 팔아 기업 배만 불릴 원격의료 추진 중단하라고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원격의료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처럼 1차 의료기관 접근성이 용이한 나라에서는 필요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럼에도 그동안 이명박근혜 정부를 거쳐 문재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온갖 방법을 동원해 추진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문재인 정부가 기업 돈벌이를 위해 이명박이 뽑지 못한 ‘규제 전봇대’, 박근혜가 치우지 못한 규제 ‘암덩어리’를 치우겠다는 것이다”라고 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정부는 원격의료, 스마트웰니스를 통해 의료기기 업체들의 시장을 만들어주고, 환자들의 의료정보를 민간 업체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려 한다. 환자들은 안전성, 효용성도 없는 원격의료, 스마트웰니스의 시험대상이 되고, 민감한 질병정보를 민간기업들에게 제공하게 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처음에는 무료로 제공할 값비싼 의료기기와 웨어러블디바이스 사용으로 의료비도 폭등하게 될 것이다. 원격의료와 스마트웰니스는 문재인 정부의 ‘바이오헬스산업 혁신 전략’, 건강관리서비스 민영화, 보건의료빅데이터 민영화, ‘혁신’의료기기 지원 등 의료민영화·영리화 정책과 같은 맥락에 있다”고 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문재인 정부는 이미 국회를 통과한 규제자유특구법, 규제샌드박스4법 그리고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첨단재생의료법, 보건의료기술진흥법 개정안,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 보험업법 개정안을 통해 ‘모든 규제를 물 빠트려’ 폐기하려 한다. 지금의 보건의료체계를 의료 민영화와 상업화를 위해 개편하려 한다”고 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비지니스 프렌들리’ ‘기업하기 좋은 나라’ 등을 외치며 규제 완화와 의료 민영화를 추진했던 이명박, 박근혜도 못했던 재벌기업과 대형병원, 민간보험사들의 숙원사업을 해결해 주겠다는 것”이라며 반대 운동에 돌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미 올해 초  ‘스마트진료‘ 1차 의료기관 확대, 원격의료 시발점  

    이미 정부는 지난 3월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이 원격의료를 스마트진료라는 용어를 바꿔 사용하면서 원격의료의 단초를 달았다.  

    박능후 장관은 지난 3월 2019년 업무계획 발표 질의응답에서 “원격의료는 고정관념이 많아 다른 뜻으로 쓰기 위해 스마트 진료라는 용어를 쓰고자 한다. 스마트진료는 종국적으로 원격진료의 내용을 띠고 있지만 주어진 법의 범위 내에서 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현행 법 내에서 만성‧경증(도서‧벽지), 응급, 분만취약지 고위험산모 등을 대상으로 의사-의료인간 스마트 협진을 활성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복지부는 의료취약지 의료지원 중 의사-방문간호사 모형 37개소를 추가로 확대한다고 했다. 또한 복지부는 도서‧벽지, 원양선박, 교도소, 군부대 등 의료사각지대에 한해 의사-환자간 스마트진료 허용 추진하고 이를 위한 의료법 개정에 나서겠다고 했다. 

    박 장관은 “(스마트진료는) 의사와 의료인 간에 하는 협진이나 격오지 부분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하겠다. 향후 스마트진료 부분을 진행하고 확대해 나갈 때 상급병원 중심으로 하지 않고 1차 의료기관 중심으로 하겠다"라며 "1차 의료기관들이 동네에 있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주로 대하거나,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원격진료를 활용할 수 있게 초점을 맞추겠다”라고 했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당시 보도자료에서 “복지부는 이번에도 아주 제한적인 경우에만 허용할 것이며 1차 의료기관 위주로만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단 의사-환자간 대면진료 원칙을 허무는 이러한 법 개정은 점차 범위를 확대시키는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병의협은 “원격진료는 환자를 직접 보면서하는 시진, 청진, 촉진, 타진과 같은 기본적인 진찰이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워 진단이 잘못되거나 늦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라며 “특히 원격진료의 대상자가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노인들이라면 이는 더욱 위험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병의협은 “정부가 원격진료를 강행하려고 하는 이유는 의료기기업계에 당근을 줘 규제를 철폐한다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다. 대면진료보다 낮은 원격진료 수가 책정을 통해 건보재정 지출을 줄이겠다는 목적도 있다”라며 “실제로 우리나라 정부가 생각하는 원격진료는 스마트폰을 통한 의료데이터 전송, 의사-환자간 음성, 화상 통화 정도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병의협은 “현재 거의 전국민에게 보급돼 있는 스마트폰을 진료에 이용하고 정부는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 이 부분에서 규제가 풀린다고 해 산업계에 얼마나 부가가치가 더 창출될지는 의문이다”라며 “오히려 산업의 발전이나 부가가치의 창출 없이 스마트폰을 통한 값싼 저질의료만 양산될 우려가 높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